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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 같은 분위기? 최종예선은 전쟁이다

기사입력 2016.09.07 07:48 / 기사수정 2016.09.07 07:57

조용운 기자


[엑스포츠뉴스 조용운 기자] 최종예선은 결과로 말한다. 경쟁의 문을 닫고 가족 같은 대표팀 분위기를 원했던 대가는 컸다. 

우려가 현실이 됐다. 배려로 둘러싼 슈틸리케호가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05위에 불과한 시리아와 무승부에 그쳤다. 시리아와 비긴 한국은 2018 러시아월드컵 최종예선 A조 3위로 떨어졌다. 

늘 그렇듯 큰 변화 없이 진행된 경기는 예상 가능한 침대축구로 마무리됐다. 한국은 그라운드에 누운 시리아 선수를 원망의 시선으로 바라볼 뿐 일으켜 세울 한골의 힘은 과시하지 못했다. 

벤치서 보여줘야 할 묘수도 없었다. 둘러봐도 같은 패만 나란히 있다고 판단했는지 교체카드 3장 중 2장만 사용했다. 포지션별로 넉넉할 수 없는 선수구성을 한 울리 슈틸리케 감독의 자충수였다. 

슈틸리케 감독은 적어도 이번 중국-시리아전 만큼은 경쟁의 문을 닫았다. 그는 23명의 엔트리를 작성할 수 있으면서도 20인만 선택했다. 이유는 배려와 가족 같은 분위기였다. "대표팀에 들어와 한 경기도 뛰지 못하고 돌아가는 선수들을 배려했다", "1~2경기 못했다고 바로 제외하는 인간미 없는 모습을 보여주기 싫었다", "대표팀을 늘 가족 같은 분위기 속에 운영하고 있다" 등 바꿔말하면 자신이 생각해둔 선수들만 안고 가겠다는 선언이었다. 

밖에서는 20인 엔트리에 대해 우려 섞인 말을 했다. 하지만 슈틸리케 감독은 반응하지 않았다. 선수단 운용에 대한 논란과 관련해 "크게 개의치 않겠다. 모두 의견이 있는 만큼 존중한다"면서 "대신 정보를 확실히 알고 논란이 일었으면 한다. 스무 명에 불과한 선수단에 왜 골키퍼를 세 명이나 데려가는지에 대한 부분은 월드컵 예선 규정에 따른 것"이라고 핵심을 벗어난 말만 했다.  

결과가 말을 했다. 한 경기도 뛰지 못하고 돌아갈 선수들이 밟혀 포지션마다 충분한 대체자를 만들지 못했다. 꾸준히 지켜봐왔던 해외파 선수들을 향한 신뢰는 상당했고 대표팀보다 소속팀에 집중하라며 한 명이 부족한 지금 차출하지 않는 엉뚱한 선택도 했다. 시리아전은 19명이 원정길에 올랐고 뻔히 보이는 선발 11명과 변화 폭이 좁은 교체명단으로 해법을 찾지 못했다. 처음에는 대체 발탁하지 않다가 원정길에 오르기 하루 전 급하게 소집한 황의조는 제대로 활용조차 못했다. 

자신이 선호하는 선수들에게 믿음을 주는 것은 중요하다. 하지만 못 뛰고 돌아갈 선수들의 사기를 걱정하는 것보다 왜 못 뛰었는지, 지금 못 뛰면 다음에도 대표팀 문턱을 넘을 수 없다는 불안감을 심어주는 것이 먼저다. 한국 축구는 월드컵을 준비하는 과정이 아니다. 자칫하면 월드컵에 나설 수 없게 될 수도 있는 살얼음판 승부를 하고 있다. 

월드컵 최종예선 일정이 앞으로 8경기나 더 남아있다지만 현재 한국의 위치는 A조 3위다. 지금의 순위가 바뀌지 않을 수도 있다. 위험한 상황이다. 

puyol@xportsnews.com / 사진 ⓒ AFPBBNews=news1

조용운 기자 puyol@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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