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9-20 1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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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P초점] '무도'·'1박'·'비정상'…예능이 역사를 소화하는 방법

기사입력 2016.08.22 17:54 / 기사수정 2016.08.23 09:24

박소현 기자

[엑스포츠뉴스 박소현 기자] 대개의 예능은 웃음에 방점을 찍지만 때로는 그 이상의 묵직함을 안긴다. 

지난 21일 MBC '무한도전'은 미국 방문에서 도산 안창호 선생의 가족들과 만나 그의 생애에 대한 이야기를 내보냈다. 

도산 안창호를 처음부터 대놓고 이야기 하지 않았다. 대신 우리가 그에 대해 얼마나 무지한지를 멤버들을 통해 간접적으로 보여줬다. 이어 독립운동에 평생을 바친 그와 그의 가족들의 이야기가 전파를 탔다. 뒤늦게 알게 된 이야기들에 '무한도전' 멤버들은 물론 시청자들도 뭉클함을 감추지 못했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무한도전'은 서울 강남에 위치한 도산공원을 찾았다. 신사동 인근에 있는 도산공원은 지척에 있었지만 관심을 기울이지 못했다. 도산공원은 '무한도전' 방송 이후 관람객들이 늘어나는 등 재조명을 받고 있다. '무한도전'은 이번 방송 외에도 배달의 무도를 통해 하시마섬, 우토로 마을 등을 다루며 공익 기능을 함께 수행하고 있다. 

KBS 2TV '해피선데이-1박 2일 시즌3'의 하얼빈 편은 '수신료의 가치'를 보여준 걸작으로 손꼽힌다. 혹한기를 맞이해 찾은 하얼빈이었다. 뚜껑을 열어보니 안중근 의사 특집이었다. 하얼빈 역을 배경으로 당시의 시간 흐름을 따라가보고 안중근 의사 관련 영상들을 소개하는 등 묵직하게 이야기를 담았다. 청소년 상대 교육용으로도 손색없었다. 수작이었다. 늘상 재치넘치는 모습을 보였던 '1박 2일' 멤버들도 먹먹한 역사 앞에서는 웃음을 지워냈다. 

앞서 두 방송이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이 내놓을 수 있는 역사와 예능의 만남이라면 JTBC '비정상회담'은 광복절이라는 상황과 포맷을 적절하게 섞으며 현재의 상황에 대한 물음표를 던진 방송이었다. 

'비정상회담'은 광복절 특집으로 식민 지배에 대한 화두를 꺼냈다. 이탈리아와 리비아, 프랑스와 기니, 미국과 멕시코, 영국과 인도 그리고 한·중·일을 함께 묶었다. 한국 대표로는 조승연 작가가 따로 합류했고 리비아, 기니, 영국, 일본, 중국 등 일일 대표들도 참석해 목소리를 높였다. 

일반인인 일본 대표 오오기를 몰아붙이는 대신에 '비정상회담'이 취한 방식은 비교다. 독일 대표 닉은 독일이 현재 폴란드와 역사교과서를 공동 집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우슈비츠를 학창시절에 방문하기도 하는 등 역사 인식 관련 교육이 어떻게 이뤄지고 있는지 밝혔다.

반면 오오기는 일본이 피해를 입은 나가사키, 히로시마 원폭투하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의견을 말할 수 있었지만 정작 한국 관련해서는 제대로 배우지 못해 이야기를 꺼내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다수의 일본 젊은이들의 모습을 유추할 수 있었다. 단순히 피지배 역사에 대한 분노 등을 쏟아내는 대신에 이를 개선하기 위해 앞으로 어떤 일들이 이뤄져야 할 것인지 실마리를 던져주는 듯 했다. 

예능프로그램은 웃음이 목적이다. 웃음에 큰 무게를 둔다. 그러나 가끔은 이렇게 역사 혹은 사회적 화두와 만나도 좋다. 재미는 반드시 웃음에서만 오지 않는다. 연예인들의 역사 인식 문제가 잊혀질만하면 거론되는 상황에서 예능프로그램과 역사의 만남은 그 어떤 순간보다도 뜻깊었다. 

sohyunpark@xportsnews.com /사진=MBC, JTBC, KBS

박소현 기자 sohyunpark@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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