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채정연 기자] 18경기 동안 이어왔던 0의 행진이 멈췄다. 위기 속에서도 어렵게 이어 온 '미스터 제로' 타이틀은 내려놨지만, kt wiz의 마무리 김재윤은 다시 출발선에 섰다.
김재윤은 7일 수원 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LG 트윈스와의 경기에 마무리로 등판했다. 1점 차 박빙의 승부. 9회초 시작과 동시에 마운드에 오른 김재윤은 그러나 첫 타자부터 고전을 면치 못했다. 정상호의 대타로 나선 안익훈이 끈질긴 커트 공세를 이어갔고, 결국 11구 승부 끝에 김재윤은 안타를 내줬다. 블론세이브, 패전 없던 지난 경기에서도 피안타는 있었기에 이때까지만 해도 위기를 논하기는 일렀다.
그러나 후속타자 강승호에게 던진 초구가 안타로 연결되며 위기감이 감돌았다. LG는 동점을 원했고 타석에 선 이천웅은 번트를 댔다. 3루 옆 라인을 따라 굴러가던 번트 타구는 묘하게도 라인 안 쪽에 멈춰섰다. 무사 만루 위기 속에서 김재윤은 백창수에게 2타점 적시타를 허용하며 시즌 첫 자책점을 기록했다.
'미스터 제로' 타이틀을 두 달 넘게 지켜 온 여정은 결코 쉽지 않았다. 7일 전까지 kt는 24승을 올렸고, 그 중 김재윤은 18경기에 등판했다. 리그 8위에 머무르고 있는 kt는 승보다는 패가 많았고 자연히 김재윤의 등판 간격도 들쑥날쑥했다. kt가 긴 연패에 빠질 때는 7일 가량 모습이 보이지 않는 때도 있었다. 김진욱 감독이 농담으로 "우리 팀에 김재윤이라는 선수가 있나"라고 말할 정도였다.
상대적으로 적은 16이닝을 소화한 김재윤은 7일 LG전 ⅓이닝 5실점으로 평균자책점이 2.81까지 올랐다. 리그 마무리 중 압도적인 방어율 1위에 올라있던 김재윤이지만 NC 임창민(ERA 1.91), 롯데 손승락(ERA 2.65), 한화 정우람(2.66)에 이어 4번째에 위치했다.
시즌 내내 '자책점 0'을 유지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 언제 멈춰도 이상하지 않은 기록이었으나 김재윤은 컨디션 조절이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시즌 시작 후 2개월 넘게 리그 최고의 마무리 자리를 지켰다. 아쉬움도 있지만 제로맨 타이틀을 내려놓으며 성적이 주는 압박감에서 벗어난 점은 호재다. 리그는 80경기 넘게 남아있고 김재윤이 지켜야 할 kt의 승리는 아직 많다. 이제 다시 새로운 출발점에 서게 된 김재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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