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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증 푼 조광래 사장, 이제는 '클래식 어울림' 숙제

기사입력 2016.10.31 02:33

조용운 기자


[엑스포츠뉴스 대구, 조용운 기자] 명지도자에서 행정가로 변한 조광래 대구FC 사장이 첫 성과를 냈다. K리그 챌린지(2부리그)로 내려간 후 그토록 갈망하던 K리그 클래식(1부리그) 승격에 성공했다. 

대구는 30일 열린 현대오일뱅크 K리그 챌린지 2016 최종전에서 대전 시티즌을 1-0으로 꺾고 승점 70점을 획득해 2위로 시즌을 마무리했다. 비록 우승은 안산 무궁화에 내준 대구지만 안산이 연고지 이전으로 클래식 승격이 좌절됨에 따라 대구가 승격 티켓을 거머쥐었다. 2013년 강등의 아픔을 겪은 뒤 4년 만에 클래식으로 복귀하게 됐다.

챌린지로 내려온 대구는 승격을 최우선으로 삼았다. 2014년 9월 국가대표팀 사령탑을 지냈던 조광래 감독을 사장으로 선임하는 파격을 통해 클래식을 향한 속도를 냈다. 행정가로 제2의 인생에 나선 조 사장도 현장 경험을 살려 대구를 바꿔나갔고 클래식 복귀를 자신했다.

지난해 승격 기회를 잡기도 했다. 대구는 시즌 내내 클래식행에 이견이 없을 만큼 막강한 모습을 보여줬다. 승격은 시간문제라던 대구가 힘이 빠진 것은 시즌 막바지였고 거짓말처럼 무승 부진에 빠지며 빈손으로 시즌을 마감했다. 선수와 감독을 통해 산전수전 다겪은 조 사장도 "당황스러웠다"고 말할 정도의 충격이었다. 

한 차례 실패를 경험한 조 사장은 올해 더욱 분주하게 움직였다. 대표이사로 부임하면서 내걸었던 유소년 시스템과 유망주의 활용 방안에 더욱 열을 올렸다. 2부리그와 시도민 구단의 한계를 극복하려면 유망주에 목을 맬 수밖에 없다는 판단이었다. 과거 안양LG(현 FC서울)와 경남FC에서 샛별을 발굴해 일약 스타로 키워내는데 탁월한 능력을 보인 조 사장의 안목이 대구에 밑거름이 되기 시작했다. 

시즌 중반 이영진 감독이 사임한 후에는 현장 복귀를 한 것 마냥 더욱 바쁘게 시간을 보냈다. 조 사장은 "다시 지도자로 나서야 하나라는 생각을 할 정도로 고민이 많았다"며 "남은 경기 코치의 입장에서 함께 훈련을 할 정도로 신경을 많이 썼다"고 웃어보였다. 

시련을 이겨내고 클래식 복귀의 숙원을 이룬 대구와 조 사장은 내년부터 또 다른 목표 달성에 도전한다. 조 사장은 "클래식 승격이 전부가 아니다. 클래식에서도 당당하게 싸울 수 있는 팀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그려놓은 청사진대로 흘러간다면 3년 안에 우승도 도전하겠다는 포부도 덧붙였다. 

허나 많이 봐왔던 장면이다. 그리고 승격팀의 패기는 1년 뒤 늘 씁쓸한 결말로 이어졌다. K리그에 승강제가 도입된 이후 승격팀은 클래식에서 제 힘을 쓰지 못했다. 지난해 막공으로 돌풍을 일으켰던 수원FC도 고작 한 시즌 만에 챌린지 복귀가 유력해진 상황이다. 



대구도 마찬가지다. 한계가 분명한 시민구단인 대구이기에 냉정한 현실을 이겨내야 한다. 조 사장은 이 대목에서 재차 육성을 강조했다. 그는 "예산을 통해 해법을 찾기보다 선수 육성이 더 중요하다. 가지고 있는 선수를 활용하는 지도 방법과 잠재적인 능력을 키워내는 것이 구단을 발전시킬 부분"이라며 "선수 육성을 가속화해 어린 선수들을 더 빨리 성장시켜야 한다. 그래야 3년 후에 우리가 원하는 결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더불어 불확실한 여러 입지도 하루빨리 결론을 내리겠다는 것이 조 사장의 생각이다. 우선 공석인 감독 자리부터 채워야 한다. 이 전 감독이 떠나고 대구는 손현준 감독대행 체제로 운영됐다. 클래식행 성과를 낸 데 대해 조 사장은 "구단주와 의논해서 정식 감독으로 승격시키려는 생각을 하고 있다"며 "아직 경기 운영과 기술적인 부분은 더 공부를 해야하지만 손 대행은 내 밑에서 오래 있었기에 내가 잘 안다. 팀을 만드는데 좋은 성격을 지닌 지도자"라고 믿음을 보냈다.

승격의 일등 공신인 외국인 공격수들도 거취를 결정해야 한다. 올해 모두 임대신분이었던 만큼 확실하게 팀에 남길지 아니면 새로운 대상을 찾을지 결론을 내려야 한다. 

무엇보다 최상위리그에 걸맞는 관중동원도 조 사장에게 내려진 숙제다. 조 사장은 "결국에는 성적이다. 다행히 대구는 축구를 좋아하는 분들이 많다. 다만 오랫동안 성적이 안 좋다 보니 관중이 적었는데 '대구 경기는 재밌다'는 인식을 심어주는 것이 우선이다. 그것만이 우리가 관중을 모을 수 있는 하나의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승격이 결정된 이날 대구 홈구장은 11,413명의 팬이 찾아 기대감을 안겼다.  



puyol@xportsnews.com / 사진=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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