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7 1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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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s 인터뷰②] 오대환 "변호사·의사 역할보단 건달 연기가 좋아요"

기사입력 2017.04.25 07:58 / 기사수정 2017.04.25 08:16


[엑스포츠뉴스 김현정 기자] (인터뷰①에 이어) 작품마다 신스틸러 활약을 톡톡히 펼치며 명품 조연 대열에 합류했다. 

드라마 ‘결혼계약’부터 ‘38사기동대’, ‘돌아와요 아저씨’, ‘쇼핑왕 루이’, ‘안투라지’, ‘피고인’, 영화 ‘베테랑’ ‘VIP’, ‘더 킹’, ‘오피스’ 그리고 현재 출연 중인 ‘자체발광 오피스’까지 최근 2년 동안 숨 가쁘게 달려왔다.

오대환은 악덕 고액 체납자 마진석을 연기해 강한 인상을 남긴 드라마 ‘38사기동대’를 인생작으로 꼽았다. 

“‘38사기동대’ 덕분에 대중에게 이슈거리가 됐어요. 역할도 너무 좋았고 과정도 감사했죠. ‘신분을 숨겨라’ 때 박성웅 선배가 감독님에게 절 소개해줬어요. 한 회에 나왔는데 감독님이 너무 잘 봐줘서 다음에 같이 하자고 했고 ‘38사기동대’에 캐스팅됐어요. 원래 4회까지 나오는 거였는데 7회까지 나왔어요. 감옥에 간 뒤에도 사기단에 들어가서 개과천선하는 모습으로 또 나왔고요. 저를 믿어주는 분들에게 감사했죠. 나쁜 놈을 이렇게 좋아해 주는 것도 드문데 반응이 좋아서 너무 감사해요.” 

악역 전문배우였던 그는 이후 ‘쇼핑왕 루이’를 통해 코믹한 매력까지 자랑했다. 공감 가는 취업준비생의 모습부터 백마리(임세미)를 바라보는 해바라기 같은 모습까지 다채롭게 소화해 화제가 됐다. 

“악역으로 캐릭터를 굳히고 싶어서 안 하려고 했는데 주위에서 멀티맨으로 재밌게 공연한 경험을 매체에서도 보여주라고 조언해주더라고요. ‘38사기동대’ 봤던 분들이 보면 놀라죠. (웃음) 도중에 (서)인국이와 하도 먹으러 다녀서 다시 쪘지만 30대 초반으로 나와야 해서 다이어트도 했고요. 이후에 쉬려고 했는데 ‘피고인’까지 잘됐네요. 운이 많이 따라준 해였던 것 같아요.” 

상승세를 타고 있는 만큼 더욱 피치를 올려야 할 시점이다. 하지만 오대환은 “‘자체발광 오피스’ 끝나고 드라마를 안 할 생각”이라고 털어놓았다. ‘왜’라는 질문이 나오지 않을 수 없었다. 

“지난해부터 지금까지 쉴 틈도 없이 달려왔어요. 12개의 작품을 했어요. 조연들도 1년에 3, 4개를 하는데 오버한 거죠. 2016년은 남다른 해였고 너무 많은 작품을 해서 배우로서 즐겁지 않았냐는 질문을 받았는데 전 아니에요. 돈을 번 것 빼고는 마이너스인 것 같아요. 건강과 친구를 잃었고 왜 연기하는지 모르고 하게 됐어요." 

이제는 ‘아 저 배우’라는 말이 나올 만큼 오대환의 얼굴과 이름 석 자가 낯익게 됐다. 불과 2년 전만 해도 상상할 수 없는 일이었고 배우로서 꽃길을 걷고 있다. 하지만 정작 본인은 그렇지 않단다. 정신적으로 고민이 많이 생겼다고 했다.

“1, 2년 전만 해도 공연을 하면서 언제 저렇게 돼볼까 라는 생각을 했어요. 지금은 그게 현실화됐지만 불안하더라고요. 매니저 형이 자식 생각을 해보라고 했는데 그게 발목을 잡았어요. 연극할 때는 마이너스 통장도 많이 써봤고 아내도 셋째가 만삭일 때까지 어린이집이나 피아노학원에서 일했어요. 애들이 먹고 싶은 걸 먹게 해주고 사고 싶은 걸 사주고 싶었고 여유 있게 살고 싶어서 열심히 했는데 병이 생기더라고요. 화병도 생겼고요. 남들은 다 연기 잘한다고 해주지만 마음은 안 좋았어요. 내 진짜는 숨기고 겉으로는 아닌 척 하다 보니 치유가 안 되는 병이 된 거죠.” 

즐겁게 살기 위해 시작한 연기인데, 오히려 자신을 옥죄었다. 연기에 임하는 태도가 스스로 변한 것을 느끼며 회의감도 들었단다.

“단역을 많이 했는데 한 신, 두 신이어도 잘하려고 자고 있는 아내에게 대사를 맞춰달라고 했고 연구도 했어요. 밤을 새우면서 애드리브를 3안까지 챙길 정도로 다 계산할 정도였는데 어느 순간부터 그런 게 없어지더라고요. 대사를 못 외우고 현장에 가면 예전에는 죄송했는데 언젠가부터 틀려도 뻔뻔하게 다시 하게 되더라고요. ‘나도 참 많이 변했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연기가 일이 되고 직업이 되고 돈벌이 수단이 되면서 재미없어지기 시작했죠.

이게 맞나 결단을 내려야 했어요. 그래서 ‘자체발광 오피스’가 끝나면 연극 ‘라이어’에 출연하기로 했죠. 고향으로 돌아가는 기분이랄까. 쉼 없이 달려왔으니 한템포는 쉬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치열하게 살 때로 돌아가면 작품 할 때 임하는 자세가 달라질 거 같아요.”

오대환의 꿈은 여느 배우들과 다르다. 주인공, 혹은 스타가 되는 것이 아닌 멋진 조연이 되는 게 목표다. 

“의사나 변호사 같은 역은 나와 어울리지도 않고 외우지도 못할 것 같아요. 내가 봐도 이상할 듯해요. 건달이나 형사같이 주변에서 볼 수 있는 서민 역을 했으면 좋겠어요. ‘너는 내운명’에서 황정민이 했던 순박한 시골 청년 같은 역도 해보고 싶고요. 저는 주인공 과가 아니라는 걸 알아요. 시켜줘도 자신이 없고요. 지금의 위치가 최선이라고 생각하고 주인공, 동료 배우를 서포트 하면서 빛날 수 있게 만드는 장치의 일환이 되고 싶어요. 그러면서 나도 빛날 수 있는, 멋진 조연이 되길 바라요.” (인터뷰③에서 계속) 

khj3330@xportsnews.com / 사진 = 서예진 기자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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