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9-20 1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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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년만에 다시만난 차범근과 오카다

기사입력 2005.02.12 02:22 / 기사수정 2005.02.12 02:22

이상규 기자

최근들어 2006년 독일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경기들이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 2월 9일에 상암 월드컵 경기장에서 벌어진 한국vs쿠웨이트의 경기와, 북한vs일본의 경기 등이 많은 축구팬들의 관심을 받았다. 독일 월드컵 본선 진출을 가리는 중요한 경기이기 때문에, 높은 인기를 받고 있는 것이다.

한국은 1997년에 벌어진 1998년 프랑스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이후, 8년만에 월드컵 본선 진출을 위해 아시아 최종예선을 거치고 있다. 2002년에는 일본과 함께 월드컵을 개최했기 때문에, 아시아 최종예선을 치르지 않고 자동 본선 진출했다. 프랑스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및 본선에 대한 몇년전의 추억이 떠오를 수 밖에 없다. 물론 그 당시에도 축구팬들의 높은 주목을 받아왔다.


차범근과 오카다의 숙명적인 만남

그중에서도 프랑스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때 축구팬들의 많은 시선을 끌었던 경기는 라이벌 일본전 이었다. 본선 이전에 가진 일본과의 2차례 경기에서도 많은 주목을 받았다. 한국과 일본은 오래전부터 이어져왔던 축구 라이벌 관계였고, 경기에서 선수들간의 치열한 접전이 펼쳐졌고, 몇차례의 명승부까지 연출되어 왔다. 당연히 축구팬들의 흥미를 높일 수 밖에 없었다.

▲ 차범근 수원 감독
ⓒ2005 A3 챔피언스컵
프랑스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과 본선에서 한국의 사령탑을 맡은 지도자는 차범근 감독(52) 이었다. 그리고 일본은 가모 슈 감독이 아시아 최종예선 도중에 경질되고, 당시 오카다 다케시 코치(48)가 사령탑을 맡았다. 가모 슈 감독이 경질된 이유는 성적 부진 이었다. 특히 1997년 9월 28일에 도쿄에서 벌어진 아시아 최종예선에서 한국에게 1:2로 역전패한 영향이 크다. 한국에게는 '도쿄대첩'으로 기억되는 추억의 한일전 명승부였다.

그동안 차범근 감독과 오카다 감독의 사령탑 맞대결은 지금까지도 미묘하게 기억된다. 두 감독은 1997년 11월 1일에 한국에서 치른 프랑스 월드컵 최종예선을 시작으로, 1998년 다이너스티컵과 한일정기전에서 지략 대결을 펼쳤다. 1998년에 펼친 두 경기는, 한일 양국이 프랑스 월드컵 선전을 위한 실전 준비 과정에 속했다.

두 감독의 맞대결이 1990년대 후반에 국가 대항전에서 이어졌다면, 올해인 2005년에는 클럽 대항전에서 볼 수 있게 되었다. 현재 차범근 감독이 이끄는 K리그의 강자 수원삼성과 오카다 감독이 이끄는 J리그의 강자 요코하마 F 마리노스가, 2005년 A3 챔피언스컵에서 맞대결을 펼치기 때문이다. 7년만에 차범근 감독과 오카다 감독의 맞대결이 펼쳐지게 된 것이다.

차범근 감독은 선수 시절에 독일 프로축구인 분데스리가에서 뛰어난 기량을 뽐내며, 세계적으로도 많은 주목을 받아왔다. 같은 시기에 분데스리가에서 활약한 일본인 선수는 오쿠데라 현 요코하마 FC 대표이사다. 차범근 감독과 오쿠데라 대표이사와의 맞대결은 당시 많은 축구팬들에게 주목을 받아왔다.

그리고 감독 시절에는, 1990년대 후반에 오카다 감독과의 맞대결이 많은 주목을 받았다. 그 맞대결은 2005년에 이르러 다시 시작 되었다. 각각 K리그와 J리그 최고 팀의 사령탑을 맡고 있기 때문에, 클럽과 리그간의 자존심 대결까지 형성될 수 있다.(차범근 감독은 국내 축구인들 중에서, 허정무 현 전남 감독과 선수 시절부터 TV중계 축구해설위원에 이르기까지 라이벌 관계를 형성했다.)
 

사령탑 역대 전적은 오카다가 우위

차범근 감독과 오카다 감독의 첫 맞대결은 잠실 주경기장에서 벌어진 1997년 11월 1일 프랑스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경기였다. 한국은 여러 최종예선 경기들을 통하여 본선 진출이 확정된 상황이었고, 일본은 최종예선 탈락 위기에 놓여 있었다. 당시 한국이 전력에서 일본보다 우위에 있었고, 2달전에 일본을 꺾은 것을 통하여, 이 경기에서 홈팀 한국의 승리를 예상하는 축구팬들이 많았다.

▲ 오카다 요코하마 감독
ⓒ2005 A3 챔피언스컵
그러나 경기는 예상을 뒤집고, 오카다 감독이 이끄는 일본이 2:0으로 승리했다. 당시 추운 날씨 속에서 벌어진 원정 경기의 악조건 속에서 승리한 것이었다. 이 경기에서는 만여명의 울트라 닛폰이 경기장을 찾아 일본을 응원했다. 일본은 울트라 닛폰의 응원에 힘입어, 한국전을 계기로 본선 진출 가능성을 높였다. 결국 이란과의 플레이오프에서 승리하여 사상 처음으로 월드컵 본선 진출에 성공했다.

일본은 1998년 3월 1일에 요코하마에서 벌어진 제4회 다이너스티컵 한국전에서 1:2의 스코어로 또 다시 한국을 꺾었다. 공교롭게도 이 경기는, 다름아닌 삼일절에 펼쳐진 경기였다. 당시 일부 한국 언론에서 일본이 한국축구를 압도했다는 기사가 보도 되었을 정도로, 한국은 프랑스 월드컵 본선을 비롯한 앞날의 위기감을 겪었다. 반면 일본은 연이은 한국전 승리의 영향으로 인한 상승세를 탔다.

한국은 4월 1일에 잠실 주경기장에서 벌어진 한일 정기전에서 일본을 2:1로 꺾어, 일본전 2연패를 복수하는데 성공했다. 차범근 감독과 오카다 감독의 맞대결은 이 경기에 이르기까지, 3전 2승 1패로 오카다 감독이 우세하다. 학구적인 인상을 풍기는 오카다 감독은, 일본의 사상 첫 월드컵 본선 진출 및 전력 상승을 이끌었다. 한국 축구팬들에게 널리 알려진 대표적인 외국 감독들 중에 한명이다.

당시 차범근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수비의 핵 홍명보가 포진한 두터운 수비력을 바탕으로 하는 실리축구를 구사했다. 윙어 서정원과 이상윤의 빠른 측면 돌파 공격이 돋보였다면, '독수리' 최용수가 선이 굵은 공격력과 많은 골을 통하여 공격력을 높였다.

오카다 감독이 이끄는 일본은, 선수들간의 유기적인 조직력과 기술력을 극대화했다. 플레이 메이커 나카다 히데토시를 주축으로 하는 미드필드진의 아기자기한 경기 운영이 돋보였다. 이하라 마사시가 수비진을 책임졌고, 공격수 나카야마 마시시 등이 일본 공격력을 높이는데 주력했다. 두 감독이 구사하는 축구 스타일은 이렇게 달랐다.


A3 챔피언스컵에서 다시 만났다

현재 차범근 감독과 오카다 감독이 각각 사령탑을 맡는 수원과 요코하마는, 한중일 클럽의 최고를 가리는 2005년 A3 챔피언스컵에서 맞대결을 펼친다. 이 경기는 2월 19일 오후 1시 30분에 제주도에서 치를 예정이다. 두 팀은 2005년 AFC 챔피언스리그에서 각각 E조와 F조에 편성 되었다. 만약 두 팀이 조1위를 확정 지을 경우, 8강부터 시작되는 토너먼트를 통하여 다시 만날 가능성이 있다.

▲ A3 챔피언스컵 로고
ⓒ2005 A3 챔피언스컵
재미난 것은 수원과 요코하마가, 각각 2004년 K리그와 J리그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한 과정이 비슷하다. 2004년 J리그의 전기리그 우승팀 요코하마는 2004년 12월 11일에 벌어진 챔피언결정전 2차전에서, 승부차기까지 가는 접전끝에 우라와 레즈를 4:2로 꺾고 정규리그 우승을 달성했다. 파란색을 상징하는 요코하마는 통산 3번째 정규리그 우승으로 엠블렘이 새겨진 유니폼 왼쪽 가슴에 별 3개를 새겼다.

2004년 K리그의 후기리그 우승팀 수원은 요코하마가 우승한 다음날에 치른 챔피언결정전 2차전에서, 승부차기까지 가는 접전끝에 포항을 4:3으로 꺾고 정규리그 우승을 달성했다. 파란색을 상징하는 수원 역시, 통산 3번째 정규리그 우승으로 엠블렘 및 유니폼 왼쪽 가슴에 별 3개를 새겼다.

수원이 '곽희주-박건하-무사'로 짜인 탄탄한 3백 라인을 구축했다면, 요코하마는 2004년 J리그 최우수 선수인 나카자와 유지를 통한 지능적인 수비 조절이 돋보인다. 수원이 상대팀 공격수의 공격을 저지하기 위하여 대인방어에 우선을 둔다면, 요코하마는 수비수들간의 원활한 짜임새와 커버 플레이 등을 활용한 지역방어가 돋보이는 팀이다.

두 팀은 각각 최성용과 안토니오(둔트라) 같은 측면 공격력과 수비력을 극대화하는 윙백을 보유했다. 김대의와 오쿠 다이스케는 정확한 패싱력을 활용하여 팀 공격력을 높이는 공격형 미드필더다. 그리고 김동현과 사카타 다이스케는 앞으로 팀을 대표하는 공격수로 성장중인 젊은 선수들이다. 2004년 K리그 최우수 선수인 공격수 나드손을 수원이 보유했다면, 요코하마는 한국인 공격수 안정환이 있다.

그리고 차범근 감독은 수원 사령탑 부임 첫 해인 2004년에 후기리그와 정규리그 우승을 이끌었다면, 요코하마의 정규리그 2연패를 이끈 오카다 감독은 일본 내에서 명장으로 꼽힌다. 1998년 한일정기전 이후 7년만에 펼쳐지는 차범근 감독과 오카다 감독이 선보이는 지략 대결은, 이번 A3 챔피언스컵에서 각 팀들의 경기 결과와 함께 높은 흥미를 가져다 줄 것이다.



이상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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