기사최종편집일 2024-11-27 0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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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엑츠 올림픽와이드 - 하] 태권도, 만만치 않은 가시밭길

기사입력 2008.08.21 04:11 / 기사수정 2008.08.21 04:11

조영준 기자



[엑스포츠뉴스 = 조영준 기자] 한국이 매달을 딸 수 있는 종목들이 하나 둘씩 끝나면서 많은 팬들은 태권도를 기다려왔습니다. 태권도 종주국인 한국은 그동안 매회 올림픽에서 두 개 이상의 금메달을 획득하며 대표적인 '효자종목' 노릇을 톡톡히 해왔습니다.

그러나 이번 베이징올림픽의 상황은 조금 다릅니다. 세계 태권도의 인구 층이 늘어나고 다양해지면서 한국을 제외한 다른 국가들의 수준이 한층 발전한 상태입니다. 그동안 국내 대표선발전만 넘기면 금메달을 따 놓은 당상이라고 여긴 시대는 이미 지나갔습니다.

쟁쟁한 국내선수들을 누르고 나면 일취월장한 세계 각국의 선수들이 기다리고 있다는 상황이 현재의 태권도입니다. 오늘, 여자 57kg급에 출전하는 임수정(22, 경희대)과 남자 68kg급에 임하는 손태진(20, 삼성에스원)의 앞에는 험난한 강자들이 버티고 있습니다.

특히 임수정은 1라운드부터 강자와 맞붙게 됩니다. 올 아시아선수권 우승자인 타이완의 수리웬과의 첫 승부가 최대 고비로 예상되는 임수정은 이 경기를 이기고 나면 결승전에서 세계선수권자이자 태권도의 명가 '로페스 가문'의 막내인 다이애나 로페스(미국)와 맞붙을 공산이 큽니다.

임수정은 17세였던 2002년 부산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획득해 많은 이들을 놀라게 만들었습니다. 그러나 그 이후로 국내 선발전에서 발목을 잡혀 국제대회에서 빛을 보지 못했지만 마침내 베이징올림픽에 출전하는 기회를 잡았습니다.

올림픽 무대는 이번이 처음이고 메이저 국제대회의 경험이 부족하다는 점이 흠이지만 임수정은 열심히 해온 것만큼 후회하지 않는 경기를 펼치겠다고 밝혔습니다.

그리고 남자 68kg급에 참가하는 손태진은 세계선수권과 같은 큰 대회에서는 그리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가장 최근에 열린 맨체스터 세계예선대회에서 이 체급 세계 최강자인 로페스 가문의 셋째 마크 로페스(미국)를 극적으로 물리치고 당당히 1위를 차지했습니다.

2005년 세계선수권 우승, 그리고 2007 세계선수권 2위에 빛나는 마크 로페스가 이 체급의 강력한 금메달 후보이지만 최근 로페스를 이긴바 있는 손태진의 자신감도 만만치 않습니다.

이렇게 객관적인 전력과 그동안 국제대회에서 기록한 성적을 놓고 보면 오늘 출격하는 임수정과 손태진은 벌써부터 쉽게 금메달 후보라고 부르는 것은 여러모로 무리가 많습니다. 미국의 로페스 남매와의 경합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되며 그 외의 복병으로 생각되는 선수들도 존재하기 때문에 한 치의 앞도 가늠할 수 없는 접전이 벌어질 것입니다.

사실, 이번 올림픽에서 태권도 선수들이 기대치만큼의 금메달을 획득하지 못한다 하더라도 그것은 결코 한국 태권도가 몰락하고 선수들의 정신력이 약해져서가 아닙니다. 그만큼 전 세계적으로 선수들의 기량이 많이 향상됐다는 것을 뜻합니다. 또한, 한국이 점점 발전하는 다른 나라와는 다르게 선수 발굴과 양성, 그리고 지원 등이 제자리 수준에 그친다면 '태권도 종주국'으로만 남을 뿐, 더 이상 '태권도 강국'으로 군림하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현재 8개인 한국의 금메달을 태권도에서 더 추가해야 한다는 의미는 그리 달갑지만은 않습니다. 임수정과 손태진은 경기에 집중하기 위해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지만 모든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당연'하게 금메달을 획득할 가능성은 현실적으로 크지 않기 때문입니다.

로페스 가문의 남매들을 비롯한 강자들과의 접전이 예상되는 오늘 경기는 매회 손에 땀을 쥐는 경기가 벌어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조영준의 엑츠 올림픽와이드] 2008 베이징올림픽에서 벌어지는 한국 팀의 경기와 전세계인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는 종목들을 전망해 보는 프리뷰

[사진 = 임수정, 손태진 (C) 태릉선수촌 홈페이지]



조영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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