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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s 인터뷰] '완벽한 아내' 임세미 "걸크러시 못 보여드려 아쉬워요"

기사입력 2017.05.03 14:00 / 기사수정 2017.05.03 13:20

김주애 기자

[엑스포츠뉴스 김주애 기자] "정나미(임세미 분)를 살려주세요"

그냥 뻔한 불륜녀인 줄 알았다. 2일 종영한 KBS 2TV 월화드라마 '완벽한 아내' 속 정나미는 주인공 심재복(고소영)의 남편 구정희(윤상현)과 불륜을 저지르는 인물이다. 

처음엔 돈 때문에 시작한 불륜이었다. 구정희에게 사랑을 넘은 집착을 하던 이은희(조여정)가 구정희 가정을 파탄내기 위해 정나미를 불륜녀로 고용한 것. 하지만 결국에는 "저 정희오빠 사랑해요"라고 외치며 그와의 야반도주까지 계획한다.

이처럼 주인공에게 시련을 주는 전형적인 악녀였던 정나미. 하지만 왜 시청자들은 정나미가 죽은 후에도 "정나미가 살아 돌아 왔으면"이라고 열광했던 것일까. 정나미를 연기한 배우 임세미와 직접 만나 이야기를 나눠봤다.

"'완벽한 아내' 정나미 역을 처음 봤을 때는 '불륜녀'라는 이미지때문에 이 이미지가 굳으면 어떡하나라는 걱정도 했어요. 하지만 극이 진행될 수록 시청자분들이 정도 많이 주시고, 죽었을 때 아쉬워해주시고, 또 다시 등장하니까 반겨주셔서 힘을 받아서 더 열심히 했던 것 같아요."

임세미의 말로는 정나미는 대본부터 특별한 캐릭터였다. '완벽한 아내' 속 심재복과 구정희에게는 물론, 시청자들에게까지 큰 충격을 안긴 정나미의 첫 번째 죽음은 처음부터 알고 촬영에 임했다고.

"첫번째 죽음까지는 이미 알고 있었어요. 스토리 진행상 중요한 키를 가지고 있다는 걸 예감했었죠. 또 나미는 한 가지 색을 가진 친구가 아니라 여러 매력을 가진 친구에요. 엄마랑 있을 땐 귀여운 딸이고, 불륜일지언정 정희는 순수하게 사랑하는 순정녀였죠. 또 회사에서는 모든 남자에게 사랑받으려 했던 욕심쟁이었어요. 이러한 성격들을 보고 연기하기 재미있겠다고 생각했어요."

'완벽한 아내'는 미스터리 코믹 추리극이다. 정나미의 첫 번째 죽음은 '완벽한 아내'의 초반 미스터리 주제가 되며 극의 긴장감을 이끌었다. 특히 중반부 정나미가 살아 돌아오며 그의 '걸크러시'한 복수를 기대하게 하기도 했다. 하지만 부활한 정나미는 별다른 활약없이 이은희의 손에 두 번째 죽음을 맞이하게 됐다.

"저도 방송을 볼 땐 시청자의 입장으로 보니까, 나미의 죽음이 많이 아쉬웠어요. 처음에 돌아오며 복수를 다짐했던 게 이뤄지지 않아서 답답했죠. 이번 작품으로 '걸크러시' 면모를 보여드리고 싶었는데 그러지 못한 것 같아서 아쉬워요."

그래서일까 시청자들도 유난히 정나미의 죽음을 아쉬워했다. 몇몇 시청자들은 '정나미가 불사신이었으면 좋겠다'고 말할 정도. 

"제 주변 친구들이 이제 다들 결혼을 해서인지, 이번 드라마를 보며 '너 너무 밉다'는 반응을 많이 보내주더라구요. 그런데 다른 분들이 보기에는 나미가 정말 모두가 욕할 정도로 나쁜 악역은 아니었던 것 같아요. 그때 한 번은 자연보호 캠페인에 갔는데 오히려 '왜 이렇게 많이 맞고 다니냐'고 토닥토닥 해주셨죠. 불륜은 나쁜 짓이지만 극 중에서도 많이 맞으며 '사이다'를 선사해서 많이 미움받지는 않았던 것 같아요."

실제로 정나미는 그 어떤 악녀보다 작품 안에서 많이 맞고 다녔다. 심지어 두 번의 죽음까지 연기해야 했다. 

"처음에는 불륜녀라는 이미지때문에 예쁘게만 있는 캐릭터인 줄 알았는데 액션 신이 더 많더라구요. 예전부터 스턴트 없이 직접 액션 연기를 하시는 분들을 존경했어요. 몸 쓰는 걸 좋아하는 편이기도 하구요. 이번에도 본격적인 액션 연기는 아니었지만, 생각보다 재능이 있다는 걸 발견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액션 팀 감독님께서 '액션 쪽으로 연기해도 좋을 것 같다'고 말해 주셨죠."

이 작품이 임세미에게 특별했던 건 10년만에 브라운관으로 복귀한 고소영과 호흡을 맞췄다는 데 있다. 고소영의 이야기가 나오자 마치 동료 연기자보다는 스타에 대해 이야기하는 팬처럼 두 눈을 빛냈다.

"고소영 선배님은 처음 뵙는 거였어요. 이름만으로 아름다움을 빛내고 계시는데 너무 신기하더라구요. 이 분과 연기를 할 수 있다는 것 자체로도 신기했죠. 그런데 실제로는 되게 털털하시고, 성격이 너무 좋으셔서 어렵지 않고 재미있게 촬영을 즐길 수 있었어요."

또 임세미에게 '완벽한 아내'는 지난해 인기리에 방송된 '쇼핑왕 루이'에서 짝사랑했던 윤상현(차중원 역)과 다시 만난 작품이기도 하다. 짝사랑이 발전해 쌍방향 사랑이 됐지만, 이번엔 불륜으로 만나게 돼 응원받지 못했다. 

"윤상현 선배님은 전에도 한 번 호흡을 맞춰본지라 더 재미있게 촬영할 수 있었어요. 그리고 이제까지 맡아온 캐릭터랑 비슷한 면도 있어서, 감독님한테도 '이건 내가 제일 잘 하는거야'라며 의견을 적극적으로 내면서 촬영했어요. 그래서 나미와 정희의 촬영이 좀 더 코믹해진 것도 있죠. 재미있었어요."

지난해 초 '굿바이 미스터 블랙'부터 '쇼핑왕 루이', '완벽한 아내'까지 쉼없이 달려온 임세미. 2005년 KBS 2TV '성장드라마 반올림2'로 연기 데뷔를 한 그는 이제 연기한 지 10년이 넘은 베테랑 연기자. 이제까지 한 작품들 중 어떤 게 가장 기억에 남냐고 묻자, "모두 기억에 남지만, 최근에 마친 '완벽한 아내'가 그래도 가장 뚜렷하게 남아있어요"라고 웃으며 답했다.

"'완벽한 아내'는 제 연기 스펙트럼을 넓혀 준 작품인 것 같아요. 액션도 가능하다는 걸 어필했고, 웃으면서 나쁜짓을 할 수 있다는 걸 보여준 것도 같아요."

이어 앞으로 하고 싶은 배역에 대해 묻자 "지금보다 더 나쁜 악역도 해보고 싶고, 알콩달콩 사랑하는 연기도 해보고 싶어요. 제 성격이 털털한 편인데 우아한 역할을 더 많이 해왔어요. 진짜 성격이 묻어나는 긍정적인 캐릭터도 연기해보고 싶어요"라며 다양한 배역을 늘어놓았다.

앞으로는 "시청자의 가슴을 울리는 배우"가 되고 싶다는 임세미.대본 리딩 현장에서 선배들의 대사 한 마디, 한 마디에 감정이 변화했던 강렬한 경험을 잊을 수가 없다고. 덧붙여 "그리고 제가 재미있게 연기해야 시청자분들도 좋아해주시더라구요. 항상 즐겁게 여기를 하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라고 앞으로 목표에 대해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임세미는 "다음에는 오래오래 살 거에요. (정나미가 돌아온 것 처럼) 다시 또 돌아올게요. 아 윌 비 백(I'll be back)"이라는 깜찍한 끝인사를 남겼다.

눈이 안보이지만 누구보다 행복한 여인으로, 얄밉지만 미워할 수는 없는 악녀로, 또 돈에 집착하지만 정작 사랑할 땐 누구보다 순수해지는 불륜녀로, 다양한 캐릭터를 소화해 온 임세미. 계속 그를 즐겁게 해 주는 역할들과 함께 행복한 배우가 될 수 있기를 함께 바라게 되는 시간이었다.

savannah14@xportsnews.com / 사진 = 서예진 기자

김주애 기자 savannah14@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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