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8.07.20 14:20 / 기사수정 2008.07.20 14:20
[엑스포츠뉴스=전성호 기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팬들에게 가장 많은 주목을 받는 선수는 크리스티아노 호날두나 웨인 루니, 라이언 긱스지만 전문가와 동료에게 가장 높은 평가를 받는 선수는 바로 폴 스콜스다. 중앙 미드필더로서 공격을 전개하고 필요할 때마다 처진 공격수의 역할까지 담당하며 팀 승리에 견인하는 선수이기 때문이다.
이는 프리미어리그의 다른 팀인 리버풀의 스티븐 제라드나 아스날의 세스크 파브레가스도 마찬가지다. K-리그의 강팀인 수원삼성이 이관우, 성남일화가 김정우를 보유한 것만 보더라도 중원의 사령관으로서의 중앙 미드필더의 중요성을 알 수 있다.
반면 FC서울은 재능있고 출중한 기량의 선수들로 가득한 미드필더 진용을 갖추고 있지만 뚜렷한 중원의 리더가 없다는 약점이 있다. 오른쪽 측면에는 이청용, 최원권, 이종민이, 왼쪽 측면에는 박주영, 이을용, 고명진, 아디가 있다. 홀딩 미드필더 자리에도 이민성, 김한윤이 제 몫을 해준다. 반면 이들을 중앙에서 이끌어줄 확실한 카드를 지난해 포르투갈 출신 외국인선수 히칼도를 방출한 이후 아직 찾지 못하고 있다.
때문에 중앙보다는 좌우 2선에서 이청용과 박주영이 공격 전개를 이끌어나가고 있지만 만약 이들이 막힐 경우 수비에서 곧바로 공격수들에게 올리는 단조로운 공격 패턴을 가져가게 된다. 중앙에서 양 측면 공격수나 전방 스트라이커에게 날카로운 전진패스를 공급해 줄 수 있는 플레이메이커의 부재는 서울이 화려한 진용에 비해 위력적이지 못한 것과 무관하지 않다.
이런 문제점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FC서울의 귀네슈 감독은 올 시즌 초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뛰었던 키키 무삼파를 영입하면서 중원의 리더가 돼주길 바랬지만 기대 이하의 기량을 보이며 실패로 끝났다.
최고의 유망주 기성용
현재 기존의 미드필더 중 이에 대한 해법을 제시할 수 있는 가능성을 가진 선수는 기성용이다. 기성용은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경기장을 넓게 보는 탁월한 시야와 패싱력과 함께 187cm의 장신이라는 신체적 조건도 갖추고 있어 한국 축구의 향후 10년을 책임질 재목으로 불리는 선수다.
올림픽대표팀에서도 주전 미드필더로 뛰고 있는 기성용은 박성화 감독으로부터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넓은 시야와 적절한 패스, 빠른 몸놀림의 플레이를 한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사실 현재의 기성용은 스콜스보다는 마이클 캐릭과 비슷하다. 즉, 플레이메이커보다는 앵커맨의 역할에 가까운 선수다. 올림픽대표팀에서도 공격을 전개하는 것은 그가 아닌 김정우다. 기성용이 서울에서 스콜스와 같은 역할을 맡기 위해선 지금보다 좀 더 날카로운 전진패스와 공격가담 능력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
때문에 기성용이 현재보다는 미래가 기대되는 유망주이긴 하지만 올 시즌 당장 서울의 '중원의 사령관'에 대한 자신있는 해법으로선 아직은 부족함이 있다.
새 외국인 선수 '투르크 특급' 제이훈
또 하나의 대안은 무삼파를 대신해 새롭게 영입된 '투르크 특급' 제이훈이다. 제이훈은 터키 출신으로 180CM, 79KG의 좋은 체격조건을 갖춘 공격형 미드필더다. 서울에 오기 전 우리에게도 친숙한 갈라타사라이, 페네르바체, 트라브존스포르 등 터키 명문 구단에서 활약했고 터키 청소년대표팀에서도 활약했다. 지금까지 214경기에서 52골을 기록할 만큼 득점력도 우수하다.
제이훈은 터키에서 활약하던 당시를 보더라도 빠르고 힘이 넘치는 플레이를 바탕으로 드리블 돌파와 슈팅이 뛰어난 모습을 보여왔다. 공격 전개 능력도 좋은 그는 현재 서울이 원하는 미드필더에 가장 가까운 선수다.지난 19일 정규리그 15라운드 전북현대와의 경기에서 K-리그 데뷔전을 치른 제이훈은 모든 세트피스 상황에서 킥을 전담했고 중앙에서 날카로운 전진패스를 공급하며 서울의 공격을 이끌며 짧은 시간이지만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하지만 제이훈은 지난 5월에 터키 리그가 끝난 이후 서울에 합류해 아직 몸 상태도 부족하고 훈련도 부족한 상태다. 얼마만큼 K-리그에 적응하고 적지 않은 나이에도 예전의 기량을 보여줄 수 있을지도 관건이어서 아직은 그에 대한 판단을 내리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K-리그에서 가장 두텁고 강한 선수층을 갖추고도 무언가 2% 부족한 모습을 보여왔던 FC서울. 팬들은 기성용과 제이훈이 새로운 중원의 사령관이 되어 마지막 방점을 찍어줄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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