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9-22 0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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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L] '진짜 녹색' 전북 앞에서 힘빠진 붉은 헐크

기사입력 2016.09.13 20:50

조용운 기자


[엑스포츠뉴스 전주, 조용운 기자] 헐크는 '녹색 괴물'이다. 늘 녹색으로 변해 초인적인 힘을 발휘한다. 그런 헐크도 진짜 녹색 전사 앞에서는 작아졌다. 녹색을 상징하는 전북 현대를 상대한 헐크는 이렇다할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며 고개를 숙였다. 

전북은 13일 홈구장인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6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8강 2차전에서 상하이 상강(중국)을 5-0으로 꺾었다. 1차전 원정을 0-0으로 마치고 돌아온 전북은 절대적인 승률을 자랑하는 안방에서 4강 티켓을 거머쥐었다. 

일방적인 승부였다. 전북은 고공폭격기 김신욱을 최전방에 두고 힘과 높이를 앞세운 선굵은 축구로 상하이를 괴롭혔다. 90분 안에 끝내겠다는 강한 의지였다. 모처럼 시원한 닥공으로 경기를 주도한 전북에 경계대상 헐크는 아무런 힘도 쓰지 못했다. 

헐크는 전북과 상하이전이 열리기 전부터 관통하는 하나의 키워드였다. 브라질을 대표하는 공격수로서 상하이로 이적하며 아시아 역대 최고 이적료를 기록한 헐크의 존재는 신경이 쓰일 수밖에 없었다. 

전주로 오는 사이 헐크의 컨디션은 나날이 좋아졌다. 지난달 열린 1차전만 하더라도 부상으로 뛰지 못했던 헐크는 전북전을 앞둔 주말 리그 경기서 멀티골로 화려하게 복귀전을 치렀다. 예열을 마친 헐크를 확인한 전북의 최강희 감독은 "골을 넣은 경기가 아니더라도 헐크는 좋은 선수"라고 경계를 늦추지 않았다.

하지만 헐크의 이름값은 전북의 닥공 앞에 별 볼일 없었다. 10명이 수비하는 상항이에 있어 헐크는 중요한 공격 옵션이었다. 자신이 최전방에서 1인 역습을 해야함은 물론 다른 선수들이 올라올 때까지 버텨주는 역할도 해내야 했다. 그러나 헐크는 조성환과 김형일, 박원재로 둘러싸는 전북 수비진에 고전했다. 

자신을 그림자처럼 따라다니는 조성환을 이겨내기도 버거워했을 뿐 아니라 측면으로 빠지면 박원재를 비롯한 주변 선수들이 득달같이 달려들었다. 헐크는 몇차례 역습 기회를 번번이 무위로 돌렸다. 슈팅까지 이어진 것은 없었고 빠르게 전북에게 공격권을 헌납하기 바빴다. 

시간이 흐를수록 헐크는 더욱 존재감이 사라졌다. 레오나르도의 첫 골과 자책골로 경기가 기운 후에는 더욱 찾아볼 수 없을 만큼 위용은 작아졌다. 나중에는 이동국까지 가세한 전북의 공격력을 하프라인에서 그저 바라볼 뿐이었다.

puyol@xportsnews.com / 사진=프로축구연맹 제공

조용운 기자 puyol@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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