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9-20 2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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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우 축구] '형의 눈물' 2년 전과 달라진 손흥민의 자책

기사입력 2016.08.14 09:49

조용운 기자


[엑스포츠뉴스 조용운 기자] 손흥민(24)은 생각하기도 싫을 법한 브라질 땅을 다시 밟았다. 브라질은 2년 전 세계 무대에 처음 도전했던 손흥민에게 벽을 안겨다준 곳이다. 

지난 2014년, 손흥민은 브라질에서 서럽게 울었다. 생애 첫 월드컵에 나섰던 손흥민은 1무 2패로 16강 진출에 실패하자 쏟아지는 눈물을 감추지 못했다. 당시 대표팀의 경기력 논란에도 유일하게 비판을 피했던 이가 손흥민이었다. 막내임에도 끝까지 달려드는 손흥민에게 축구팬은 하나같이 박수를 보냈다. 

눈물의 땅을 2년 만에 다시 밟았다. 이제는 막내티를 벗어던지고 팀을 이끄는 리더가 됐다. 신태용호의 와일드카드로 발탁된 손흥민은 올림픽 메달 획득을 선봉에 서 이끌어야 하는 임무를 띠었다. 

브라질로 돌아온 손흥민은 2년 사이 단단해져 있었다. 그는 지난달 31일(한국시간) 대표팀에 합류한 뒤 "이곳에 오니 월드컵에서 눈물을 흘린 게 생각난다. 브라질월드컵 이후 많이 성장했다. 리우올림픽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겠다"고 눈물의 기억을 피하지 않았다.

손흥민은 확실한 리더였다. 첫 경기 피지전에 교체로 나서 골을 뽑아낸 손흥민은 우승후보 독일전에서 1-2로 끌려가던 상황을 뒤집는 동점골을 터뜨리면서 3-3 무승부에 일조했다. 

골뿐만 아니었다. 어린 선수들과 함께 동화되는 형님 리더십을 통해 올림픽팀을 이끌었다.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인 멕시코전을 마치고 선수들과 함께 어울려 찍은 사진은 크게 성장한 손흥민을 잘 나타냈다. 

하지만 손흥민은 이번에도 눈물을 흘렸다. 14일 브라질 벨루오리존치서 열린 온두라스와 8강전에서 가장 많은 슈팅을 시도하고도 골을 뽑아내지 못한 마음의 짐을 털어내지 못했다. 

유독 손흥민에게 기회가 많이 찾아왔던 경기였다. 프리킥, 일대일 찬스, 침투, 발리슈팅까지 손흥민의 장기를 모두 확인할 수 있었다. 그러나 마지막 마침표를 찍지 못했다. 손흥민의 슈팅은 번번이 상대 골키퍼에게 차단당했고 그럴 때마다 잔디를 걷어차며 불만을 표했다.



그때 치명적인 실수가 나왔다. 상대 페널티박스에서 잘못된 패스를 시도하다 끊기면서 역습의 빌미를 제공했다. 한국은 전광석화 같은 온두라스의 속공을 막지 못했고 그대로 실점했다. 손흥민의 패스미스부터 시작된 통한의 실점이었다.

손흥민은 더욱 바빠졌다. 야속한 시간은 흐르고 주심의 종료 휘슬이 울리자 그라운드에 고개를 숙여야 했다. 수많은 기회를 놓치고 실점 빌미까지 제공한 만큼 마음의 짐을 지어야 했다. 아무것도 몰라 서럽던 막내의 눈물이 와일드카드로 책임감을 가지게 된 리더의 눈물로 달라져있었다. 

puyol@xportsnews.com / 사진 ⓒ AFPBBNews=news1

조용운 기자 puyol@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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