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9-20 08:54
스포츠

47세에 K3리그 골키퍼가 된 사연

기사입력 2007.06.25 19:20 / 기사수정 2007.06.25 19:20

이상규 기자

        

[엑스포츠뉴스=이상규 기자] '신영국, 47세의 나이에 K3리그에서 활약하다.'

서울 유나이티드에 특이한 경력을 가진 선수가 한 명 있다. 1960년생에 만 47세인 신영국이 그것도 K3리그 골키퍼로 활약하고 있는 것. 1969년생인 임근재 감독과 1970년생인 이창환 수석코치 보다 9~10세 정도 나이가 많다. 자신보다 나이가 한참 어린 사람들에게 축구 지도를 받고 있으니 오히려 선수와 감독의 나이가 거꾸로 바뀐 듯한 모습을 가져다준다.

신영국은 지난 9일 은평 청구성심병원과의 '서울 더비'에서 후반 30분 교체 선수로 출전하여 K3리그에 데뷔했다. 그는 은평 전에서 사력을 다해 상대팀의 슈팅을 여러 차례 막았지만 후반 막판 1골을 허용했다. 당시 기자와의 인터뷰에서는 '골을 허용하면 3~4일 동안 잠을 제대로 못 잔다'며 아쉬움을 털어놨다.

23일 천안 FC전에서는 후보 명단에 포함되었으나 서울이 계속 골을 넣지 못해 두 번째 출전 기회를 놓쳤다. 향후 백업 골키퍼로 계속 활약할 예정이라 다음 경기에서의 출전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서울 서포터들은 그를 '아버님'으로 부르며 열렬히 성원하고 있다. 서울팬들의 박수갈채를 받는 그를 인터뷰했다.

- 서울 유나이티드에 들어온 계기를 알고 싶은데 최근 축구팬들에게 이슈가 되고 있다.

"사실 서울 유나이티드 선수들과는 5~6년 전부터 같이 운동했다. 굿프렌드에 있다가 진서울FC와 합쳐서 서울 유나이티드가 창단한 것이다."

- 임근재 서울 감독에 의하면 신영국 선수가 당시 팀에서 성실하고 중추적인 역할을 했었다고 한다. 실제로 코칭스태프에서 선호를 하고 있나?

"아직은 나이가 있다. 후배들 중에 좋은 선수가 있는데 혹시 그 선수들이 경기 중에 못하거나 다쳤을 때 백업 멤버로 들어가기 위해 항상 준비하고 있다. 오늘 천안전에서도 (코칭스태프가) 경기에 출전할 준비를 하라고 해서 준비를 했다. 작년에는 내가 운동을 하지 않았다.

2004년 토토배에 우승할 때 우제원 선수, 제용삼 선수와 함께 팀의 우승멤버였다. 작년에 운동 안 해서 올해 다시 조금씩 하면, 좋아지면 한 경기 뛸 수 있을 것 같다."

- 서울 유나이티드에 입단하기 이전에 원래 축구팬이었는가?

"축구를 좋아한다. 재미나니까 축구를 하고 있는 것뿐이다."

- 현역시절의 활약상을 듣고 싶다.

"나는 생활 체육 쪽에서 오래했다. 그쪽에서 18년 동안 했기 때문에 경기에 대한 감각은 있는데 나이가 있다. 그리고 나는 무에서 유를 창조한 케이스다. 운동을 배우지 않고 혼자 노력을 했을 뿐이다. 2~3년 전까지 괜찮았는데 지금도 즐기면서 하는데 40대 후반이 되니까 나이가 들어서 몸이 느리다. 이제 좀 더 열심히 해야 될 것 같다."

- 서울 서포터들이 '아버님'이라며 치켜세우고 있는데 '아버님'이라는 별명이 만족스러운지 알고 싶다.

"나이 들어 보여서 조금 그런 생각이 든다. 그래도 서포터들과 평소에 의사소통을 많이 하니까 애교나 분발하라는 뜻에서 괜찮게 생각한다. 나쁘게 생각하지 않는다."

- 자녀들이 축구를 하고 있는지 알고 싶다.

"아들은 군대에 있고 딸은 중학생인데 둘 다 축구를 하지 않는다. (군대 간 아드님은 축구를 실제로 한 적이 있었나?) 아들은 운동을 시키려고 한 적이 있었는데 운동에 소질이 없어서 포기하고 운동을 안 시키고 있다."

- 지난 9일 은평 청구 성심병원전에 출전 했었는데 후반 막판 실점을 했다. 하지만, 팀이 5:1로 승리했었는데 '서울 더비'의 소감을 듣고 싶다.

"(웃음을 지으며) 서울의 북쪽과 남쪽의 '남북 더비'라고 해서 사람들이 관심을 많이 가지고 있어서 우리도 준비를 많이 했다. 5:1로 이겨서 기분은 좋았다. 하지만,.개인적으로는 골을 내주는 것을 원치 않는다. 5골을 먹든 10골을 먹든 1:0으로 이기나 2:0으로 이기는 것을 좋아하지 5:1, 10:1 이런 것을 원치 않는다. 그래서 골을 먹어서 팀이 이겼지만 속상했다."
 
- 골키퍼로서 몸을 관리하는 일종의 비법이 있다면?

"평상시에 유연한 몸을 가지기 위해 술과 담배를 하지 말아야 하며 집중력을 가져야 한다. 공격수는 실수를 해도 용납이 되나 골키퍼는 실수를 하면 용납이 안되기 때문에 항상 긴장하고 집중력을 가져야 하기 때문에 평상시에 개인 운동을 많이 해야 한다."
 
-서울 유나이티드 선수로 활약하면서 특별히 다른 일을 하고 있나?

"현재 회사 다닌다. 회사 다니면서 우리 친구들과 같이 연습 할 때 모여서 연습하고 저녁때도 연습한다. 내가 개인 운동이 필요하다 싶으면 퇴근 후에 혼자 연습을 많이 하는 편이다. 웨이트 트레이닝도 하고 운동장에 나와서 혼자 연습도 한다."

- 앞으로 언제까지 축구를 할 것인가?

"(웃음을 지으며) 글쎄…. 내가 힘 있는데 까지 하려고 하는데 모르겠고 언제까지 할지 장담할 수 없다. 우리 선수들이 맞아주는 그때까지 할 것이다."

-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축구관이 있다면?

"지금 K3리그는 서로 합숙훈련 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즐겁게, 더욱 즐기면서 해야 한다고 본다. 그래야, 우리도 K3리그를 활성화해야 관중을 끌어 모을 수 있기 때문에 전 구단이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앞으로의 각오가 있다면?

"열심히 하겠다."

- 인터뷰 감사한다. 앞으로의 행운이 따르기를 바란다.



이상규

ⓒ 엑스포츠뉴스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실시간 주요 뉴스

실시간 인기 기사

연예
스포츠
게임

주간 인기 기사

연예
스포츠
게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