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4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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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외룡 감독 "프리미어리거의 고충 알아야"

기사입력 2007.06.27 01:27 / 기사수정 2007.06.27 01:27

[엑스포츠뉴스=이우람 기자] '외룡사마' 장외룡 감독이 영국 축구 유학에서 짧은 휴가차 잠시 귀국했다. 오는 27일까지 한국에 머물 장외룡 감독을 만나 그동안 영국에서의 생활과 느낀 점등을 들어봤다. 다음은 장 감독과의 일문일답.

- 영국에서 보낸 6개월 동안 어떻게 지냈는가? 

어학공부에 치중하며 축구관람을 병행했다. 런던 근교의 다세대 주택에서 머물고 있으며 이스라엘 부부와 한 층에서 공동 부엌과 욕실을 사용하며 지내고 있다. 현지 한국특파원들의 도움으로 원거리 경기장으로의 이동이라든지 축구경기 관전시 기자석 이용 등 많은 편의를 제공받고 있다. 음식은 주로 집에서 김치찌개와 밥 등 한국식으로 만들어 먹는 편이다.

- 영국에서 인천 유나이티드의 경기는 보았는가?

이스라엘 부부와 공동으로 부엌과 욕실을 사용하고 있고, 인터넷 라인은 아래층에 사는 유학생 부부의 것을 빌려서 잠깐씩 사용하기 때문에 경기 영상을 보는 것은 불가능하고 경기 일정이나 결과만 겨우 확인할 수 있다.


- 인천 유나이티드 선수들은 무엇이 달라졌나?

지난 22일 한국에 도착했기 때문에 인천 경기 녹화비디오를 다 보지 못하고 실점상황에 대한 자료만 봤다. 기록상으로 보면 데얀과 김상록이 투입되면서 공격적인 부분이 발전했지만 실점에 대한 보완이 시급하다고 판단된다. 공-수 상호간의 균형이 필요하다.

- 지난 20일 컵대회 4강전에서 서울과 승부차기에서 패했는데 패인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승부차기를 치르는 것을 보며 팀의 연륜이 묻어나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인천은 이제 겨우 4년차이다. 4년의 고비를 넘기면 극복할 수 있는 자연스러운 문제라고 생각된다. 인천의 젊은 선수들이 많은 경험을 쌓고 있으니 점점 나아질 것이다.

- 박이천 감독이 승패에 대한 부담을 많이 느끼는 듯한데.

부담 갖지 말고, 건강 해치지 말라고 말씀드렸지만 감독이라는 자리가 승패의 부담이 있을 수밖에 없는 자리다.

- 영국에서 프리미어리그 경기를 볼 때 인천에서 팀을 직접 지휘할 때와 차이점이나 느낀점은?

감독의 벤치가 항상 그리웠다. 영국에서 한국특파원들의 도움을 받아 유명감독들의 바로 뒷자리에서 경기 볼 기회가 많았다.

특히 아스날의 아르센 웽거(Arsene Wenger) 감독이나 리버풀의 라파엘 베니테즈(Rafael Benitez Maudes)감독,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알렉스 퍼거슨(Alexander Chapman Ferguson)감독 등 유명 감독들의 작전 지휘나 선수들 앞에서의 위용, 선수교체 타이밍 등을 자세히 볼 수 있어 많은 도움이 됐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경기 때는 기자회견장에도 가봤는데, 퍼거슨 감독이 취재기자들을 대하는 현장의 분위기도 느낄 수 있는 좋은 경험이 됐다.

- 영국에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선수가 많다. 감독이 선수를 기용할 때 명성도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 것 같은데.

영국에서 슈퍼스타는 그 명성에 걸맞은 실력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 최근 첼시의 세브첸코의 경우 명성이 아무리 뛰어나도 제 컨디션을 갖추지 못하면 벤치 신세를 면하기 어렵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세계적인 선수들 틈에서 박지성, 이영표, 설기현 같은 선수들은 팬들이 상상하는 것 이상으로 엄청난 노력을 하고 있다는 것을 한국 팬들이 알아줬으면 좋겠다.

-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나 많은 유럽구단에서 감독과 장기계약을 하고 있는데, 한국에도 통할까?

구단이 감독의 고용주이다. 구단의 몫이니 판단은 구단에서 잘 내릴 것이다.

- 영국에서 박지성, 이영표, 이동국, 설기현 등 선수들을 만나봤는가?

모두 한두 번 이상 만나봤다. 한국에 들어오기 전에는 부부동반으로 식사도 했다. 그들을 볼 때마다 같은 한국인으로써 상당한 자부심을 느낀다. 그들은 그곳에서 축구밖에 할 것이 없다. 축구 이외에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분위기다. 그들이 상당히 노력하고 있다는 것을 직접 확인할 수 있었다.

- 박지성 등 프리미어리그에서 뛰는 선수들이 국내에서 활동할 때와 달라진 점이 있다면?

상당히 발전했다. 유럽에서는 스스로 달라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고, 현지에서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그들이 기울이는 노력은 우리가 상상하는 이상이다. 한국의 팬들에게 이야기가 하고 싶은 것이 있는데, 그들은 영국에서는 우리나라 언론에서 보도되는 것처럼 슈퍼스타가 아니라는 점이다. 고정된 선발 멤버가 아니고, 그 자리를 잡기 위해서 인고의 시간을 보내고 있고 죽을힘을 다해 노력하고 있다는 것을 한국의 팬들이 알아야 한다.

- 박지성과 이영표와 같은 축구선수가 되려는 선수들에게 조언을 해준다면?

그들은 한국에서 축구를 하는 모든 젊은 선수들에게 꿈을 안겨주는 보배 같은 존재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꿈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목표가 설정돼야 준비를 하고 노력을 할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그 꿈을 이루기 위해 공부를 게을리해서는 안 된다. 성적이 동반되지 않고 축구만 한다고 축구를 반드시 잘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런 점에서 오전에만 수업을 하고 오후에는 훈련에만 치중하는 한국의 엘리트 축구는 개선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초-중-고-대학 시절의 기초지식이 쌓여 있어야 한 단계 높은 수준의 공부를 할 수 있다. 가까운 나라 일본만 해도 중-고교 시절 모든 축구선수들이 정규 수업을 다 듣지만 한국과 비슷하거나 나은 수준의 축구를 구사한다. 최소한 중학교까지는 하루에 한 시간 정도만 제대로 된 기술교육을 받는다면 나머지 시간은 자기의 꿈을 위해 기초지식을 쌓고 공부를 해도 충분하다.

- 한국에 머무는 동안 계획은?

= 27일 오후 8시 비행기로 영국에 돌아간다. 떠나는 날까지 특별한 일정은 없고 친지들을 만나거나 대한축구협회와 한국프로축구연맹 등에 들러볼 생각이다.

- 영국에 돌아간 후 남은 일정은 어떻게 되나?

올해 초 바로 구단에 들어갈 수도 있었지만 그때는 영국이 시즌중이었고, 우선 어학이라는 1단계 기초실력을 쌓고 가야할 것 같아서 지난 6개월간은 어학연수에 치중했다. 이번에 돌아가면 영국은 리그를 준비하는 시간이니 한두 달 전보다는 훨씬 들어가기는 쉬울 것이다. 앞으로 남은 유학기간에는 구단의 시스템을 배울 수 있는 구단의 선수관리 행정이나 트레이닝 방법 등을 배워 보고 싶다. 아직 어느 구단이 정해진 것은 아니다.

- 영국과 우리나라의 K-리그와 어떤 차이가 있나?

영국에서 축구는 문화 그 자체이다. 축구경기가 열리는 날은 온 가족이 축구장을 찾는다. 축구 자체가 문화라는 사실은 상당히 부러운 점이다.

그러나 한국과 영국을 단순 비교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 그들이 100년 이상의 시간을 보내며 형성한 문화를 배우는 것은 좋지만 우리의 눈높이를 그곳에 고정하고 영국의 수준을 신봉해서는 안 된다. 한국은 한국의 수준에 맞는 문화를 형성하고 한국 수준에 맞게 리그를 치러야 하는 것이다.

- K-리그가 영국과 같이 뿌리깊은 문화로 축구가 자리 잡으려면 클럽들은 어떤 노력을 기울여야 할까?

축구가 한국인의 문화 속에 뿌리내리기 위해서는 연고정착이 가장 중요하다. 연고정착을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유소년 육성 시스템을 갖추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인천구단의 경우 지난해부터 유소년 클럽을 운영하고 있다. 인천 구단 소속 유소년이 성장해서 인천 유나이티드 프로축구단의 선수가 되는 시점이 연고정착이 어느 정도 자리를 잡는 시점이 될 것이라고 예상한다.

인천 구단은 비교적 연고정착을 위한 나름대로 체계적인 노력을 기울이는 팀이라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인천구단은 유소년 육성을 위해 브라질 출신 전문 코치가 유소년들에게 체계적인 교육 시스템을 바탕으로 기술교육을 하고 있다.

또 인천지역 연고 중학교 학생들의 아마추어 축구대회인 미들스타리그도 지역연고 정착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생각한다. 유소년 클럽에서 축구를 배운 학생들이 프로구단의 경기장에서 훈련을 하고 프로선수들을 만나게 된다면 어린 학생들이 축구선수가 되려는 꿈을 갖게 되는 좋은 계기가 될 것이다.

[사진= 영국 연수 길에 잠시 한국을 들린 장외룡 감독ⓒ 자료제공=인천 유나이티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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