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2-01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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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P인터뷰②] 박정민 "무대서 쓰러져도 여한 없을 만큼 행복해요"

기사입력 2016.12.19 09:31 / 기사수정 2016.12.19 09:25


[엑스포츠뉴스 김현정 기자] (인터뷰①에 이어) 빠르게 영글었다. 독립영화계에서 눈도장을 찍었고 다양한 작품을 오가며 연기 ‘잠재력’을 터트렸다. 차곡차곡 쌓아온 연기 경험은 영화 ‘동주’에서 환하게 빛을 냈다. 각종 시상식에서 신인상을 휩쓸기도 했다. 앞으로가 기대되는 배우로 성장했다. 

그런 그가 연극 ‘로미오와 줄리엣’을 통해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2년 만에 무대에 올라 좌절과 한계, 보람을 동시에 느끼고 있단다.

“무대 경력이 많은 건 아니지만 그 전에는 안 무서웠거든요. 관객 분들이 바로 앞에 있어도 안 무서웠는데 처음으로 무서워졌어요. 일종의 책임감 때문일 수도 있겠고 어느 면에서는 자신감이 없어서 일수도 있죠. 첫 공날 벽 뒤에서 문이 열리기 기다리는데 심장이 떨리고 긴장되더라고요. 빨간 조명을 받은 400명의 관객이 보이는데 너무 무섭더라고요. 큰일이다 생각했어요.” 

박정민은 “매회 공연이 끝나면 좌절의 강도에 따라 근영이와 더 좌절한 사람이 덜 좌절한 사람을 격려해준다”며 웃었다. 매일이 부담의 연속이지만, 그럼에도 무대에 서는 순간이 행복하단다. 

“연극을 한 편 더 할 때가 된 것 같아서 덥석 잡은 작품이에요. 연습할 때는 많이 힘들고 좌절했어요. 하지만 결국 내가 하고 싶어서 하는 거니 너무 힘들어할 필요가 없더라고요. 내가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보여드리는 게 당연해요. 더 좋은 걸 보여드리려는 과정이죠. 못한다고 두드려 맞는 건 어쩔 수 없겠지만 굳이 스트레스 받긴 싫다는 생각도 들었어요 매일 밤 저녁 공연이 끝나면 좌절하지만, 그래도 재밌고 행복하게 하고 있다는 걸 느껴요. 1, 2년 후에 또 무대에 서고 싶어질 것 같아요.” 

고민과 좌절 자체가 행복이다. 이 또한 필요한 과정이라고 여기며 발전하겠다는 각오다. 

“이 정도로 좌절하고 치열하게 한 적이 별로 없는 것 같아요. 좋은 배우가 되려고 계속 노력하는 과정인데, 어찌 보면 실패라고 할 수도 있죠. 실패에서 성공으로 가는 과정 자체가 어찌 보면 필요한 과정이에요. 이 정도 고민은 당연히 해야 하는 거로 생각해요. 연기하면서 어떨 때는 해피하고, 어떨 때는 용납이 안 되는 공연이어서 총알을 다 맞느라 힘든데 그래도 재밌어요. 최선을 다해서 무대에서 쓰러져도 여한이 없을 정도로 행복해요. 또 당연히 돈을 내고 오는 모든 관객에 좋은 공연을 보여드리고 싶어요.” 

다행히 상대 역 줄리엣을 연기하는 동갑내기 배우 문근영과 서로 의지하고 있다. 무대에 있는 순간만큼은 온전히 로미오와 줄리엣이 되기로 했다.

“연습을 반복하다 보니 사랑에 익숙한 서른 살처럼 보이더라고요. 근영이와 공연 전에 항상 새롭게 하자고 다짐해요. 파티 장면에서 근영이가 제게 순간적으로 작은 눈웃음을 칠 때가 있어요. 너무 예뻐요. 그런 마음으로 발코니 신까지 가요.(웃음) 자신의 가장 예쁜 부분을 보여주는 근영이가 고마워요.”
 
나이는 같지만 데뷔 18년 차 배우인 문근영에게 얻는 것이 많다. 연기하면서 놓치고 있던 것을 깨달게 해줬다.  

“근영이가 저보다 순간적인 집중력이나 감정이 좋아요. 감정적인 면이 좋은 배우여서 연습 초반에 치고 나가더라고요. 저는 20%인데 벌써 줄리엣의 80%를 만들어가는 느낌이었죠. 제 대본을 본 근영이가 ‘네가 생각하는 로미오의 마음을 대본에 적어봐’라고 말한 적 있어요. 저는 대사와 말에 치여서 어떻게 해나가야 하는지만 깨알같이 가득 적었거든요.
 
근영이가 말해준 다음 날부터 감정이 탁 나왔어요. 줄리엣으로서 로미오에 보내는 편지도 톡으로 보내줬는데 너무 고마웠어요. 역시 17년 차 선배님은 다르더라고요.” (인터뷰③에서 계속)

khj3330@xportsnews.com / 사진 = 엑스포츠뉴스DB, 샘컴퍼니

[XP인터뷰①] 박정민, 그가 만드는 새로운 '로미오'
[XP인터뷰③] 활짝 핀 박정민 "연기 반대한 부모님도 이젠 좋아하셔"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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