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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LB 칼럼] 미국 야구의 유산인 야구장…한국은?

기사입력 2008.04.02 18:04 / 기사수정 2008.04.02 18:04

조영준 기자



[엑스포츠뉴스=조영준 기자] 한국과 일본, 그리고 야구의 본토인 미국에서도 이제 새로운 시즌에 돌입했습니다.

특히 MLB의 경우는 이미 시즌이 시작되기도 전부터 지난해의 최다관중 동원을 올해에 또다시 돌파할 것이라는 기대에 잔뜩 부풀어있습니다.

이러한 기대가 증폭된 것은 바로 정규시즌을 앞두고 플로리다와 애리조나에서 벌어진 시범경기에서만 역대 최다 관중인 369만 2125명의 관중 집계가 이루어졌기 때문입니다. 정규시즌이 아닌 팀별로 전력을 가다듬고 시험해 보는 무대인 시범경기에서 이 정도의 관중을 동원했다는 것은 실로 놀라운 일입니다.

게다가 시즌 개막을 앞둔 3월 29일까지 온라인으로 판매한 예약 티켓은 무려 2000만 장에 이르는 판매 기록을 세웠습니다. 특히 2007시즌 온라인 티켓은 그해 6월에 가서야 1900만 장을 돌파했는데 올 시즌엔 아직 시즌이 개막되지 않은 상태에서 이런 엄청난 티켓 판매가 이루어진 것입니다. 메이저리그팀들의 평균 티켓 가격이 지난 시즌에 비해 10%가 오른 것을 감안한다면 더욱 놀라운 현상입니다.

또한, LA 다저스가 브루클린에서 LA로 연고지를 옮긴 5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열린 보스턴 레드삭스와의 시범경기는 다저스 스타디움이 생기기전 다저스의 홈구장으로 쓰인 LA 메모리얼 컬리시움에서 벌어졌습니다.

84년 LA 올림픽의 주경기장으로 유명한 LA 메모리얼 콜로시움은 총 10만 명의 유료관중을 수용할 수 있는 대형 경기장인데 이번에 50주년 기념행사로 치러진 보스턴 레드삭스와의 시범경기에서는 무려 11만 5300여명의 관중들이 들어와 야구 경기사상 최다관중 동원이라는 신기록을 세우며 기네스북에 올라갔습니다.

이렇게 2008시즌을 앞두고 메이저리그는 흥행 대박의 예감을 곳곳에서 터트리고 있습니다. MLB의 대표적인 타자와 투수인 베리 본즈와 로저 클레멘스, 그리고 수많은 스타가 약물 스캔들과 관련된 증거자료인 ‘미첼 보고서’ 파동으로 MLB는 1994년 파업사태 이후 또다시 위기에 몰리는 듯했으나 이렇게 메이저리그 사무국의 치열한 마케팅 방식과 구단들의 노력에 힘입어 위기를 모면해갔습니다.

메이저리그는 94년 파업 이후 많은 팬에게 외면을 당하며 미국 최고 인기 스포츠인 NFL(북미미식축구리그)은 몰론, 미국 프로농구인 NBA에게조차 밀리는 양상을 보였습니다.

MLB의 부활, 야구장이 있었다

그러나 마크 멕과이어와 세미 소사의 홈런 레이스로 다시 흥행의 불꽃을 지핀 MLB는 2000년대에 들어서며 흥행의 규모가 점차 성장해 가더니 2000년대 중반부터 매해 증가하는 관중 동원과 흥행수입의 신기록으로 NFL에 이은 최고의 흥행스포츠로서 다시 자리를 잡아가고 있습니다.

메이저리그 사무국의 버드 셀릭 커미셔너는 MLB의 이러한 흥행의 요인에 대해 각 구단들이 새롭게 개장한 야구장이 흥행의 큰 요소로 작용했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이번시즌 개막전 경기 중에서 내셔널리그 동부지구 팀인 워싱턴 내셔널스와 애틀란타 브레이브스의 경기는 많은 관심을 모았습니다. 이 경기가 내셔널스의 새로운 구장인 내셔널파크 의 개장 경기였기 때문입니다.

6억 1100만 달러(6100억원)를 들여 준공한 내셔널파크는 현재 미국 야구팬들과 구단들이 선호하는 오래된 전통과 현대적인 느낌이 고루 갖춰진 산뜻한 느낌을 가진 야구장이었습니다. 개장 기념으로 관중석을 가득 매운 4만 여명의 팬들은 야구란 스포츠를 즐김과 동시에 이렇게 운치 좋은 야구장을 몸소 체험해 보는 것으로 두 배의 기쁨을 느꼈을 것입니다.

현재 메이저리그팀들은 하나같이 구장들을 새롭게 단장하면서 홈팬들의 발길을 야구장으로 향하게 하여가고 있습니다. 단지 야구경기만보고 응원만하는 야구장은 미국에서는 더 이상 찾아볼 수 없습니다.

각 지역의 특색과 도시의 특성이 묻어있는 야구장들은 그 고장의 특유의 먹을거리를 맛볼 수 있는 공간입니다. 그리고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미국의 야구답게 이젠 전설이 된 프랜차이즈 선수들과 구단의 전통을 기념할 수 있는 공간이 존재해, 진정한 야구의 역사를 몸소 체험할 수 있습니다.

또한, 곳곳에서 직접 타격과 피칭을 해볼 수 있는 공간도 대부분의 구장에 존재하고 있습니다. 직접 관전하는 것만이 아닌 직접 투구와 피칭도 즐겨보는 것은 야구에 보다 친숙해져 가는 경험을 제공해줍니다. 여기에 각 구장들은 도시의 운치와 경관을 제대로 살리게 하여서 그 도시의 관광지로도 유명합니다. 특히 피츠버그 파라이어츠의 홈구장인 PNC 파크와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AT&T 파크는 강변과 항만을 끼고 만들어진 야구장의 절경 때문에 감탄이 나올 만큼 아름다운 구장으로 정평이 나있습니다.

최고의 여가 공간, 야구장

이렇게 단지 야구 경기뿐만이 아니라 먹을거리와 볼거리, 그리고 즐길 거리가 산재한 미국의 야구장들은 가족들과 친구들이 함께할 수 있는 최고의 여가 공간으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단지 야구팬들뿐만이 아닌 그 지역에 거주하는 사람들을 위한 여가공간의 역할을 하기 때문에 사람들이 끊이지 않고 몰려드는 것입니다.

또한, 발길이 자주 야구장으로 향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새로운 야구팬들도 증가하게 되었습니다. 미국의 쾌적하고 웅장한 야구장들이 알려주는 교훈은 단지 승부에 연연하는 야구 경기에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바로 야구를 통해서 가족들과 여러 세대가 함께 소통할 수 있고 공유할 수 있는 가장 원만한 공간으로 자리매김했다는 것입니다. 워낙 미국인들이 야구장 방문을 일상생활로 여기고 있다고는 하지만 이런 쾌적하고 산뜻한 야구장이 존재하지 않았더라면 결코 지금과 같은 관중 동원 기록은 세워지지 않았을 것입니다.

특히 뉴욕의 두 명문 구단인 양키스와 메츠는 내년부터 쓸 새로운 구장 개장식을 앞두고 있습니다. 벌써 야구팬들의 관심을 한데 모으고 있는 뉴 양키스타디움과 메츠가 쓰게 될 시티 필드는 뉴요커들의 가슴을 설레게 하고 있습니다.

거기에 비해 한국 프로야구에서 제8구단으로 이번 시즌에 새롭게 목동 구장에서 경기를 하는 우리 히어로스의 홈구장은 프로팀의 구장이라곤 여러모로 미진해 보입니다. 비록 짧은 기간 안에 필드를 새롭게 꾸미고 기자석과 벤치를 단장시켰다고 하지만 팬들을 위한 여가의 공간이 터무니없이 부족했다는 점은 많은 점을 시사하고 있습니다.

물론 한국프로야구는 미국과 일본 프로야구에 비교할 수 없는 여건을 가진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미국과 일본같이 초현대식의 야구장을 빠른 기간 안에 갖출 수 없다 하더라도 지금 각 구장들이 가지고 있는 열악한 환경은 최대한 개선되어야 팬들이 더욱 구장을 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

[사진=LA 다저스의 다저스타티음 (C) losangeles.dodgers.mlb.com]



조영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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