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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주의 스포츠 구쯔] 나이키 vs 아디다스, 영원히 끝나지 않을 '라이벌 제전' 축구화로 불타오르다(상)

기사입력 2008.07.14 16:43 / 기사수정 2008.07.14 16:43

김경주 기자

[엑스포츠뉴스=신규 브랜드테마] 김경주의 스포츠 구쯔. 구찌가 아닙니다. 구쯔(GOODS)입니다. 모든 스포츠를 위한 장비들의 비교 분석. 조금은 엉뚱하고 조금은 신랄한 그녀만의 용품 비교전! 앞으로 독자 여러분의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편집자주-

나이키 그리고 아디다스, 이 두 스포츠 용품의 양대 산맥은 항상 어디서든 자웅을 겨뤄왔다. 어린 시절, 나이키를 신은 친구와 아디다스를 신은 당신 사이에서 일어났던 '잘남'을 기준으로 한 말다툼은 급기야 몸싸움으로 번지지 않았던가.

소위 말하는 '운동화'의 힘겨루기는 이제 시시하다. 지금 당신의 그녀가 열광하는 호날두의 영화배우 뺨치게 끝내주는 얼굴과 끝내주는 가슴 근육은 당신에게는 아무 관심거리가 되지 않는다. 당신의 시선은 호날두의 저 쭉 뻗은 다리 근육 아래 두 발에 신겨진 축구화.  

도대체 얼마나 '잘빠진' 축구화를 신었기에 발에 닿는 대로 척척 골을 터트리고 자로 잰 듯 칼날 같은 패스를 성공시키는 것일까. 티브이로 보던 당신은 나도 저 정도쯤은 가볍게 할 수 있을 것 같아 포즈를 따라 해보고 거울에 비친 자신의 모습이 티브이 속 그와 같지 않음을 한탄한다. (아, 아주 가끔은 내가 저 녀석보다 훨씬 나아보일 때도 있긴 하다. 물론, 아주 가끔.) 

그런데 말이다. 왜 나의 슈팅은 골문이 아닌 하늘로 향하고, 패스는 동료가 아닌 옆 동네 김씨 아저씨 발에 닿는 걸까. 잘나가는 그 축구 선수의 환상적인 플레이에 열광하면서도 속으론 '나도 저 녀석이 신는 축구화만 있어도 저 정도쯤은 일도 아닌데...' 라고 생각하는 자신만만한 (혹은, 단지 자만한) 당신을 위해 준비했다. 나이키, 그리고 아디다스의 대표 축구화인 머큐리얼 베이퍼와 프레데터 파워스워브. 건장한 청년들이 뛰는 것을 보는 것만으로도 행복해, 축구화는 눈에 보이지도 않는 불량 여기자가 둘러보고 만져본 (차마, 신어보지는 못한) 두 라이벌의 미묘한 비교



나이키 머큐리얼 베이퍼 - 누구보다 빠르게 난 남들과는 다르게


빠르고 날렵하게, 베이퍼를 사랑하는 그들 - 수원의 신영록, 전북의 정경호, 서울의 이청용, 또 성남의 김정우.

 

솔직히 엄청 눈에 띈다. 소위 말해 '세계적'이라는 축구 선수들의 발에 마치 한 몸 인양 찰싹 붙어있는 이 날렵한 축구화를 보라. 어찌 사랑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혹시 기억하는가. 98년 3월 인터밀란과 파르마의 경기에서 호나우두가 신고 나왔던 그 축구화. 그 축구화가 바로 머큐리얼의 시작이다.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데, 축구화라고 변하지 않을쏘냐. 예쁘기만 하던 미소년이 몸 관리를 통해 초대형 꽃미남이 되듯, 그렇게 머큐리얼 시리즈도 진화에 진화를 거듭해왔다.

 뒤축 갑피엔 심을 하나만 넣어 좁긴 하지만, 쿠셔닝 기능이 더해져 발이 불편하지는 않다. 로켓이 발사될 때 그려지는 그 비상체의 유려한 유선형 모양과 비슷한 날씬하고 날카로운 겉모습에 걸맞게 끈 위로는 신축력이 강화된 커버가 덧대어져 깔끔하게 볼과 접촉할 수 있다. 게다가 바닥의 스터드도 안쪽으로 말리듯 배열되어 있어 조금 더 빠르게 달릴 수 있게 제작되었다. 실제로 신어 본 한 축구 동호회 회원은 '축구화가 잔디를 씹어 먹으며 달리는 기분이다.'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보통 축구화와는 다르게 겉모습만 날씬할까? 그럴 리가 있나. 무게도 200g으로 초경량이다. 제작에 참가했다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쫙 빠진 몸을 닮았다.

다만, 날카로운 만큼 발볼이 넓은 한국인들에게는 조금 끼는 듯 한 경향을 보이긴 한다. 인조피혁으로 깐깐하게 짜인지라 더더욱 그러한 경향을 띈다. 그러나 볼 넓은 한국인만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당신의 발이 매끈하고 날렵하다면, 더 이상 망설이지 말고 도전하라. 신은 듯 신지 않은 듯 잔디 위를 날아다니듯이 빠르게 달리며 느릿느릿하고 배나온 상대 수비수를 제치는 당신의 모습을 상상해보라. 

아, 또 한 가지, 지난 6년간 프리미어 리그 최고 득점자들은 모두 이 축구화를 신었다. 이 축구화를 가지는 것만으로도 당신도 이제 당신만의 리그에서 당당하게 득점왕 자리를 차지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절로 생길 것이다. 상상만 해도 입가에 미소가 절로 그려지지 않는가. 그렇다고 호날두 몸에 당신 얼굴만 붙이는, 그런 오만한 상상은 절대 금물.



아디다스 프레데터 파워스워브 - 힘의 가치를 보여주마


힘, 그리고 정확한 슈팅 우직한 프레데터 마니아 - 스티븐 제라드, 데이비드 베컴, 수원의 마토, 수원의 박현범, 울산의 박동혁, 또한 정확한 킥이 필요한 그, 울산의 골키퍼 김영광.



얼마 전 스페인의 우승으로 막을 내린 유로 2008을 노리며 나타난 이 축구화는 예의 아디다스의 그 것들이 그렇듯이 모든 것을 부숴버릴 듯 강한 '파괴자'의 형상을 하고 있다. 

아디다스의 프레데터 파워스워브는 강하고 우직한, 척 보기에도 힘이 넘쳐 보이는데, 실제로도 지난 모델에 비해 ‘힘’을 더했다. 무게 중심이 이동하는 신발 밑창에 텅스텐 파우더 소재의 다이나믹 파워 펄스를 사용, 지난 모델보다 슈팅의 파워가 3%가 증가하는 놀라운 모습을 보였다.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린 축구화' 라는 타이틀이 붙어있는 프레데터 시리즈는, 딱 보기에도 낯이 익다. 몇 년 전 당신이 무심코 돌리던 K-리그 중계에서도, 그리고 지금 EPL에서도 끊임없이 볼 수 있는 그 축구화가 프레데터다. 겉보기에 우직하기는 하지만 또 세련됐다. 그동안 이어졌던 아디다스의 기존 디자인과 그 겉모습이 크게 다르지는 않지만, 투박한 겉모습과 달리 신는 순간 캥거루 가죽으로 이뤄진 몸체가 발을 가볍게 감싸 편안함을 선사한다. 머큐리얼 베이퍼가 유행을 즐기는 쿨하고 댄디한 그런 모습이라면 프레데터 파워스워브는 중후하고 강직한 멋이 있다.

이제는 은퇴한 지네딘 지단이 개발에 참가한 파워스워브는 외피가 축구화 밑창까지 이어져 단단히 연결되어있어 발에 안정감을 줘, 좀 더 강한 슈팅을 시도할 수 있게 도와준다. 베컴의 강하고 아름다운 프리킥이 부러웠던 당신이라면, 당신이 슈팅을 준비하는 것만으로도 상대 골키퍼를 겁에 질리게 하고 싶다면, 그럼 주저 말고 선택하라. 이 우직한 사내는 당신의 발과 그 발이 향하는 모든 곳에 힘을 실어 줄 것이다. 

2편에서 계속됩니다.



김경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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