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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L 뺨친' 대구의 총알들, 호랑이를 쓰러트리다

기사입력 2008.04.07 16:48 / 기사수정 2008.04.07 16:48

이현석 기자

[엑스포츠뉴스=이현석] '안방 불패' 대구FC가 울산현대를 완파했다.

대구는 홈경기 연승에 +1를 보탰고,  울산은 속쓰린 '원정 무승' 징크스에 +1을 기록하는 동시에, 올 시즌 K-리그에서 첫 패배를 당했다.

40초 만에 벼락골 기록한 '장남석'

첫 골은 장남석의 발에서 나왔다. 오른쪽에서 이근호가 올린 크로스를 울산의 골키퍼 최무림이 가랑이 사이로 흘린 것을 침투하던 장남석이 슬라이딩 골을 성공시켰다.

공식적인 기록은 40초, 올 시즌 최단시간 득점기록이 경신되는 순간이었다. 종전 기록은 라돈치치가 기록했던 41초.

2006년 혜성같이 데뷔하여 9골을 기록한 장남석은 부상으로 지난 해엔 단 한 경기도 풀타임으로 뛰지도 못하며 기회를 얻지 못했다. 그런데 1년 6개월여 만에 풀타임을 뛴 경기에서 2골을 기록하면서, 2006년 데뷔할 때의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주었다.

장남석과 문주원의 추가골

장남석의 추가골은 첫 골이 터진 후 35분이 뒤에 나왔다. 페널티 박스 오른쪽에서 에닝뇨가 슛한 것을 최무림이 불안전한 볼처리를 하면서 공이 장남석의 발끝에 떨어졌다. 이것을 장남석이 지체없이 슛으로 연결하였다. 장남석의 발을 떠난 공은 울산의 골망을 다시 한 번 흔들었다. 승부가 대구 쪽으로 기울어 가는 상황이었다.

대구의 3번째 득점은 마치 프리미어리그의 패스워크를 보는 것 같았다.

페널티 박스 왼쪽을 파고들던 진경선에게 이근호가 슛을 하는 척 상대를 속인 후 패스를 하였다. 이 패스를 받은 진경선이 골대를 향해 침투하던 문주원에게 발만 갖다대면 들어가는 크로스를 선사했고, 문주원이 발만 갖다대는 슛으로 울산을 골망을 흔들었다. 대구는 이 완벽한 골로 완전히 승기를 잡았다.

이진호의 만회골

답답한 경기력을 보여주던 울산에도 골은 있었다. 후반 24분 교체투입된 이진호가 우성용이 가슴으로 패스한 공을 달려들며 왼발로 슈팅한 것이 대구의 골망을 흔든 것이었다. 올 시즌 2번째 골을 기록하는 순간이었다. 골을 넣기 직전에도 활발한 플레이를 보여주며 대구의 골대를 맞추기도 한 이진호가 결국은 득점에 성공한 것이었다. 하지만, 아쉽게도 울산이 대구에 패하면서 이진호의 골은 빛을 바랬다. 

화끈한 공격축구를 선보인 대구

3-1이라는 스코어만 봐도 알 수 있듯이, 대구의 공격은 날카롭고 화끈했다. 에닝뇨의 발에서 시작되는 패스는 탄탄하기로 소문난 울산의 수비진을 무력화시키기에 충분했다. 특히 3번째 골 상황에서 나온 패스워크는 '승리할 만 하다'라는 소리가 저절로 나오도록 만들었다.

또, '태양의 아들' 이근호가 울산의 수비진을 휩쓸며 슈팅한 공도 2번이나 골대를 강타했다. 만약 이 2번의 슈팅 중 하나라도 들어갔다면 대구는 대량득점에 성공하였을 것이다. 또한, 평소 공격진에 비해 부실하다고 지적받은 수비진이 유기적인 움직임을 보이면서 우성용, 염기훈 등의 울산 공격수를 꼼짝 못하게 만들면서 울산이 '창'을 쓸 수 없도록 만들었다.

일관적인 전술이 아쉬운 울산

보통 '일관적'이라는 단어는 긍정적인 의미로 쓰인다. 하지만, 축구의 전술적 측면에 있어선 그다지 좋은 뜻을 지닌 단어가 아니다. 이러한 '일관적'이라는 단어를 이날의 울산에서 볼 수 있었다. 울산의 주된 공격패턴은 우성용, 이진호, 페레이라등의 장신 공격수를 이용한 높이 축구였다.

그런데 이러한 공격패턴이 유기적인 움직임을 보여준 대구에게 힘도 제대로 써보지 못하고 패했다. 경기가 풀리지 않으면 공격패턴을 바꿔야 하는 게 당연하다. 그런데 울산의 김정남 감독은 그렇지 못하고, 상대팀의 입장에서 '편한' 전술을 90분 내내 펼쳐보였다.

사실, 경기가 잘 풀리는 날엔 높이를 이용한 축구만큼 무서운 전술이 없다. 그러나 이번 대구와의 경기처럼 상대 수비가 유기적인 플레이로 제공권을 장악하면 힘도 제대로 써보지 못하고 주저앉고 만다.



이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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