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8.04.02 09:04 / 기사수정 2008.04.02 09:04
[엑스포츠뉴스=이상규 기자] '레알 마드리드를 누른 팀을 이기면 챔피언스리그 우승?'
2002/03시즌 이후 UEFA 챔피언스리그에서 우승했던 팀들의 공통점은 이러한 '레알 징크스'와 연관 깊다. 물론 보통 징크스는 '불길한 일이나 재수 없는 일'을 말하지만 최근 유럽을 제패했던 우승팀들은 나란히 레알 마드리드를 제물 삼아 '징크스의 긍정적' 효과를 누렸다.
2일 새벽 로마 올림피코 스타디움에서 열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와 AS로마의 챔피언스리그 8강 1차전은 '레알 징크스'의 향방이 가려지는 중요한 경기였다. 9시즌 만에 유럽 정상 등극을 꿈꾸는 맨유는 로마를 2-0으로 제치고 우승 달성에 한 걸음 더 다가섰다. 특히 로마는 16강에서 레알 마드리드를 꺾은 팀이어서 맨유가 '레알 징크스' 효과를 보며 올 시즌 챔피언스리그에서 우승할 확률이 커졌다.
다섯 시즌 동안 이어진 '레알 징크스'는 2002/03시즌부터 시작됐다.
유벤투스는 4강에서 레알 마드리드를 꺾고 결승에 진출했으나 '이탈리아 라이벌' AC밀란이 유벤투스를 꺾으면서 '레알 징크스'의 효과를 본 첫 번째 우승팀이 됐다. 특히 파벨 네드베드는 레알 마드리드와의 4강전에서 옐로우 카드를 받자 그동안의 경고 누적으로 결승전에 뛰지 못해 울부짖는 모습을 보이며 지구촌 축구팬들을 안타깝게 했다.
2003/04시즌에는 '돌풍의 팀' AS 모나코가 8강에서 레알 마드리드를 꺾는 파란을 일으켰지만 결승전에서 FC 포르투에 덜미를 잡혔다. AS 모나코 공격수였던 페르난도 모리엔테스는 1, 2차전에서 한 골씩 터뜨려 레알 마드리드에서 임대 신분으로 쫓겨난 한풀이를 제대로 했다. 호나우두를 중용하기 위해 그를 다른 팀으로 보냈던 레알 마드리드가 5시즌 연속 이어진 '레알 징크스'를 키우는 독을 범한 셈.
한 시즌 뒤에 우승했던 리버풀은 16강에서 레알 마드리드를 이긴 유벤투스를 8강에서 물리쳐 유럽 제패의 기틀을 마련했다. 리버풀은 유벤투스와의 8강 1차전에서 2-1로 승리했으나 원정 2차전에서 상대팀의 거센 공격과 '에이스' 스티븐 제라드의 결장에 직면한 어려움을 겪었다. 그러나 똘똘 뭉친 수비 조직력으로 유벤투스의 공세를 몸을 날려 저지해 0-0의 값진 무승부를 거두고 다음 토너먼트에 진출했다.
이듬해 시즌인 2005/06시즌에는 FC 바르셀로나가 16강에서 레알 마드리드를 제압했던 아스날을 결승전에서 2-1로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당시 결승 전반전에서는 아스날 골키퍼 옌스 레만이 상대팀 공격수 사무엘 에투와의 1-1 상황에서 그의 다리를 걸어 넘어뜨려 퇴장당해 바르셀로나에 '레알 징크스' 우승 효과를 얹어주는 결정적인 실수를 범했다.
2006/07시즌 우승팀인 AC밀란은 16강에서 레알 마드리드를 꺾은 바이에른 뮌헨을 8강에서 제압했다. 당시 8강 1차전에서 2-2로 비겼던 AC 밀란은 2차전 뮌헨 원정에서 클라렌스 시도르프와 필리포 인자기의 골로 2-0의 승리를 거두며 5시즌 연속 '레알 징크스'를 이어가며 우승의 쾌거를 이뤘다.
'레알 징크스'가 성립된 주 원인은 챔피언스리그 최다 우승 횟수(9회)를 자랑하는 레알 마드리드가 아홉 수 저주에 걸렸기 때문. 레알 마드리드는 2001/02시즌 챔피언스리그 우승 이후 6시즌 동안 고배를 마셨으며 최근 4시즌 연속 16강에서 패해 대회 우승팀들의 징크스 제물이 되는 굴욕(?)을 맛봤다.
따라서, 올 시즌에는 16강에서 레알 마드리드를 물리친 AS로마와 8강 1차전서 만나 2-0으로 물리친 맨유의 우승 가능성이 커졌다. 홈경기인 8강 2차전을 남긴 맨유는 지난해 로마와의 홈 경기에서 7-1로 승리한 바 있어 올 시즌 최고의 목표였던 챔피언스리그 우승에 강한 자신감을 가지게 됐다.
[사진=AS로마전 승리 소식을 실은 맨유 홈페이지 (C) Manut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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