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현정 기자] 짠한데 따뜻하고, 슬프지만 어느새 웃게 되는 드라마였다. 청춘들의 힘든 현실을 서글프면서도 유쾌하게 그려낸 ‘자체발광 오피스’가 훈훈하게 마무리됐다.
4일 MBC 수목드라마 '자체발광 오피스'가 종영했다. 마지막회에서 하우라인을 그만뒀던 우진(하석진 분)은 떠난 서현(김동욱)을 대신해 다시 본부장으로 복직했다. 호원(고아성)과는 입을 맞추며 서로의 마음을 확인했다.
힘들지만, 그럼에도 청춘에게 희망이 있다는 메시지를 남겼다. 앞서 한강 다리에 올라갈 만큼 절박한, 가진 건 고작 열정뿐인 흙수저 호원의 삶은 눈물겨웠다. 먹고 살려고 밤낮으로 아르바이트하고 취업 시험에서는 100번 낙방한다. 우여곡절 끝에 면접까지 올라와도 스펙이 없다는 이유로 면접관에게 독설을 듣는다. 어렵게 입사했지만 계약직인 탓에 늘 마음을 졸인다.
응급실에서 처음 만난 뒤 하우라인의 계약직 직원으로 나란히 입사한 기택(이동휘), 강호(이호원) 역시 다르지 않다. 기택은 가난하고 비전 없는 삶 때문에 여자친구 하지나(한선화)와 잠시 이별했다. 강호는 자신이 뭘 원하는지도 모른 채 항상 어머니의 강요 아래에서 살아왔다.
각기 다른 이유로 힘든 삶을 살고 있는 청춘을 대변했다. 몇 백대 1의 경쟁률을 뚫고 겨우 입사해도 기쁨은 잠시다. 상사의 불합리한 지시도 따를 수밖에 없는 을이라는 걸 곧 실감하게 된다. 부장인 서우진(하석진)조차 거대한 대기업 조직에서는 을일 뿐이다.
오피스물인 이 드라마는 보통의 ‘미생’이라면 공감할 만한 에피소드를 그려냈다. 취업 준비생의 서러움부터 향후 직장에서 일어나는 갑을 관계까지 짠내나게 담았다.
하지만 암울한 분위기는 아니었다. 곳곳에 코믹한 요소와 발랄한 장치를 곁들여 무겁지 않게 풀었다. 시한부라고 착각한 호원이 눈치를 안 보고 할 말 다하며(비록 현실과 거리가 멀지라도) ‘갑’에 대항하는 모습도 통쾌한 사이다를 선사했다.
따뜻함도 가미했다. 계약직 3인방 뿐만 아니라 각각의 인물들은 알고 보면 속정이 따뜻하다 .
아랫사람을 괴롭히는 상사인 줄 알았던 우진은 특히 알고 보면 훈훈한 사람이다. 중후반 호원과 알콩달콩한 러브라인을 형성하며 ‘깨알 재미’를 선사하기도 했다. 자신의 부서 직원을 자르느니 본인이 사직서를 쓰는 정의로운 인물이다. 이 외에도 하우라인 마케팅팀 직원들까지, 인간적인 캐릭터들 덕분에 따뜻한 극이 완성됐다.
khj3330@xportsnews.com / 사진 = MBC 방송화면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