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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카이박스] 후반기 K-리그에서 보고 싶은 '8가지 장면'

기사입력 2008.06.25 10:17 / 기사수정 2008.06.25 10:17

전성호 기자

[엑스포츠뉴스=전성호 기자] 한 달간의 휴식기를 마치고 드디어 K-리그가 돌아왔다. 그동안 월드컵 예선과 유로 2008 덕분에 축구팬들의 갈증은 좀 덜해질 수 있었지만 그래도 역시 눈앞에서 볼 수 있는 '내 팀'의 경기가 가장 기다려지는 것이 사실이다. 올 시즌 전반기에는 여러 가지로 달라진 모습의 K-리그가 팬들에게 새로운 재미를 선사해주었다. 그러나 이에 못지않게 아쉬운 점도 많았는데, 그런 점들을 바탕으로 후반기에 보고 싶은 장면들을 한번 간추려 보았다. 

1. 강력해진 대구의 수비

K-리그에 '공격 축구'의 바람을 몰고 온 대구FC. 장남석-이근호-에닝요-하대성으로 구성된 대구의 '판타스틱 4'는 후반기에도 불을 뿜을 전망이다. 대구는 전반기 화끈한 공격력에 비해 승수를 많이 챙기지는 못했는데 그 이유는 K-리그 최다실점을 기록한 수비에 있었다.
 
대구는 윤여산, 조홍규 등 주전 수비수의 부상으로 황지윤이 외롭게 수비진을 지켜나갔다. 후반기에 부상 선수들이 복귀하고, 괜찮은 외국인 수비수 영입에 성공하여 수비가 강해진다면 대구의 성적은 수직 상승할 수도 있다. 하긴 어쩌면 대구의 가장 강력한 수비는 공격일지도 모른다. 한 골 먹으면 두 골 넣으면 되니까!

2. 전북의 대반전

조재진, 최태욱, 강민수, 이요한 등 국가대표급 선수들을 싹쓸이하다시피 하며, 겨울 이적 시장에서 엄청난 돈을 풀었던 전북현대.  너무 많은 새 얼굴들이 들어온 탓인지 파생된 조직력의 와해와 수비진의 불안, 거기에 외국인선수 제칼로의 말썽과 토니의 부진이 겹치면서 전북은 시즌 초반 기대 이하의 성적을 거뒀다. 특히 3월에 가진 네 경기를 모두 1:2로 패배하며 깊은 수렁에 빠지기도 했다. 

그러나 4월 들어 전력을 추스른 전북은 5월 막판 4경기에선 1실점밖에 하지 않으며 서서히 궤도에 오르기 시작했다. 중앙 공격수인 조재진에게 양쪽 측면을 맡고 있는 정경호, 김형범이 양질의 크로스를 올려 주고, 이들 측면 공격수들에게 좋은 패스를 공급해 줄 수 있는 중앙 미드필더가 영입된다면 분명 전북은 후반기 대반전을 일궈낼 수 있을 것이다. 

3. 치열한 순위 경쟁

승강제가 없는 K-리그에서 팬들의 집중도를 높이기 위해선 플레이오프 티켓을 둘러싼 치열한 순위싸움이 필수조건이다. 물론 '양날의 검'이긴 하지만 지난해 포항의 우승은 6강 플레이오프에 진출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줬다. 확대된 AFC 챔피언스리그 출전권은 또 다른 혜택. 

수원삼성이 2위 그룹과 큰 차이를 보이면서 선두를 달리고 있지만 후반기 성남-서울-포항-울산은 언제라도 치고 올라올 능력이 있는 팀들이다. 또한, 앞에서 거론한 'BIG 5' 외에 남은 한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서 인천-대구-경남-전북 등이 펼칠 치열한 경쟁이 벌써 기대가 된다. 하지만, 'BIG 5'라고 안심할 순 없다. 지난해 6강 플레이오프에 서울이 탈락하고 대전이 올라갈 줄 그 누가 알았겠는가?

4. 깔끔한 심판 판정과 승복

늘 문제가 됐던 K-리그의 심판 판정 문제는 올 시즌도 예외는 아니어서 여러 가지 판정시비가 자주 일어났다. 전반전이 무려 83분이나 치러진 적도 있었고 수비수의 핸들링을 공격자 파울로 선언해 노골이 선언된 적도 있었다. 이러한 오심과 매끄럽지 못한 경기 진행을 개선하기 위해 협회도 휴식기 동안에는 많은 준비를 거쳐 심판 전임교육을 실시하는 등 여러 가지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한편, 선수나 감독이 경기 중 심판에게 지나친 항의를 하는 장면들 역시 팬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심판은 명쾌한 판정을 내리기 위해 노력하고 선수와 지도자, 팬 모두 신뢰를 갖고 심판을 대한다면 후반기에는 좀 더 깔끔한 경기 진행을 보일 수 있지 않을까?

5. 만원 관중



관중으로 꽉 찬 경기장은 보는 것만으로도 위용을 자랑하고 가슴을 설레게 한다. 역대 서울월드컵경기장은 7번의 만원 관중을 기록했다. 이 중 6번이 국가대표 경기였고, 한 번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FC서울의 경기였다. 즉, K-리그 경기는 한 번도 만원 관중을 기록한 적이 없다는 얘기다. 올 시즌 가장 가능성이 컸던 FC서울과 수원삼성의 경기에선 4만여 명에 그쳤다.  만약 두 팀이 플레이오프에서 만난다면 가능할 수도 있지 않을까?

그 외에도 수원, 포항, 전남은 구장 크기와 관중 동원력을 고려할 때 만원 관중이 들어올 확률이 가장 높은 팀들이다. 아, 그보다도 K-리그의 명문구단 중 하나인 성남의 홈경기에서 만 명이 넘게 들어차는 걸 보고 싶다. 여러분. 탄천에서는 상암과는 달리 컵라면도 먹을 수 있습니다!

6. 박주영 - 조재진 - 안정환의 골 폭풍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스트라이커 3인방은 전반기에는 기대에 못 미치는 득점력을 보여줬다. 조재진 5골, 박주영 2골, 안정환 1골(리그 기준)에 불과했다. 참고로 득점 1위 두두(성남)는 10골. 물론 각자 K-리그 이적 후 적응 기간이 필요했고, 골대 징크스에 시달렸으며, 약한 팀 전력으로 인해 도움을 받지 못했다는 이유가 있긴 하다. 하지만, K-리그 최고의 스타플레이어들인 이들의 득점포가 터져줘야 K-리그 전체에 대한 관심과 인기도 더 많아질 수 있다. 그들의 후반기 골 폭풍을 기대해본다.

7. 이동국

대한민국이 배출한 네 번째 프리미어리거인 이 스트라이커는 현재 소속팀에서 방출되어 다른 일자리를 알아보고 있다. 최근에는 J리그 팀들과의 이적협상이 결렬되어 유럽리그로의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는 소식도 들려왔다. 물론 해외리그에서 그의 못다 이룬 꿈을 위해 뛰는 것은 바람직하다. 그러나 K-리그 팬인 기자의 '이기적인' 입장에서는 99년 K-리그의 흥행을 이끌었던 '트로이카 3인방' 중 고종수, 안정환, 이동국이 모두 K-리그에 돌아와 팬들의 함성 속에서 다시금 멋진 플레이를 펼치는 것을 보고 싶은 게 솔직한 심정이다. 

물론 이것은 개인적인 바램일 뿐이고. 유럽무대와 그의 꿈을 향한 행보에 행운이 있기를 바라며 지지를 보낸다. (그래도 혹시?)

8. 중계방송

국가대표팀의 중계는 그 어떤 골든 타임도 뚫을 수 있고, 유로 2008은 새벽에도 공중파 생중계가 되고 프로야구는 전 경기가 생중계되는 마당에 K-리그는 아직도 찬밥신세다. 어쩌다 되는 중계는 녹화중계고 심지어는 이승엽도 안 나오는 일본야구에 밀려 후반전 중계가 될 때도 있다! 더군다나 FA컵 32강은 단 한 경기도 중계가 되지 않았다. 프로축구가 있는 다른 나라에선 이게 가능한 일일까.

경기 방식의 특성상 야구가 광고 수입이 잘 들어오는 건 어쩔 수 없지만 공중파 3사가 비싼 중계권 사서 '아예' 안 쓰는 건 이해가 안 된다. 중계를 하지 않을 것이면 케이블 방송사에라도 중계권을 싸게 재판매하면 안 될까? K-리그 팬들은 지금도 주말 경기 시각만 되면 개인 인터넷 방송이나 구단 자체 중계 등 경기를 볼 수 있는 방법을 찾아 헤매는 전쟁을 치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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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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