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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근 퇴진①] 끝내 저문 3金 시대, 연이은 체질 개선의 실패

기사입력 2017.05.24 07:32 / 기사수정 2017.05.24 07:32

채정연 기자

[엑스포츠뉴스 채정연 기자] 한국 프로야구의 원로 김인식, 김응룡에 이어 김성근 감독까지. 마지막 프로팀 감독직은 모두 한화에서 맡았으나 그들의 '낡은 운용'은 한화라는 팀의 체질을 개선하는데 실패했다.

한화는 23일 "김성근 감독을 해임하기로 결정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한화는 "사의 표명에 대한 수용 여부를 협의한 뒤 김성근 감독의 사의를 최종 수용키로 결정하고, 감독 대행으로 이상군 투수코치를 선임했다"고 밝혔다. 김 감독은 21일 KIA와의 경기 후 사의를 표명했고, 구단 측은 회의를 열고 논의한 끝에 이를 수락했다.

지난 2004년 김인식 감독부터 2013년 김응용 감독, 2015년 김성근 감독까지 야구계 최고 '명장'으로 꼽히는 세 명의 감독이 모두 한화를 거쳤다. 야구계 '명장'이라고 꼽히는 이들이 한화의 감독으로 부임할 때마다 큰 기대를 모았으나, 현대 야구에 맞지 않는 운용과 현재의 승리만을 위한 집착은 결국 팀 개선을 실패로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2005-2009 김인식 감독, 세대교체 실패가 부른 긴 암흑기


2000년대 중반 김인식 감독의 지휘 하에 상위권 반열에 올랐던 한화다. 부임 첫 해였던 2005년 4위로 포스트시즌에 진출했고, 준플레이오프에서 SK 와이번스를 꺾고 플레이오프에 나서는 등 예상 밖 선전을 보였다. 2006년에는 '괴물 신인' 류현진과 리턴한 구대성이 합류하며 준우승의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그러나 신인 발굴, 육성 대신 베테랑에 의존한 점은 패착으로 지적됐다. 조계현, 문동환 등 이미 전성기가 지났다는 평가를 받은 선수들이 김인식 감독 체제 하에 재활에 성공하며 활약했으나, 이는 거꾸로 신인의 성장을 억제하기도 했다. 결과적으로 노장 위주의 선수단 구성은 팀의 고령화를 불러왔고 이는 향후 한화의 세대교체를 어렵게 만들며 길게 하위권을 전전하게 되는 원인을 제공했다.


2013-2014 김응용 감독, 주먹구구식 운용 끝에 '2년 연속 최하위'


2009년 김인식 감독이 물러나고 한대화 감독이 부임했으나, 가을야구는 여전히 요원했다. 결국 한화는 '우승 청부사' 김응용 감독을 영입해 변화를 꾀했다. 김응용 감독은 한국 프로야구 통산 최다 우승, 최다 승리 기록을 가진 명장이기에 반등을 원하는 야구팬들의 많은 기대를 받았다. 실제로 김응용 감독은 2군에서 가능성 있는 선수들을 발견하고 육성하는데 관심을 가졌다. 토종 선발로 활약하고 있는 이태양을 발굴했으며 사비로 유망하고 젊은 선수들을 직접 챙기는 등 노력을 기울였다. 

하지만 한화의 1군 성적은 여전히 형편 없었다. 김응용 체제가 출범한 2013년 한화는 개막 13연패라는 전무후무한 기록과 함께 최하위에 머물렀다. 한화의 에이스였던 류현진이 메이저리그에 진출하며 마운드의 힘이 약해진 것은 사실이나, 이런 상황 속 김 감독은 특정 투수들을 짧은 휴식만을 주고 많은 이닝을 던지게 하는 등 '과거식 운용'으로 화를 키웠다. 또한 이런 무리한 운용에도 성적은 여전히 최하위를 기록해 명분도 실리도 없다는 비판을 받았다.


2015-2017.05 김성근 감독, 즉시전력감으로 추구했던 '윈나우'의 결말

SK 와이번스 감독으로 '왕조'를 건설했던 김 감독이기에 기대는 더욱 컸다. 데이터에 기반한 야구를 추구함과 동시에 패배의식에 젖어있는 한화 선수단의 마인드를 바꿔놓을 '강훈련'이 예고됐다. 스프링캠프부터 전에 없던 혹독한 훈련을 견뎌냈고, 이는 성과는 있는 듯 했다. 한화는 김 감독 부임 첫 해였던 2015년 전반기까지 4위에 위치하며 '뒷심 있는 야구', '반전 있는 야구'를 펼쳤다. '마리한화'라는 말로 대표됐던 한화 야구는 수많은 팬들을 끌어모으며 신드롬을 양산했다.

그러나 논란도 끊이지 않았다. 경기의 승패와 관계없이 필승조를 투입하거나, 부진한 성적을 기록하는 선수들에게 야간 특타를 지시했다. 선수들의 체력과 컨디션을 고려하지 않은 강훈련과 마구잡이식 기용은 관리를 중요시하는 현대 야구와 맞지 않는다는 비판에 직면했다. 결국 불펜진의 붕괴로 한화는 2015 시즌 후반기 내리막을 걸었고, 6위에 머물렀다. 이듬해는 4월 LG 상대 개막전에서 이틀 연속 끝내기 패배를 당한 후 그 여파로 최하위에서 시즌을 시작했다. 시즌 중반 반등하며 7위로 페넌트레이스를 마감했으나 만족할 만한 성적은 아니었다.

또한 김 감독은 '즉시전력감'을 모으는 것을 최우선으로 삼았다. FA로 권혁, 배영수, 송은범, 송신영 등을 영입했고 트레이드를 통해 유망주를 내주고 베테랑을 받아오는 일도 빈번했다. 노수광, 임기영 등의 젊은 선수들이 이적 후 가능성을 꽃피운 반면 한화의 선수층은 고령에 머물렀다. 현재의 승리에 모든 초점을 맞춘 대신, 세대교체를 미룬 셈이다. 그러나 이러한 '윈나우'에도 불구하고 한화는 3년 연속 가을야구 진출에 실패하며 아쉬움만 남겼다. 결국 2017 시즌을 다 채우지 못하고 김 감독과 한화는 결별했다.

lobelia12@xportsnews.com / 사진=엑스포츠뉴스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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