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박진태 기자] "남은 PS도 오늘처럼 잡겠다."
벼랑 끝에 몰렸던 지난 24일 3차전, LG 트윈스는 연장전이라는 또다른 절벽으로 향하고 있었다. 1-1로 맞선 상황 11회초 2사 1,2루 상황, LG는 실점 위기에 놓였다. 마운드에는 임정우가 있었고, 그가 던진 초구에 타석에 들어선 나성범은 힘차게 방망이를 돌렸다.
타구는 빨랫줄처럼 중앙 담장 쪽으로 향했다. 수비수들은 다소 전진 수비를 하고 있었기 때문에 잡아내기 쉽지 않았다. 하지만 중견수 안익훈은 전력질주를 하며 이 타구를 잡아냈고, 팀의 역전을 막았다. 안익훈은 포효하며 더그아웃으로 들어와 팀 동료의 격한 환대를 받았다.
3차전을 마치고 안익훈은 "타구가 담장 밖으로 넘어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잡을 수 있다고 판단했다. 포구를 하고 '점수를 주지 않았구나'하고 안도했다. 더그아웃으로 돌아오자 선배들이 '이 수비로 우리 팀 쪽으로 분위기가 왔고, 이길 수 있다'고 말해줬다"고 이야기하며 미소를 보였다.
결국 11회말 LG는 1사 2,3루 득점권 기회에서 균형과 함께 침묵을 깨뜨리는 양석환의 끝내기 안타가 터지며 NC를 2-1로 꺾고 플레이오프를 4차전으로 끌고갔다.
안익훈은 "오늘(24일) 펼쳤던 호수비가 내가 했던 수비 중 가장 최고지 않겠느냐. 큰 경기에서 슈퍼캐치를 한 만큼 기억에 많이 남을 것 같다"고 말했다.
대수비와 대주자의 역할로 포스트시즌 무대를 밟고 있는 안익훈은 LG의 입장에서 비밀병기다. 정규시즌 안익훈에 대해 양상문 감독은 "뛰어난 수비력을 갖춘 그는 우리 팀에 꼭 필요한 선수다"라고 말한 바 있었다. 결국 양 감독은 포스트시즌 안익훈을 '경기 후반 굳히기 수비수'로 활용하고 있다.
안익훈은 "예전보다 시합에 출장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아져 긴장이 덜하다. 수비력도 점점 늘고 있다. 남은 포스트시즌 오늘(24일)처럼 공을 잡겠다. 내가 호수비를 펼치는 빈도가 많으면 우리 팀이 이기는 확률도 높아진다는 것이다. 더 신경써서 경기를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또한 아직 타격 쪽에서는 미완인 안익훈은 "끈질기고, 쉽게 죽지 않는 이미지의 선수가 되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3차전 기적적인 승리를 이끈 안익훈은 4차전도 더그아웃에서 대기한다. 4차전 안익훈은 또다시 팀의 승리를 이끄는 '슈퍼캐치'를 꿈꾸고 있다.
parkjt21@xportsnews.com / 사진=엑스포츠뉴스
박진태기자 parkjt21@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