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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배구, 일본전 11연패의 사슬을 끊으려면?

기사입력 2008.05.23 09:25 / 기사수정 2008.05.23 09:25

조영준 기자

 [엑스포츠뉴스=조영준 기자] 일본 도쿄 메트로폴리탄체육관에서 벌어지고 있는 2008 베이징올림픽 최종예선전도 이제 중반을 넘어 종반부로 치닫고 있다. 3회 연속 올림픽 진출을 노리고 있는 한국여자배구 대표팀은 23일 저녁 6시 30분, 11연패 중인 일본대표팀과 만나게 된다.

비록 최상의 전력으로 일본을 상대하지 못하는 점은 아쉬운 부분이지만 한일 전인만큼 쉽게 물러설 수 없는 경기임은 분명하다. 그동안 일본에게 지속적으로 연패를 당한 것은 양 팀간의 전력 차에도 있지만 넘어설 수 있는 작은 차이에서 주저앉은 요인에도 이유가 있었다.

김연경과 황연주(이상 흥국생명), 그리고 정대영(GS 칼텍스)이 대표팀에 합류하지 못한 것도 크지만 현재 한국대표팀의 가장 큰 약점은 벤치멤버들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어쩔 수 없이 김민지와 배유나(GS 칼텍스, 사진)에 의존 할 수 없는 한국이 일본과 대등한 경기를 하고 나아가 11연패의 종지부를 찍으려면 우선적으로 다음과 같은 부분에 유념해야 한다.

서브리시브가 무조건 잘돼야 일본과 대등한 경기를 펼칠 수 있다.

한국과 일본이 추구하는 배구는 기본적으로 비슷하다. 그러나 선수 개개인이 지니고 있는 기본기와 팀을 이루는 조직력을 따져보면 이 부분에서 차이가 나타난다. 일본은 이미 아테네올림픽 이후부터 체계적으로 완성된 팀이다. 현재 올림픽 예선전에 참가하고 있는 국가들 중 가장 탄탄한 조직력 배구를 구사하고 있으며 주전 팀원 대부분이 수비에 강한 점이 특징이다.

일본팀은 늘 부랴부랴 대표팀을 소집해 짧은 기간 안에 손발을 맞추고 나오는 한국과는 확연히 다른 팀이다. 특히 한국이 일본과 팽팽한 승부를 하다가도 급격히 무너지는 것은 바로 일본의 서브에 흔들릴 때이다. 일본의 서브 중에서도 구기하라 메구미와 다카하시 미유키 등의 점프 서브는 그리 위력적이지 않지만 세터인 다케시다 요시에와 미들블로커 아라키 에리카의 변화가 심한 목적타 서브에 늘 고전한다.

2006년 세계선수권 대회와 작년 월드컵 대회 때 모두 한국에서 가장 리시브를 잘한다는 리베로 김해란(도로공사)과 남지연(GS 칼텍스), 그리고 일본 팀의 서브 목적타 선수인 한유미가 이 두 선수의 서브에 무너지면서 점수차가 벌어졌다. 이들의 서브가 예리한 것보다 더 큰 문제점은 심리적으로 위축되지 말고 리시브가 좋은 선수들이 협력해 한층 안정되게 김사니(KT&G) 세터의 머리위로 볼을 올려줘야 한국 팀에게 승산이 있다.

빠르고 일본이 예측할 수 없는 세트플레이를 구사해야 공격 성공률이 높아진다. 어정쩡한 페인트와 쳐내기 공격은 최상의 수비조직력을 가진 일본에는 먹히지 않는다.

미들블로커, 이 포지션에서 한국과 일본의 전력차가 월등히 나타난다.

한국여자배구에 있어 늘 아쉬운 포지션이 바로 미들블로커이다. 전 세계적으로 빠른 이동속공을 구사하는 나라들이 대부분인데 한국은 아직도 이 강력한 공격 패턴을 정착하고 있지 못하며 미들블로커들의 스피드가 느려서 빠르게 이동하는 속공 앞에선 속수무책으로 당할 때가 많다.

일본은 결정적인 상황에서 양쪽의 날개공격보단 일본의 미들블로커인 스기야마 사치코와 아라키 에리카를 이용한 빠른 이동속공을 지속적으로 구사했다. 바로 한국의 블로커들이 이 공격에 극히 취약하다는 점을 너무나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이동속공을 막을 수 있는 방법은 레프트에서 블로킹을 담당할 김민지(GS 칼텍스)와 임효숙(도로공사), 그리고 한유미(현대건설) 등이 길목을 잘 차단하고 중앙에 있는 김세영와 양효진(현대건설) 등이 몇 걸음 빨리 이동해 스기야마와 에리카가 좋아하는 대각 루트를 차단하는 것이다.

그리고 블로킹의 움직임과 더불어 한국팀의 수비진들도 이제 일본의 이동 속공이 어떤 패턴으로 들어오는 지를 잘 알고 있을 것이다. 블로킹과 함께 적절히 수비위치를 선정한다면 속수무책으로만 당할 가능성은 작아진다.

또한, 서브의 강도를 높여서 일본이 이동속공을 하는 것을 처음부터 차단해야 한다. 리시브와 수비에서 극강의 실력을 보여주는 일본의 다카하시 미유키와 리베로 사노 유코를 피해 철저하게 라이트 공격수인 기무라 사오리에게로 넣는 것이 가장 일반적이고 방법이다.

어택 커버와 2단 연결에서도 대등한 모습을 보여주자.

한국이 일본의 벽을 넘지 못하는 미세한 벽이 바로 이 부분에서도 존재한다. 리시브의 불안, 일본 미들블로커들의 속공에 속수무책으로 당하는 점, 그리고 배구에서 치고 올라갈 득점 기회를 만드는 어택 커버와 2단 연결에서 한국은 일본에게 뒤져있다.

결정적으로 이길 수 있거나 치고 올라갈 상황을 반드시 살려야 경기에서 승리할 수 있다. 일본은 만능 플레이어인 다카하시 미유키와 세터인 다케시다 요시에, 그리고 리베로 사노 유코가 어택 커버와 2단 연결을 너무나 잘해줘 지금과 같은 조직력을 완성할 수 있었다.

공격이 이루어지고 난 후 그 다음에 연결될 부분에 대해 집중력을 놓치지 않고 어느 상황에서나 분주히 움직일 수 있는 부지런함이 대 일본전에서는 반드시 필요한 부분이다. 좀 더 빨리 어택 커버를 해주고 수비로 걷어올린 볼을 김민지와 배유나에게 안정적으로 올려준다면 한국이 치고 올라갈 기회를 그만큼 많이 생긴다.

그리고 이제 일본에서 원정경기를 하는 것도 선수들에게 익숙해졌을 것이다. 절대 떨거나 긴장하지 말고 일본에 열광적으로 응원하는 팬들에게 절대 주눅이 들지 않는 배짱도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한 것은 일본이 잘하는 팀인 것은 사실이지만 그들을 너무나 크게 보지 말자는 것이다. 이번 예선전에서 갖은 꼼수를 쓰며 일본이 폴란드를 이겼다고는 하지만 일본은 절대 폴란드와 러시아, 그리고 이탈리아 급의 강팀은 아니며 한국이나 태국이 그날 최상의 플레이를 펼치고 리시브와 수비에서 안정적인 모습을 보인다면 충분히 잡을 수 있는 팀이란 것을 잊지 말자.

일본은 대대적인 투자와 지원, 그리고 자국 팬들의 열화와 같은 성원 아래 급부상하고 있는 팀이지만 그만큼 거품도 심한 팀이란 걸 기억하고 강한 자신감을 가지자.

[사진 (C) 한국배구연맹]



조영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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