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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승부차기 끝에 석패

기사입력 2008.06.21 20:30 / 기사수정 2008.06.21 20:30

이승건 기자

대전, 승부차기 끝에 석패
 
- 대전시티즌은 빗셀 고베을 맞아 1-1무승부 끝에 승부차기로 4-2 패배

21일 대전은 창단 12주년과 중도일보 창간 57년 기념으로 주최로 일본 J리그 빗셀를 초청하여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경기를 가졌다.

이 날 경기는 2008 삼성 하우젠 K리그 후반기를 대비, 김호 감독의 전술과 팀 컨디션 상태를 미리 볼 수 있는 경기였다.

빗셀 고베는 2007년 J리그에서 종합순위 10위를 차지하며 강팀은 아니지만 올 시즌 대한민국 국가대표 김남일을 영입하며 상위권 도약을 노리고 있다. 비록 김남일은 22일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6차전 북한전을 치르게 돼 이번 경기에서는 결장해 아쉬움을 남겼다.

경기 시작과 함께 터진 화려한 불꽃놀이처럼 90분간 번뜩이는 경기가 시작되었다.

이 날 두 팀은 긴 휴식으로 경기감각이 떨어져 시즌과 같은 양상을 보일 수 없을 것으로 예상되었으나, 친선경기답지 않는 치열한 경기로 한일국가대표 간에 경기처럼 한순간도 긴장감을 놓을 수 없는 빠른 경기가 전개되었다.

전반 3분 대전의 패스 미스를 낚아챈 빗셀 고베는 역습을 취하며 골문 앞에서 2번의 찬스를 아쉽게 놓치며 초반부터 맹공을 퍼부었다.

대전도 전반 9분 김민수 선수가 골문 왼쪽에서 발리슛을 하며 빗셀 고베의 골문 옆 그물만 두드렸다.

전반 12분에 고베의 프리킥 찬스. 타나카의 페인팅으로 흘린 공을 스즈키가 날카로운 땅볼 슛을 했지만 슈팅 개수만 추가했을 뿐이다.


전반 18분 이동원은 프리킥에서 오른발 아웃 프런트로 차지만 골문 위로 날아간다.

올 시즌 대전의 축구는 고종수를 이용한 장거리 패스 형태로 풀어나가는 축구였지만 이 경기는 짧은 패스와 조직적인 움직임으로 변모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관중은 김호 감독의 전술변화에 재밌는 경기로 팬들을 즐겁게 했다.

전반 26분 고베의 스즈키는 중원 한가운데에서 시원한 중거리 포를 쏴 올렸지만 대전 수문장 최은성의 빠른 판단으로 선방해낸다. 자칫하면 실점할 수 있는 상황을 노련하게 막아낸 것이다.

전반 29분 헤딩 백패스를 받은 김용태가 왼쪽에서 패스해준 볼을 곽철호가 오른쪽 골문을 향해 슛을 했지만 아쉽게 볼은 골문을 조금 벗어나며 공을 고베 수비수는 다급하게 코너로 걷어냈다. 줄기차게 고베를 몰아붙인 대전은 결국 선취점을 올리는 데 성공한다.

전반 33분 최근식 선수는 빗셀 고베 수비수와 경합 중 나온 볼을 빗셀 고베의 에노모토 골키퍼가 볼을 처리한다는 게 수비수를 맞으며 볼은 골문 쪽으로 굴절된다. 골문으로 천천히 흐르는 볼을 최근식이 끝까지 따라들어가 문전 쇄도하며 멋진 선취득점을 올린다.

전반 39분 고베의 패스 미스로 인한 볼을 박성호가 수비수와 경쟁. 경합에서 이겨내며 골문 앞에서 골키퍼까지 눕게 하면서 대전 팬들은 골기대로 애간장을 녹였지만 팬들의 환호소리에 심판의 휘슬을 듣지 못한 반칙을 한 박성호에 경고가 주어진다.

전반은 대전의 선취골로 1-0으로 끝나게 된다.

선수교체 없이 시작된 후반전. 고베가 이른 시간에 동점골을 터뜨리며 추격의 발판을 마련한다. 후반 2분  오쿠보에게 대전 수비수가 집중되며 노마크 상태에 레안드로에 패스. 레안드로는 침착하게 골문 오른쪽 구석으로 왼발로 슈팅하며 동점골을 터뜨린다. 1-1
로 양팀은 다시 원점으로 되고 경기는 더욱 흥미롭게 되고 있었다.

후반 11분 대전은 이동근을 빼고 이성운을 투입한다. 이어서 오늘 첫 골의 주인공인 최근식을 빼고 강선규를 투입한다.

양팀은 소강상태로 느슨하게 경기를 전개. 전반과 달리 대전 패스 미스가 많아졌다.


후반 24분 대전의 결정적 찬스가 주어진다. 고베 진영에서 프리킥을 얻은 고종수는 주발인  왼발로 직접 슛을 하였다. 볼은 고베 수비수 벽에 맞고 굴절되며 골문 옆쪽으로 빗겨간다.


후반 25분에 대전은 김용태를 빼고 에릭을 투입하며 승부수를 던진다.


후반 26분 김민수가 나오고 강구남이 투입되며 미드필더에선 고종수를 제외하고 전원 교체되었다. 노련한 고종수가 경기를 조율하고, 젊은 선수들에게 적극적으로 기회를 주는 김호

감독의 전술을 맛볼 수 있었다. 이에 반해 고베는 아직 선수 교체가 없었다. 보띠가 언제 모습을 보일지가 최대의 관심사였지만 고베는 선발멤버로 경기를 계속해서 풀어나갔다.

후반 29분 이성운의 빠른 돌파로 고베 진영으로 달려들어 가며 슈팅을 날린다. 볼은 고베 수비수의 몸을 맞고 굴절되며  왼쪽 골문으로 강하게 들어왔지만 골키퍼가 선방하며 코너킥을 얻어냈다.

대전은 후반 미드필더의 전체적인 교체로 빠른 역습으로 고베를 위협했다. 대전은 올 시즌 리그에서 보여준 모습보다 더 다듬어지고 조직적인 전력으로 경기를 풀어나가고 있음을 엿볼 수 있었다.

후반 38분 오쿠보가 교체되며, 키시타가 투입되며 어수선한 상황에 이성운이 올린 프리킥을 우승재가 헤딩으로 꽂지만 볼은 빗어가며 안타까웠다.

후반 40분 고종수 발에서 시작된 볼을 이여성이 센터링 올리고 수비의 견제가 없는 강구남이 슬라이딩 헤딩을 하며 골이라고 의심하지 않을 수가 없는 기회를 넣지 못하며 팬들의 아쉬움을 극대화시켰다.

후반 45분 고종수가 빠지고 권혁진이 투입되며 무승부 시 승부차기로 돌입하는 확실한 왼발 득점력을 뺀 대전의 판단이 의아했다.

1-1로 무승부로 끝나고 이어서 승부차기로 승자를 가렸다.

연장전은 없고 바로 승부차기에 돌입한 대전과 고베. 고베는 레안드로의 첫 골을 시작으로 박성호가 맞불을 놓지만, 두 번째 키커에서 이성운이 실축하며 2-1로 끌려간다.

고베와 대전은 3번째 키커가 득점을 올리며 고베는 3골을 모두 성공시키고 대전은 2골로 한 골 뒤진 채로 4번째 키커에 운명을 맡긴다. 고베는 오늘 플레이메이커로 확실한 활약을 보여준 스즈키가 골을 성공시켰다. 대전의 4번째 키커 이여성. 이여성의 킥을 고베 골키퍼가 막아내며 경기는 고베의 4-2 승리로 끝이 나게 된다.

대전은 승부차기경기 끝에 고베에게 패배하였다. 하지만, 대전의 모습은 승리보다는 젊은 선수들에게 더 많은 기회를 준다는 것이 오늘 경기의 포커스였다. 이로써 대전은 올해로 2회째 가진 친선경기에서도 승리를 거두지 못했다.

비록 승부에서는 이기지 못했지만, 오늘의 경기력은 대전의 후반기를 기대하게 한다. 고종수의 의존도가 약해지며, 특유의 길게 찔러주는 패스가 눈에 띄게 줄었고, 짦은 패스의 높은 성공률과 조직적인 움직임이 돋보였다. 시즌 기용도가 적었던 비주전 선수들의 경험도 오늘 경기의 성과다.

승리는 고베가 챙겼지만, 실속은 대전이 더 챙겼다고 볼 수 있는 경기였다. 대전은 다음 주 수요일 전북과 시즌 3번째 대결을 펼친다. 대전은 전북과 2번 만나 모두 승리를 거뒀다. 오늘의 경기력을 다음주에도 기대해본다.



이승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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