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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설의 레슬러' 타이거마스크(4)

기사입력 2005.02.01 03:02 / 기사수정 2005.02.01 03:02

김종수 기자

[기획시리즈] 격투! 전설과 현실의 경계선에서

제1부: '전설의 레슬러' 타이거 마스크(4)


'타이거 마스크'에 등장하는 실제 레슬러들

전편에서 언급했다시피 장태산 화백의 '스카이 레슬러'에서는 창조해낸 캐릭터들 외에도 헐크 호건, 워리어, 빅 보스, 히트맨 등 당시의 스타급 프로레슬러들이 대거 등장하였다.

프로레슬링의 인기를 등에 업고 탄생했던 '타이거 마스크'역시 전편에 걸쳐 그러한 부분을 볼 수 있으며 총 100여편이 넘는 장편 중에 장편인지라 소개되는 실제레슬러들의 숫자만 해도 헤아리기가 어려울 정도이다. 

필자는 '타이거마스크'가 처음 소개되었을 당시에는 태어나지도 않았었고 이후에는 나이가 너무 어렸었던 관계로 실제캐릭터들의 주골자가 되었던 70년대의 프로레슬러들을 잘 알지 못한다. 극히 일부만 기억할 뿐이다. 그것도 그때 당시에 어설프게 기억한게 전부는 아닌, 약간 시간이 흐른 후 다른 매체를 통해 주워들은 지식도 상당수 끼어있다고 보는게 정확 할 것 같다.

그럼 '타이거 마스크'에 등장했던 실제 주요 프로레슬러들을 살펴보기로 하자.


■ 일본의 영웅들

일본의 프로레슬링 영웅으로 설정된 만큼 당시를 호령하던 일본의 프로레슬러들이 빠진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겠다.
안토니오 이노끼와 자이언트 바바, 그리고 오오키 긴타로(大木金太郞·김일)!

'일본 프로레슬링의 신화' 역도산(力道山·Rikidozan)이 길러낸 제자들중 최고 걸작품들로 손꼽히는 이들은 '타이거 마스크'라는 만화에서 수시로 등장하며 약방의 감초역할을 충실히 해낸다. 그 외 일본프로레슬링의 한획을 긋는 많은 사나이들이 게스트로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안토니오 이노끼(Antonio Inoki): 긴 얼굴에 주걱턱을 한 이 사나이를 모르는 일본 프로레슬링팬은 거의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원반과 포환던지기 선수 출신으로 브라질 챔피언쉽에서 상을 받을 정도의 유명주였던 이노끼는 우연한 기회에 역도산을 만나게되었고, 그의 실력은 물론 관중을 끌어들이는 쇼맨십, 사업가적인 수완까지 완벽하게 배워 현재까지도 일본격투기계에 지대한 영향력을 끼치고있는 거물중의 거물이다.

정계에 진출하여 국회의원까지 지낸바있는 그는 선수시절, 타 종목의 선수들을 불러와 시합을 종종 벌였는데, 어떤 이들은 그를 현재의 '이종격투기'의 근간을 이루어낸 선구자로 평가하기도 한다. '당대최고의 복서' 무하마드 알리와 벌인 대결은 후대에 두고두고 남는 명승부중 하나로 기억되고있다.(보는 시각에 따라 어떤 이들은 졸전이라고 표현하기도 하지만)

◇자이언트 바바: '역도산 사단'의 맏형격이었던 자이언트 바바는 그 이름 만큼이나 엄청난 체격의 소유자였다. 210㎝의 장신을 자랑했던 그는 역도산 사단의 트레이드마크라 할 수 있는 당수촙은 물론 자신의 신체조건을 이용한 긴 발차기를 주무기로 삼았었다.

원래는 프로야구 선수출신이었으나 프로레슬러로 전향해 더욱 큰 성공을 거둔 흔치않은 케이스로 1972년에 전일본 태평양 프로레슬링협회를 창설하는 등 만화 '타이거 마스크'가 한창 인기를 끌 당시, 가장 영향력이 강한 레슬러였다. 

지난 99년 1월 31일 도쿄의 한 병원에서 61세의 나이로 사망했다고 알려져 있다.
일본의 인기격투만화 '파이터 바키'에서도 자이언트 바바의 모습을 찾아볼 수 있다.

◇오오키 긴타로(大木金太郞·김일): 프로레슬링에 관심이 있고 없건 간에 30대 이상의 국민들 중에 '박치기 왕' 김일을 모르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적어도 국내에서는 역도산보다도 훨씬 유명한 인물이다. 그에 대한 이야기는 따로 지면을 할애해 자세하게 다뤄보고 싶다.

◇후지나미 타츠미(Tatsumi Fujinami): 안토니오 이누끼등에게 가린 면도 없잖아있지만 꾸준한 지명도와 인기를 자랑하며 당시의 프로레슬링계를 활보했던 스타급 레슬러다.

70년대에도 유명하기는 했지만 그의 진정한 공로는 프로레슬링이 일본에서 침체일로를 걷던 80년대 초반에 빛이 났다.

'난공불락의 요새'로 불리던 미국 전선에서 WWWF 쥬니어 헤비웨이트 타이틀을 따내면서 신 일본 내 주니어 디비전에 불을 붙이기 시작했던 것, 이 같은 그의 활약은 이후 '현실의 타이거 마스크' 사야마 사토루까지 이어지는 도화선 역할을 했었다.

IWGP 헤비급, 태그, WWF 쥬니어, NWA 인터쥬니어, UWA 세계헤비급, WWF 인터헤비, WWF 인터태그, PNW 헤비급등 다수의 타이틀을 보유한바있으며 98년 4월에는 여섯 번째의 IWGP 헤비급챔피언에 오르며 노익장을 과시했다.


◇ 마츠나가 미츠히로(Mitsuhiro Matsunaga):
1966년 3월 24일생인 그는 89년 10월, 제1차 FMW에 프로공수가로서 첫 모습을 드러냈으며 1992년 1월에 프로레슬러로 전향 데뷔했다. 일본의 데스매치를 논할 때면 절대 빼놓을 수 없을 정도로 이 방면에서는 정통이 나있는 마츠나가는 FMW, 대일본, IWA JAPAN, 배틀아츠 등 여러 단체를 돌아다니면서 수많은 상대선수들을 초죽음으로 만들어 놓을 정도로 악명이 높았다. 

워낙에 데스매치를 즐겨 '미스터 데인져'라는 별명으로 불리던 마츠히로는 대일본에 참전한 후에는 전갈, 선인장, 압정, 가시철선, 피라니아, 건축현장, 형광등, 대못, 관, 파이어, 가시철선네트, 악어 등 셀수도 없을 만큼 많은 데스매치를 고안해 직접 자신이 경기에 출전했다. 

데스매치를 즐기는 성격답게 배짱도 두둑한데, 코라쿠엔홀의 2층 발코니에서 다이빙한 것은 이미 전설이 기록되어있다. 그외 배리 튜드에서 덴 세번과 겨루거나, 서서만 싸우는 K-1에도 출장하는 등 챌런지 스피리트에도 강한 남자였다.

그외… 과거의 명선수에서 요즘은 일본의 인기연예인 사카구치 켄지(坂口憲二)의 아버지로 더욱 유명세를 타고있는 사카구치 세이지, 현재까지도 현역으로 뛰고있는 초슈 리키(43ㆍ張州力)등의 흔적을 만화에서 발견할 수 있다.



■ 외국레슬러들

◇ 헐크 호건(HULK HOGAN): 1953년 조지아 오거스트에서 태어난 금발의 거한 헐크 호건은 농구의 마이클 조던, 축구의 펠레처럼 별다른 설명이 필요 없을 만큼 잘 알려진 명선수이다. 

'음악'을 너무나도 사랑하는 락밴드 출신이자 다양한 운동을 즐기는 스포츠맨이었으나 안토니오 이노끼와 무하마드 알리의 이종격투기시합을 본 후 프로레슬링계에 입문하였다는 일화는 너무나도 유명하다. '타이거 마스크'는 물론 장태산 화백의 '스카이 레슬러'에도 헐크 호건의 입문과정이 자세하게 소개되어 있다. 

물론 이러한 에피소드가 만화적인 재미와 느낌을 주기 위해 재창조된 것인지 아니면 정말 완벽한 실화인지는 확실히 알 수 없는 일이기는 하지만 말이다.

위기가 닥칠수록 괴력을 발휘, 불가능할 것 같은 상황에서 기적의 역전승을 이끌어내는 경기 내용과 그만이 할 수 있는 특유의 쇼맨십으로 한때는 수많은 매니아를 몰고 다니며 프로레슬링계의 영웅으로 군림했다. '영원한 영웅'으로 기억하는 팬들에게 요즘의 '악역'변신은 많은 당혹감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했었다.


◇ 안드레 더 자이언트(Andre the Giant):
한창때의 헐크 호건을 수시로 괴롭히며 선과 악의 라이벌구도를 형성해나갔던(후에는 어스퀘이커로 배턴이 넘어간 듯 했지만) 이 선수는 2미터가 훌쩍 넘는 신장에 550 파운드라는 무지막지한 체중을 자랑했던 말 그대로 거인레슬러의 대명사이다.

특히 1987년 9만명이 넘는 사상최고의 실내관객동원기록을 세우며 수많은 레슬링팬들의 열환호와 관심 속에서 벌였던 헐크 호건과의 '레슬매니아3'은 지금까지도 명승부중의 명승부로  불리우고 있다.

1984년 당시 WWF챔피언이었던 아이언 쉐이크로부터 챔피언을 탈환한 후 승승장구하며 무패의 행진을 계속하고 있던 '최강의 사나이' 헐크호건과 엄청난 덩치를 무기로 거칠 것 없는 상승세를 타고있던 '인간발전기' 안드레 더 자이언트와의 경기는 그야말로 모든 팬들의 관심사였고 둘은 엄청난 부담감과 승부욕 속에서 자존심을 걸고 사투를 벌였다.

초반 주도권을 가지고 경기를 끌어나가던 호건은 자이언트를 바디슬램하려다 무거운 체중을 이기지 못해 공격에 실패하고 마는데 그 순간 자이언트의 육중한 몸에 깔리면서 절체절명의 위기에 처하게 된다.

엎치락뒤치락하는 치열한 공방전 끝에 자이언트에게 밀리던 호건은 막판에 역시나 헐크로 변하여 특유의 제스처와 놀라운 파워업을 보여주며 550파운드의 자이언트를 바디슬램으로 내동댕이치고 뒤이어 피니쉬 기술인 레그드롭으로 경기를 마무리짓고 만다.

좀처럼 바디슬램을 당하지 않는(? 당할 수 없는), 자이언트에게 공격을 성공시킨 호건의 괴력이 돋보인 경기였지만 자이언트 역시 나름대로의 유명세를 증폭시키기에는 부족함이 없는 경기였었다. 물론 실질적인 이익은 경기에 승리한 호건이 대부분 가져갔겠지만.


◇ 압둘라 더 부쳐(Abudullah the Butcher):
프로레슬링계에서 '검은 주술사'로 불리웠던 압둘라 더 부쳐는 검은색의 피부에 스모 선수를 연상케 하는 육중한 체구가 인상적이었다.
출렁거리는 가슴의 크기는 웬만한 여성을 능가할(?) 정도였으며 뒤뚱거리며 걸어다니는 모습에 관객들은 혐오감과 함께 코믹함을 느꼈다고 한다.

그러나 경기장에서의 플레이스타일은 그 어떤 선수보다도 극단적으로 잔인했다.
큼지막한 포크를 꺼내들고 상대의 이마를 찌르는 것으로 유명한데, 말이 찌르는 것이지, 이마를 포크로 후벼판다는 표현이 더 적절할 정도로 흉악한 모습을 많이 보여왔다. 

포크 공격 외에도 붕대 감은 손끝으로 목 등의 급소를 공격한다든가 육중한 체구를 최대한 활용한 엘보드롭에 수많은 상대가 나가떨어졌다.

만화 '타이거 마스크'에서는 그가 자라난 내력이나 수행 시대의 에피소드가 정중하게 소개될 정도로 비중 있게 다뤄졌으며 타이거 마스크와는 격렬한 시합 뒤에 서로를 인정, 우정을 나누는 멋진 캐릭터로 묘사된다.

언젠가 이왕표씨의 인터뷰기사를 보니까 스승인 김일씨가 겨뤘던 외국의 강자 중 가장 인상깊은 선수가 누구냐는 질문에 압둘라 더 뷰처와 안토니오 이노끼를 꼽는걸 본적이 있다.


◇ 스탠 한센(Stan Hansen):
헐크 호건이 등장하기 직전까지 실력과 카리스마에서 최고로 인정받았던 '링 위의 난폭자'로 외국판 자이언트 바바라고 불려질 정도로 존재감이 대단하였던 사나이다. 텍사스출신답게 거칠기 그지없는 플레이를 선보이며 상대를 묵사발을 내버렸으며 뜻하지 않은 돌발행동으로 프로레슬링판에 항상 새로운 기사거리(?)를 전해주는 트러블메이커이이기도 했다. 

고속브레인버스터, 보스턴 크랩, 엘보드롭, 파워봄, 웨스턴라이어트 등 다양한 필살기가 있었던 한센은 한 시대를 풍미한 최고스타 중 한명 임에 틀림없었다.


◇ 다이너마이트 키드(Dynamite Kid):
현실 속의 '타이거 마스크' 1세 사야마 사토루와 함께 경량급을 양분하던 스타플레이어, 준수한 외모에 80kg정도 밖에 나가지 않는 체중으로 인해 '타이거 마스크'와 곡예에 가까운, 당시로서는 보기 힘든 스타일의 경기를 펼쳤고 비록 패하기는 했지만 많은 박수갈채를 받았었다.

'타이거 마스크'가 사야마 사토루 이후 가네모토 코지 등으로 이어진 것처럼, 다이너마이트 키드의 계보를 잇는 선수로는 그 유명한 크리스 베노아가 꼽히고 있으며 그 3대가 되는 선수로 아메리칸 드래곤이 떠오르고있는 추세이다.

 1981년 4월 23일, 일본 국기관에서 '타이거 마스크' 사야마 사토루와 벌인 시합풍경은 고스란히 만화 속에서도 묘사되고 있는데 이때를 기점으로 '타이거 마스크'는 만화와 현실의 2중 세계라는 묘한 구도를 이뤄나간다.

그 외… '아마추어 레슬러출신'의 호프 그란트와 빌 로빈슨, '미식축구선수 출신'의 후안 크라스 그리고 왕발산과 밧트 아렌의 모습도 찾아볼 수 있다.

(계속…)


이미지 제공: 격투기, 야구팬 양지훈님

 



김종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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