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조용운 기자] 웨인 루니(31,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자리는 No.10이다. 30대에 접어들며 최전방에서 부담을 이겨내기 어려워진 루니에게 자유로운 활동 공간을 안겨주면 빛을 볼 수 있다는 전망이었다.
루니에게 10번 공격수 역할은 낯설지 않다. 원톱에서 한칸 내려와 뛴 시간도 꽤 됐다. 조제 무리뉴 감독 역시 맨유에 부임한 직후 루니의 자리를 10번으로 고정하겠다고 밝히며 대단히 중요한 역할을 부여했다.
올 시즌이 시작하고 루니는 예상대로 10번 구실을 하고 있다. 지난 시즌 CSKA 모스크바전처럼 안 풀리는 경기를 자유롭게 뛰어다니며 승리로 이끌어주는 모습을 기대한 이가 많다.
아직 루니는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 주말 왓포드와 치른 프리미어리그 5라운드는 '루니의 10번 역할이 옳은 것인지' 다시 생각할 만큼 큰 논란을 지폈다.
영국 언론들은 하나같이 왓포드에 패한 맨유를 분석하며 루니의 부진을 지적했다. 그중 '데일리미러'는 구체적인 경기기록을 들며 루니를 꼬집었다.
기본적으로 10번의 임무를 부여받은 이는 공격적이다. 볼이 없을 때는 빈공간으로 침투하고 볼을 가졌을 때는 직접 해결하거나 날카로운 패스를 뿌려줘야 한다. 좁은 공간에서 순간적으로 빈틈으로 파고드는 선수에게 정확하게 연결하는 패스는 공격 템포를 살리는 최적의 방법이다.
그러나 루니는 패스 방향에 문제가 있다. 데일리미러에 따르면 루니는 왓포드전에서 총 40개의 패스를 시도해 33개를 성공했다. 성공률은 나쁘지 않으나 내용은 형편없다.
33개 중 횡패스가 12개였고 백패스는 그보다 많은 15개였다. 상대 문전을 향한 패스는 고작 6개에 불과했다. 루니를 거쳐 공격을 풀어나가는데 방향이 자꾸 옆으로 가거나 뒤로 간 것이다. 맨유의 공격이 속도감 떨어지고 힘을 잃은 이유다.
다른 기록도 한숨이 절로 나온다. 90분 동안 직접 시도한 슈팅은 1개에 그쳤다. 그마저도 유효슈팅으로 기록되지 않았다. 프리킥과 코너킥을 도맡아 찼지만 9번의 세트피스 중 2번만 찬스로 이어졌다. 전담 키커의 자격도 의심받고 있다.
왓포드전을 통해 루니는 혹평이 담긴 최저평점은 기본이고 이제는 기용 여부가 의문으로 남는 상황에 내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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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운 기자 puyol@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