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0-04 1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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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의 부상으로 보는 '포수의 중요성'

기사입력 2008.03.06 16:17 / 기사수정 2008.03.06 16:17

박현철 기자

포수라는 포지션에 붙는 수식어 중 가장 많이 쓰이는 단어는 바로 '안방마님'이다. 마운드의 투수가 흔들릴 때 '어머니'처럼 다독여 주는 1차적인 역할은 바로 포수가 맡는다. '사고뭉치 아들'같은 투수가 어이없는 공을 던지면 포수는 몸을 던진 블로킹으로 팀의 위기를 막아낸다.

이승엽(32)의 소속팀인 요미우리 자이언츠는 주전 포수 아베 신노스케(29. 사진)의 정강이 타박상으로 비상이 걸린 상태다. 단순한 타박상으로 예상했으나 개막 엔트리 합류가 불투명한 정도로 가볍지 않은 부상이다. 요미우리는 아베가 빠지면 그의 역할을 수행할 '제 2의 안방마님 자원'이 다른 팀에 비해 부족하기 때문에 대체자를 찾는 데 골머리를 앓고 있다.

머릿 수가 모자란 것은 아니다. 2000년 요미우리의 일본 시리즈 우승 때 주전 포수로 활약한 무라타 요시노리(34)도 있고 가토 켄(27), 사네마쓰 가츠나리(27), 호시 타카노리(26) 등도 있다. 그러나 아베의 공백을 잘 메울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아베에게 마스크를 내준 지 7년이나 지난 무라타는 최근 2년 간 1군 출장 횟수가 7경기에 불과하다. 경기 감각이 떨어진 것은 당연하다. 또한, 일부 요미우리 팬들은 "무라타는 송구가 약해 상대 팀 주자들에게 농락당할 가능성이 크다."라는 이유를 들었다.

한 요미우리 팬은 '사네마쓰 기용'에 대해 질문하자, '오카지마 히데키(33. 현 보스턴 레드삭스)의 악몽'라는 표현을 쓰며 강한 반대 의견을 표시했다. 사네마쓰는 2006년 3월 오카지마를 홋카이도 니혼햄 파이터스로 보내며 데려온 포수 유망주였지만 오히려 공,수 양면에서 기량이 쇠퇴하는 모습을 보여 '오카지마의 악몽'라는 별명이 붙었다.

가장 유력한 대안으로 떠오르는 선수는 가토다. 그나마 후보들 중에는 제일 낫다는 평을 듣고 있지만 팬들의 평가는 냉정하다. 주전 포수 아베는 투수 리드보다 타선에서의 파괴력으로 팀을 이끌었던 선수이기 때문. 아베는 지난 시즌 .275 33홈런 101타점으로 '홈런 치는 안방마님'의 위력을 유감없이 보여 주었다.

반면, 가토는 이스턴리그(2군) 9시즌 동안 통산 .258 20홈런 81타점에 그쳤다. 투수리드에서는 가능성을 인정 받았지만 방망이가 문제다. 게다가 가토 또한 어깨 골절상이 완전히 낫지 않은 상태라 믿고 맡기기는 어렵다. 이로 인해 시즌 개막 전 요코하마 베이스타스의 주전 포수 아이카와 료지(32)를 트레이드 해오는 가능성도 제기 되고 있다.

그러나 일본도 다른 리그처럼 포수 자원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상태다. 자기 집의 주춧돌을 빼줄 만큼 간이 큰 구단은 없다. 특히, 요코하마는 2001년 주전 포수 타니시게 모토노부(37. 주니치 드래곤스)를 주니치에 보냈다가 수년 간 '암흑기'를 맞이했던 팀이다. 요코하마와의 트레이드 가능성은 0%에 가깝다.

최근 야구 유망주들은 포수 포지션을 기피하고 있다. 경기 중 항상 앉았다 일어서야 하고 의도하지 않은 코스의 빠른 공을 몸을 던져 막아내야 하며 내야 땅볼 때는 악송구를 잡기 위해 1루수 뒤로 뛰어들어 가야 한다. 보이지 않는 가치가 엄청난 포수 자리지만 그에 대한 특혜는 빈약해 포수는 야구계의 '3D 업종'과도 같다.

갈 수록 포수 지원자는 줄어드는 데 쓸만한 포수도 찾아보기 힘든 현실. 요미우리는 이 고난을 벌써부터 겪고 있다.

<사진=요미우리 자이언츠>



박현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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