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미지 기자]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이 17일간의 대장정을 모두 마무리했다. 한국은 금메달 9개, 은메달 3개, 동메달 9개로 종합 8위에 올랐다.
이번 올림픽에 한국 대표팀은 총 24개 종목에 204명의 선수가 출전했다. 하지만 매체의 스포트라이트는 메달권이 가능한 선수들에게만 집중됐을뿐 그만큼 고군분투했던 '비인기 종목' 선수들에게는 눈을 돌리지 않았다.
그런 가운데 비인기 종목의 설움을 딛고 메달만큼 값진 '한국 올림픽 사상 최고 성적'을 거둔 선수들이 있다. 메달권 진입이 어려워 그 흔한 경기 결과 기사도 늦게 나오기 일쑤였지만 자랑스러운 태극마크를 달고 한국체육의 새 역사를 써내려간 선수들을 알아봤다.
▲ 남자 수영 다이빙 우하람 (한국 올림픽 사상 첫 결선 진출, 최종 11위)
'한국 다이빙의 미래'라 불리는 우하람(18, 부산체고)은 이번 대회 한국 남자 대표팀의 최연소 참가자다. 리우 올림픽에 남녀 통틀어 다이빙 종목에 '나홀로 출전'을 한 선수이기도 하다.
우하람은 이번 대회에 남자 3m 스프링보드와 10m 플랫폼 종목에 출전했다. 3m 스프링보드에서는 강풍에 흔들린 탓에 예선에서 고배를 마셔야했지만 주종목인 10m 플랫폼에서는 한국 다이빙 역사상 최초로 준결승 진출은 물론 결승 티켓까지 따냈다.
지난 21일(이하 한국시간) 열린 결선에서 우하람은 6차 시기 총합 414.55점으로 전체 12명 중 11위에 랭크됐다. 당초 톱10 진입이 목표였지만 4.4점차로 아쉽게 11위에 머물러야 했다. 하지만 우하람은 결선 진출 목표를 이뤘기에 큰 아쉬움은 없다고 밝혔으며 다음 올림픽 무대에서는 꼭 메달을 따오겠다는 각오를 전했다.
▲ 여자 사이클 경륜 이혜진 (한국 올림픽 사상 첫 2라운드 진출, 최종 8위)
국제사이클연맹(UCI) 여자경륜 세계랭킹 4위인 이혜진은 이번 대회에서 무조건 메달을 딸 각오로 달렸다. 지난 2012 런던 올림픽에서 1라운드에서 탈락했던 이혜진은 이후 꾸준히 국제대회에 참가해 성적을 냈고 한국 기록까지 세우며 성장했다. 한국에서는 훈련을 할 여건이 되지 않아 스위스 세계사이클링센터에서 상위권 선수들과 구슬땀을 흘리며 피나는 노력을 했다.
지난 13일 열린 여자 사이클 경륜 1라운드에서 이혜진은 한국 올림픽 사상 처음으로 2라운드에 진출하는 쾌거를 이뤘다. 하지만 '세계 4위'의 높은 랭킹을 보유하고 있던 이혜진의 경기는 방송 중계가 되지 않았고 많은 대중들은 나중에서야 늦게 뜬 기사를 보고 2라운드 진출 소식을 접했다. 그야말로 비인기 종목의 설움이었다.
바로 다음날 열린 2라운드에서는 안타까운 일이 일어났다. 이혜진의 바로 앞에서 달리던 콜롬비아의 마르사 바요나 피네타 선수가 넘어진 것이다. 이혜진은 다행히 함께 넘어지는 사고를 당하지는 않았지만 이 사고로 인해 경기의 리듬을 잃어 결국 조 5위로 결승점을 통과했다. 각 조 상위 3명만 결선 진출 티켓을 따낼 수 있었기에 이혜진은 안타까운 마음을 가지고 순위결정전에 나설 수 밖에 없었다.
경기가 끝난 후 한동안 망연자실하던 이혜진은 마음을 가다듬어 7-12위전에 나섰고 두 번째로 결승선을 통과해 최종 8위의 성적을 거뒀다. 이 역시 한국 올림픽 사상 역대 최고 성적이다.
▲ 여자 근대5종 김선우 (한국 올림픽 여자 근대5종 최고성적, 최종 14위)
▲ 남자 근대5종 전웅태 (복합경기 올림픽 신기록 달성, 최종 19위)
이름마저 생소한 근대5종은 펜싱, 사격, 수영, 승마, 육상 등 5종의 서로 다른 스포츠를 조합한 종목이다. 리우 올림픽에서는 펜싱, 수영, 승마, 복합경기(육상-사격)가 펼쳐졌다. 근대5종 대표팀의 유일한 여자선수였던 김선우(20, 한국체대)는 당초 톱10 진입을 목표로 올림픽에 나섰지만 긴장한 탓에 가장 비중을 많이 차지하는 펜싱에서 좋은 성적을 내지 못하고 최종 14위에 올랐다.
하지만 김선우가 기록한 14위는 2008 베이징 올림픽의 윤초롱이 기록한 33위, 2012 런던 올림픽의 양수진이 기록한 24위보다 높은 기록으로 역대 최고 성적이다. 김선우는 2014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단체전 금메달에 이어 지난해 6월 아시아선수권대회 준우승까지 거머쥔 유망주이다. 아직 20살밖에 안된 어린 선수이기 때문에 다음 대회 톱10 진입이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다시 구슬땀을 흘릴 예정이다.
그런가하면 남자 근대5종에서는 전웅태(21, 한국체대)가 마지막 복합경기에서 무려 올림픽 신기록을 세웠다. 전웅태는 지난 21일 근대5종 남자부 복합경기에서 11분2초50으로 올림픽 신기록을 세우며 1위를 차지, 638점을 얻은 바 있다. 원래 수영선수였던 전웅태는 수영 종목에서 2분00초88로 338점(8위)을 얻었지만 승마에서 272점(25위), 펜싱(32위)에서 178점을 보태는 데 그쳐 총 1426점으로 최종 순위에는 19위에 이름을 올렸다.
전웅태는 국제근대5종연맹(UIPM) 세계랭킹 11위에 빛나는 기대주이다. 약점으로 지적되고 있는 펜싱과 승마를 보완한다면 국제대회에서 충분히 이름을 알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am8191@xportsnews.com / 사진 ⓒ AFPBBNews=news1, 김선우 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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