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11 1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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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늦은 아스늘 VS 만체스터 관전평

기사입력 2005.02.09 04:08 / 기사수정 2005.02.09 04:08

이철규 기자

경기시작전

만체스터와 아스늘이라는 프리미어의 양대 팀의 경기입니다. 이번 시즌 감독들간의 설전과 전투와 같은 경기내용들로 관심이 집중되는 경기지요. 최근 난 아직도 절대자다라는 듯한 긱스의 모습과 후반기들어 팀플레이에 녹아드는 호나우두와 루니의 모습은 안정적인 수비진과 함께 최근 만체스터의 상승세를 이끌고 있습니다. 반면 아스늘은 주전들의 장기 부상과 캠벨과 에두가 제 컨디션이 아닌 상황, 시강의 불안한 모습은 수비에 문제점이 노출될 수 밖에 없다는 불안감을 지고 경기에 임할 수 밖에 없겠지요.


전반전 골 장면들

7분경 앙리의 코너킥을 받은 비에이라의 헤딩슛이 깔끔하게 터지면서 아스늘이 일찍 앞서나갑니다.  그러나, 실점에 흔들리지 않고 자신들의 리듬에 맞추어 경기를 진행시키던 만체스터는 17분경 스콜스-루니-긱스라는 환상적인 호흡이 동점골을 만들었지요. 스콜스가 커트한 볼을 달려들어가던 루니에게 패스하면서 슈팅인가 싶었지만, 루니는 여기서 감각적으로 뒤에서 달려오던 긱스에게 패스 동점골을 뽑아냅니다.

양팀다 세계 정상급의 팀답게 뛰어난 경기력을 선보이며 전반전 내내 숨쉴 틈 없이 파도처럼 공격을 주고 받는 모습은 프리미어 리그의 공격적 수비와 빠른 템포의 공격의 백미가 아닌가 싶었습니다. 이런 숨막히는 공방전에 마침표를 찍어버린 베르캄프의 골이 나왔는데요. 중앙 수비를 등지고 상대적으로 조금은 편하게 공을 받은 앙리에게 약간의 공간이 나자 뒤에서 달려들어오던 베르캄프 선수의 스피드를 그대로 살린 패스를 해주었고 이것이 낮게 깔리는 베르캄프의 논스톱 슈팅으로 연결되면서 골키퍼 다리 사이로 들어가는 멋진 슈팅이 나왔습니다. 이것이 아스늘다운 골이라는 생각이 드는 빠른 템포의 폭포수와 같은 공격이었습니다.

 

정상급의 선수들
앙리의 빠른 스피드뿐 아니라 이제는 농익은 듯한 동료선수들을 이용하는 지능적 플레이로 좌우중앙을 가리지 않고 만체스터를 괴롭혔고, 베르캄프의 컨디션이 무척 좋아보였습니다. 마치 전성기와 같은 움직임을 보이면서 앙리와 함께 환상적인 호흡을 보였습니다. 수비에서는 플라미니와 비에이라가 기대이상으로 스콜스-킨-플래쳐라인을 잘막았습니다.

반면 앙리의 스피드때문인지 게리 네빌과 에인세의 오버래핑이 다소 적은 느낌이었습니다만 루니선수에게 보내주는 날카로운 패스들은 아직도 불안한 시강-숄 켐벨라인을 괴롭혔고 루니의 뛰어남과 긱스의 노련함은 언제나 위협적이었죠.

 

후반전 골장면들

호나우두의 첫번째 골이 터집니다. 킨(?)-루니-긱스-호나우두로 이어지는 빠른 볼에 아스늘의 수비조직이 붙기 어려울 정도로 빠르게 루니에게 연결된 롱패스를 루니가 짧게 동일선상에 있던 긱스에게 패스했고 자신에게 붙은 수비수사이로 노마크상태였던 호나우두에게 패스하면서 호나우두가 다소 슈팅각도가 없었지만 멋지게 골을 성공시키면서 동점상황으로 가져갔습니다.

호나우두의 두번째 골, 아스늘의 역습상황을 커트하면서 올라와 있던 수비조직이 내려갈 시간적 여유없이커트된 볼이 흘러나오던 것을 킨이 긱스에게 긱스가 빠르게 쇄도하면서 오른쪽에서 절묘하게 크로스를 올리며 다시 노마크상황이었던 호나우두가 발만 가져다 대면서 골을 성공시킵니다.

2골 다 긱스의 노련미와 클래스가 보이는 멋진 패스들이 골로 연결되었는데요. 이외에도 미들지역에서 만체스터의 수비조직들이 공간을 주지 않으면서 강하게 압박이 들어갔던 것이 주효했던 것 같습니다. 이러한 역습상황에서의 빠른 패스와 호나우두의 효율적인 드리블에 아스늘이 자꾸 공간을 내주게 되면서 위기를 맞이하게 되었지요.

 

10 vs 11의 상황

68분경 실베스트리의 불필요한 레드카드로 10:11의 상황이 되었습니다. 퍼거슨 감독은 호나우두를 빼고 브라운을 투입하면서 경기를 굳히고자 하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아스늘은 실베스트리의 공백을 이용하고자 플라미니를 빼고 레예스를 투입하는 승부수로 응수를 했지요.

분명 만체스터의 후반 20분동안 아스늘의 공격을 무력화시켰던 공간압박과 터프함이 레드카드이후 어느 정도 약해지면서 아스늘의 공격이 살아났고 륭베리등에게 찬스가 났는데요. 교체이후 5분이 지나면서 다시 수비조직이 안정감을 찾아가는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이때, 폴 스콜스와 긱스가 보여준 노련한 볼처리와 시간을 끌면서 안정을 찾아갈 여유를 팀에게 주는 행동을 했던 것이 이것이 저력이다라는 느낌을 가지게 했습니다.

 

캠벨의 부상

이후, 긱스와 사하를 바꾸면서 긱스의 체력을 보존하면서 역습의 스피드를 가져갈 수 있게 하는 안배로 보였는데요. 볼이 사하에게 가면서 시강의 어설픈 마크를 뚫어내자 캠벨이 마크를 하던 상황에서 사하의 몸과 발이 엉키면서 부상으로 아웃되버리고 맙니다.

수비의 핵이라 할 수 있는 캠벨의 부상은 아스늘의 공격에서의 받침대를 빼버린 결과로 나타났고, 역습에 대한 불안으로 로렌과 콜의 공격가담이 늦어지면서 수에서의 우위를 가져갈 수 없게 된 아쉬운 결과가 나타나게 되었지요.

캠벨이 나가는 사이 수비조직을 완전히 정비한 만체스터는 다시 강력한 공간압박을 선보이면서 후반 앙리의 슈팅이 캐롤 골키퍼의 선방에 막힌 것을 제외하면 공격의 스피드가 느려지게 만들며 아스늘을 효과적으로 수비하는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오셔의 골

수비에 중점을 두다 아스늘이 계속 공격에 막히면서 흔들리던 것을 놓치지 않고 빠르게 역습을 나서며 도리어 수비숫자가 부족했던 상황을 이용 빠른 침투이후 오셔에게 패스 오셔가 침착하게 골키퍼를 보면서 로빙슛을 날리고 깨끗하게 골이 됩니다.

추가시간이 5분이 주어졌지만, 홈임에도 불구하고 경기흐름과 아스늘 주전들의 체력적 부담을 이용한 터프하면서도 효과적이며 지능적인 수비조직망과 놀라운 재능들을 이용한 역습은 베르캄프의 막판 분전을 아쉽게 바라볼 수 밖에 없었습니다. 경기는 4:2 만체스터의 승리로 끝이 납니다.

 

경기감상

1. 부심의 심하다 싶은 오심들

경기 초반 피레의 페널티킥상황에서 주심은 뒤에 있었고 부심은 정면에 있었습니다. 그 상황에서 부심은 인플레이시키더군요. 물론, 때때로 카메라로 보는 팬들이 더 정확할 수도 있고 카메라 각도에 따라 미묘한 차이를 보이기도 합니다. 그래도 좀 아니다 싶더군요. 그런데, 40분 베르캄프의 오프사이드판정은 동일선상에서 잘못볼 수 있는 건가 싶었습니다.

2. 지나친 파이팅
41분 루니의 옐로우 카드가 받던 상황이라던가 이후 45분 루니의 비에이라에게 가한 펀치, 그리고 후반 레예스의 과격한 모습으로 볼 경합중에 선수의 어깨를 잡아 내팽겨치고 킨에게 가하던 태클등은 어린 선수들의 파이팅도 좋지만 어린 나이에 인정받고 놀라운 플레이를 선보이는 만큼 보다 절제된 파이팅을 원하게 했습니다.

3. 위기의 아스늘
홈에서는 유난히도 강한 모습을 보이던 아스늘이 만체스터에게 무너지면서 아스늘은 힘겹게 3위자리를 지켜야 하게 되었고 수비의 핵이라 할 수 있는 캠벨의 부상이 무척 염려되는 상황입니다. 주요선수들의 부상으로 제 컨디션유지도 힘든 상황에 정상권 팀들 중 가장 얇은 스쿼드로 고민하던 아스늘은 올해 부침이 심한 모습입니다.

4. 첼시를 견제할 만체스터
첼시의 끝모를 독주를 잡을 실날같은 희망을 가질 유일한 팀이 된 만체스터입니다. 후반기에 더 강한 모습을 보이던 그간의 모습답게 후반기 프리미어리그의 1위 경쟁의 흥미를 더하게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리고 만체스터가 보여주는 선수들의 유기적인 공간압박수비와 빠른 역습, 미들에서 보여주는 정확하고 안정적 볼처리와 수비조직을 한방에 무너뜨리는 놀라운 패스와 젊은 재능과 노장들의 조화 속의 골 결정력! 프리미어의 명가다운 모습이었습니다.

이래저래 바빠서 녹화된 경기를 이제서야 보다보니 때늦은 리뷰가 되버렸군요. 모두 행복한 설이 되시길 바랍니다.



이철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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