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류민규 기자] 숨 가쁘게 달려온 2016/2017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가 박싱데이 3연전을 끝으로 반환점을 돌았다. 모든 팀들의 맞대결이 이뤄진 시점. 전반기가 마무리된 현재 순위표에서도 대강의 윤곽이 잡혔다. 앞으로 우승컵과 유럽대회 진출권을 두고 혈투를 벌일 상위권, 강등과 잔류 사이에서 생존 경쟁을 펼칠 하위권을 최근 성적에 비추어 살펴봤다.
▲ 레스터 시티 - 15위 (5승 6무 9패 승점 21점)
최근 5경기 성적 – 1승 2무 2패
'디펜딩 챔피언' 레스터 시티가 한 시즌 만에 강등 위기를 걱정해야하는 상황에 놓였다. 리그 20라운드까지 레스터는 단 승점 21점에 그치고 있다. 이러한 레스터의 부진은 시즌 초반부터 계속돼왔다. 개막전에서 승격팀 헐 시티에 패한 레스터는 10라운드 이후로는 5경기 연속 무승까지 기록하며 쉽사리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레스터는 공수 모두에서 지난 시즌과는 달리 삐걱되는 모습을 보였다. 레스터 부진의 중심에는 지난 시즌 맹활약을 보여준 끝에 첼시로 이적한 은골로 캉테의 부재와 공격진들의 아쉬운 활약이 이유였다.
최근 다섯 경기에서 레스터는 1승 2무 2패를 기록하며 만족스럽지 못한 성적을 거뒀다. 특히 간판 공격수 제이미 바디는 지난 17라운드 스토크 시티전에서 퇴장까지 당하며 최근 세 경기에서 결장했다. 지난 15라운드 맨체스터 시티전에서 해트트릭을 기록하며 부활의 징조를 알린 바디는 퇴장 징계로 그 흐름이 끊겼다. 이후 레스터는 박싱데이 기간에 1승 1무 1패를 기록하며 아쉬움을 삼켰다.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레스터는 이제 영입을 통해 돌파구를 마련하려 한다. 레스터는 지속적으로 문제 재기되던 캉테의 빈 자리를 매우기 위해 KRC 헹크에서 윌프레드 은디디(20)를 영입했다. 은디디는 어린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이번 시즌 벨기에 주필러 리그에서 주전으로 활약하며 유럽 무대에서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레스터는 1500만 파운드(약 222억 원)라는 거액으로 은디디를 영입했다. 은디디가 팀의 어려운 상황에서 구세주가 되기를 내심 바라는 눈치다.
▲ 미들즈브러 - 16위 (4승 7무 9패 승점 19점)
최근 5경기 성적 – 1승 1무 3패
8년 만에 프리미어리그로 복귀한 미들즈브러의 현재 사정은 그리 녹록치 않아 보인다. 현재 미들즈브러는 승점 19점을 기록하며 16위에 있다. 강등권인 18위와는 승점 4점 차다. 미들즈브러의 초반 시작은 나쁘지 않았다. 미들즈브러는 개막전 포함 세 경기에 1승 2무를 기록하며 무패행진을 달렸다. 하지만, 미들즈브러는 4라운드를 시작으로 8경기 동안 연속 무승에 빠지며 부진에 시달렸다. 이후 미들즈브러는 들쭉날쭉한 경기력을 보이며 좀처럼 상승세를 타지 못했고, 계속해서 하위권을 전전했다.
최근 다섯 경기에서 미들즈브러는 1승 1무 3패를 기록했다. 1승은 강등권에 머물며 극심한 부진에 빠져있는 스완지와의 경기였다. 미들즈브러가 향후 좋은 성적을 기대하려면 우선 공격력 강화가 최우선으로 보인다. 현재 미들즈브러는 17골로 헐 시티와 함께 최소 득점을 기록하고 있다. 시즌 전 기대감을 갖고 영입한 알바로 네그레도와 빅터 피셔가 만족할만한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미들즈브러는 겨울 이적시장을 통해 애스턴 빌라에서 뛰고 있던 루디 게스테드를 영입해 공격력을 보강했다. 미들즈브러는 현재까지 22실점을 기록하며 실점에서 상위권을 기록하고 있지만 빈곤한 득점으로 인해 좀처럼 올라서지 못하고 있다. 강등권을 벗어나기 위해서는 수비를 받쳐줄 만큼의 공격력이 살아나야한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 크리스탈 팰리스 - 17위 (4승 4무 12패 승점 16점)
최근 5경기 성적 – 1무 4패
이청용의 소속팀 크리스탈 팰리스가 감독 교체까지 시행하며 상황을 바꿔보려 하지만 좀처럼 위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현재 팰리스의 승점은 16점, 18위 강등권과는 단 1점 차이이며 꼴찌와는 3점 차를 기록하고 있다. 팰리스의 시즌 초반은 그리 나쁘지만은 않았다. 1, 2라운드를 연패하기도 했지만 이후 7라운드까지 3승 2무를 기록했다. 따라서 당시 감독이었던 앨런 파듀는 지난해 9월의 감독상 후보에 오르기도 했다. 하지만 8라운드부터 꼬이기 시작했다. 팰리스는 8라운드 패배를 시작으로 13라운드까지 6연패를 기록하며 극심한 부진에 빠지게 됐고, 이후에도 팰리스는 반등에 실패하는 모습을 보였다. 결국 팰리스는 박싱데이를 앞두고 파듀 감독을 경질했고 샘 앨러다이스를 새로운 감독으로 선임한다.
팰리스는 앨러다이스를 새로운 사령탑으로 내세웠지만 아직까지는 신통치는 않은 기록을 보이고 있다. 팰리스는 최근 다섯 경기에서 1무 4패를 기록했다. 앨러다이스가 지휘봉을 잡은 18라운드 왓포드전부터 20라운드까지는 1무 2패를 거두며 1승을 챙기지 못했다. 새로운 감독이 부임했지만 아직까지 팰리스는 경기력과 함께 침체되있는 팀의 분위기를 수습하지 못한 모습이었다. 따라서 팰리스가 시즌 도중 부진한 팀을 맡아 소방수 역할을 했던 앨러다이스의 능력에 기댈 수 밖에 없는 이유다.
▲ 선덜랜드 - 18위 (4승 3무 13패 승점 15점)
최근 5경기 성적 – 1승 1무 3패
선덜랜드는 이번 시즌을 앞두고 데이비드 모예스 감독을 새로운 사령탑으로 앉히며 도약을 노렸지만 시즌 중반까지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하며 강등권에 있다. 선댈랜드는 현재 승점 15점으로 18위에 위치하며 강등권에 놓여있다. 초반부터 위기에 놓여있었다. 1라운드 패배를 시작으로 10라운드까지 선덜랜드는 단 1승도 기록하지 못했고, 최하위에 머무는 날이 많아졌다. 따라서 선덜랜드의 모예스 감독은 시즌 중간에 경질 위기에 놓이기도 했다. 위기에 놓인 모예스는 11월에 2승 1패를 거두며 당장의 급한 불을 껐지만, 시즌 중반이 지나간 현재까지 강등권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최근 다섯 경기에서 1승 1무 3패를 기록한 선덜랜드는 지난 20라운드서 2위 리버풀에 무승부를 거두며 리버풀의 발목을 잡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현재 선덜랜드가 해결해야 할 문제는 산더미다. 우선 저메인 데포 이외에 공격진들의 부재가 눈에 띈다. 현재 19득점을 기록한 선덜랜드는 사우샘프턴과 함께 득점 기록에서 공동 18위를 기록하고 있다. 특히 득점의 대부분을 베테랑 데포(11골)에게 의존하고 있다. 만약 데포가 빠진다면 그야말로 총체적 난국이 되는 셈이다. 따라서 선덜랜드는 겨울 이적 시장에서 웨스트햄 유나이티드의 '데포 구애'를 적극적으로 막아서기도 했다. 또 공격뿐만 아니라 불안한 수비진 역시 선덜랜드가 해결할 과제임에는 분명하다.
▲ 스완지 시티 - 19위 (4승 3무 13패 승점 15점)
최근 5경기 성적 – 1승 4패
기성용의 소속팀 스완지는 2011/2012시즌 승격 이후로 최대의 위기를 맞고 있다. 스완지는 시즌 중반이 흘러가는 시점에서 승점 15점을 기록하며 19위에 머물고 있다. 최하위 헐 시티와는 승점 2점 차이며 잔류권인 17위와는 1점 차를 기록하고 있다. 스완지 역시 시즌 초반부터 극심한 부진에 빠지게 된다. 2라운드 패배를 시작으로 12라운드까지 무려 11경기 동안 무승에 빠지게 된다. 결국 이번 시즌 초반에 지난 시즌 스완지를 강등 위기에서 구했던 프란시스코 귀돌린을 경질하고 밥 브래들리를 선임한다. 하지만 브래들리 역시 스완지를 반등시키는데 역부족한 모습을 보였고 18라운드 웨스트햄전을 마지막으로 약 2개월여 만에 스완지 감독직에서 물러난다.
스완지는 지난 20라운드 팰리스전을 앞두고 폴 클레멘트를 새로운 감독으로 선임했고, 팰리스와 승점 6점짜리 경기서 승리를 거두며 급한 불은 껐다. 하지만 이전까지 4연패를 당하고 있었던 스완지였기에 클레멘트 감독의 어깨가 무겁다. 다행히 부임 첫 경기서 승리를 통해 팀의 분위기를 추슬렀다는 점은 긍정적인 효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대한민국 국가대표팀 주장인 기성용이 속해 있는 팀이기에 클레멘트 체제에서 스완지가 반등할 수 있을지 국내 축구팬들의 관심이 쏠릴 수 밖에 없다.
▲ 헐 시티 - 20위 (3승 4무 13패 승점 13점)
최근 5경기 성적 – 1무 4패
2014/2015 시즌 강등 이후 지난 시즌 플레이오프를 통해 1시즌 만에 프리미어리그로 복귀한 헐 시티는 다시 강등을 걱정해야 할 처지에 놓여있다. 헐 시티는 현재 13점을 기록하며 최하위를 기록하고 있다. 이번 시즌 초반 헐 시티의 기세는 예사롭지 않았다. 개막전에서 디펜딩 챔피언 레스터를 꺾은 헐 시티는 지난해 8월에 2승 1패를 거두며 선전했고, 당시 감독 대행이었던 마이크 펠란은 프리미어리그 8월의 감독상을 받기도 했다. 이후 펠란 감독은 헐 시티와 정식 감독 계약까지 하게 된다. 하지만, 헐 시티는 9월부터 내리막을 걷기 시작한다. 헐 시티는 3라운드부터 20라운드까지 단 1승만 거두며 극심한 부진에 빠지게 된다. 이러한 부진에는 주요 선수들의 부상이 맞물렸다.
최하위를 기록하며 시즌 중반을 마무리한 헐 시티는 결국 결단을 내린다. 지난 4일 헐 시티는 펠란 감독과 결별했고, 그리스 명문 구단 올림피아코스를 리그 우승으로 이끈 마르코 실바를 새로운 사령탑으로 선임했다. 이제 공은 실바 감독에게로 넘겨졌다. 좀처럼 승리를 거두지 못한 탓에 헐 시티의 선수단의 사기는 어느때보다 떨어져 있다. 우선 실바 감독으로서는 하락한 사기를 높이는 것이 최우선 과제로 여겨질 것이다. 따라서 다음 라운드 홈에서 열리는 본머스전을 통해 리그 데뷔전을 갖는 실바 감독은 이 경기가 중요한 분수령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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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민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