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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팀 타선, 장지치아의 실투를 노려라

기사입력 2008.02.28 16:43 / 기사수정 2008.02.28 16:43

박현철 기자

대만 야구 올림픽 대표팀 투수 장지치아(장지가, 사진, 28)의 '이승엽(32. 요미우리 자이언츠) 관련 발언'이 눈길을 끈다.

장지치아는 지난 27일 한 대만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2004년 이승엽과 8번 정도 상대해 홈런 두 개를 허용했지만 전반적으로 내 공을 잘 공략하지 못했다는 생각이다. 이번 올림픽 최종예선에서도 좋은 결과를 얻고 싶다."라고 밝혔다. 

장지치아는 2001년 대만에서 열린 야구 월드컵에서 일본에 완봉승을 거둔 후 '10년 계약'을 맺고 세이부 라이온스에 입단한 '해외파'출신이다. 1군에서의 성적은 3시즌 동안 26승 19패 1세이브 평균 자책점 3.81로 나쁘지 않다. 그러나 어깨 부상과 몸 관리 실패로 인해 두 시즌을 연속으로 날려버렸고 2006' 시즌 후 방출된 선수다.

세이부 시절 건강한 장지치아는 최고 150km/h에 달하는 직구 볼 끝이 좋고 커브와 체인지업의 조합이 좋은 선수였다. 특히, 장지치아의 체인지업은 일본에서도 대단한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제구력에 약점이 있어 가운데로 몰리는 공이 많았으며 상대에게 내준 사사구도 많았다.(387이닝 동안 167개의 사사구 허용)

3년 간 7경기를 완투하고 어깨 부상이 찾아온 것도 스트라이크 존을 벗어나는 볼이 많아 다른 투수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투구 수가 많아진 데에 있었다. 2002년 시즌 10승을 거두고 '금의환향'해 잦은 방송 출연에 음반 발매까지 단행하는 등 비시즌 개인 몸관리도 다소 소홀했던 경향이 있었다.

대만 내에서 장지치아는 '게으른 천재'라는 이미지를 갖고 있다. 어린 시절 아버지의 지도 아래 엄격한 훈련을 받았고 야구에 대한 재능이 천부적이라는 평가를 받았지만 프로에 들어와서는 자신의 성적에 대해 과대평가하며 훈련을 게을리 했다는 것이 중론이다.

지난 2007년 12월까지 대만 대표팀의 지휘봉을 잡았던 세이부 출신 대선배인 궈타이위안(곽태원, 46)은 대표팀을 지도하는 동시에 장지치아의 부활을 도왔다. 덕분에 장지치아는 지난 시즌 어느 팀에서도 뛰지 않았지만 선수 생명은 겨우 유지할 수 있었다.

어떻게 보면 그저 '조로(早老)한 천재'로도 볼 수 있지만 무시할 수는 없는 존재다. 결코 실력이 만만치 않은 일본 퍼시픽리그에서 한 시즌 10승을 거두었던 투수고 직구 후 이어지는 체인지업의 조합은 상대 타자들의 혀를 내두르게 했다.

2004년 9월 21일 세이부 돔(현 굿윌 돔)에서 벌어졌던 지바 롯데 마린스와 세이부 전의 기억을 이승엽에게서 듣는다면 장지치아의 공략법은 쉽게 나올 수 있다. 이승엽은 당시 장지치아의 한 가운데로 몰린 직구(138km/h), 즉 실투를 노려쳐 베니 아그바야니-맷 프랑코에 이어 '3타자 연속 홈런'의 기록을 세웠다.

장지치아는 1년을 쉬었으나 아직도 인기를 모으고 있는 대만의 '야구 스타'중 한 명이다. 장지치아의 발언은 '상위 리그'를 거친 경험자가 기죽지 않기 위해 앞장서 기세를 올린 발언이기도 하다. 그러나 장지치아가 자신의 발언을 현실화 하기에는 전성 시절에 비해 그의 직구 구위가 턱없이 모자라다. 

직구 구위가 완벽하게 올라오지 않아 장지치아가 한국과의 경기에 등판할 수 있을지의 여부도 미지수다. 그러나 현재 대만 대표팀에서 체인지업을 장지치아 만큼 확실하게 구사하는 투수는 없다. 선발이 아닌 계투로 등판 할 가능성은 충분하다.

아무리 좋은 변화구를 갖췄어도 직구 구위가 따라주지 못하면 변화구도 빛을 잃는다. 여기에 제구력도 기대에 못 미치면 상대 타자들은 공략하기가 더욱 쉬워진다. 장지치아는 한국과의 경기에서 자신이 공언한 대로 '기쁨의 눈물'을 흘릴 것인가, 아니면 반대로 '굴욕의 눈물'을 흘리게 될 것인가?

<사진=세이부 라이온스>



박현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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