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나유리 기자] 야구 잘하는데 뭐시 중허냐고? 적어도 나이는 아닌 것 같다. KIA 타이거즈 마운드는 '형님들'이 지킨다.
1974년생인 최영필은 현재 KBO리그 현역 중 최고령 선수다. 올해 한국나이로 마흔셋. 이대진 투수코치와 동갑이고, 현재 KIA 1군 투수진 중 가장 어린 1993년생 김윤동과는 19살 차이가 난다. 또 KBO리그 등록 선수 가운데 최연소인 1998년생 KIA 신범수와는 무려 24살 차이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현재 KIA 불펜 투수 가운데 최영필만한 안정감을 가진 선수가 없다. 김기태 감독은 올 시즌 선발진 구멍 중에도 큰 구멍이 났을 때, 총 3차례 최영필을 호출했다. 고육지책이었지만 결과는 성공적. 최영필은 3번 선발 등판해 모두 제 역할을 완벽히 하고 물러났다. 선발승 요건까지 채우기는 무리였으나 매번 안정적인 흐름을 잡아놨다. 그래서 그가 선발로 등판했던 3경기는 KIA가 모두 승리하는 즐거운 징크스도 생겼다.
최영필이 지금 1군에서 뛰는 이유는 베테랑에 대한 예우가 아니다. 전성기 시절에 비해 구속이 떨어졌어도 요령과 관록으로 타자를 돌려세운다. 피하는 승부도 없다. 130km대 직구, 110km대 변화구에 강타자들이 연신 헛스윙을 하는 것은 현재 그가 가진 최대 무기다.
자연히 매 경기 등판이 기록의 연속이다. 하지만 최영필은 자연스럽게 얻은 나이로 인한 최고령 기록들은 의미를 부여하지 않고 있다. "까마득한 후배들과 같이 뛰는게 영광이고 또 나역시 아직 경쟁력이 있다고 생각한다. 한 타자를 못막고, 한 이닝을 못막을 것 같으면 스스로 물러나는게 맞지만 아직 해볼만하다"는 말에서 그의 자신감이 드러난다.
1981년생인 김광수도 두시즌째 알짜 활약을 해주고 있다. 지난해 트레이드를 통해 유니폼을 바꿔입은 김광수는 2014시즌은 1군 기록이 거의 없었고, 자연스레 이름값도 떨어진 투수였다.
하지만 트레이드가 김광수를 바꿔놨다. 새 팀에 완벽히 적응했고, 김기태 감독 역시 충분한 기회를 김광수에게 맡겼다. 그 결과 지난해에 이어 올 시즌에도 불펜에서 가장 알찬 활약을 하고 있다.
김기태 감독이 "우리가 처음 만났을때 광수가 스물아홉살이었는데 그때나 지금이나 변한게 없다"고 말할 만큼 꾸준한 몸 관리로 LG 시절 못지 않은 공을 뿌린다. 김광수 본인도 "등판 결과에 기복은 있어도 내 공은 늘 똑같다. 특별히 어느 날만 좋은게 아니다"라고 자신감을 비췄다.
최영필에 이어 두번째 연장자인 마무리 임창용은 우려를 씻고 정상 회복을 준비 중이다. 상황상 제대로 시즌 준비를 하지 못했던 그는 1군 등록 이후 자신의 공을 보여주지 못한게 사실이다.
그러나 최근 2경기에서 연속 세이브를 거뒀다. 실점은 있었지만 조금씩 구위가 더 좋아지고 있다. 특히 5일 휴식 후 등판한 4일 한화전에서는 그동안 던졌던 경기 중 구위, 구속 모두 월등히 좋았다. 2루타와 안타로 1실점했으나 아웃카운트 3개를 모두 삼진으로 추가하며 시즌 3번째 세이브를 추가했다. 임창용까지 제 페이스를 찾는다면 불펜 고민도 덜게 된다. 그리고 내년에 대한 계산도 어렴풋이 선다.
이 선수들의 평균 나이는 40세다. 신구조화를 앞세워 성적과 리빌딩 두마리 토끼를 노리는 KIA지만, 베테랑들의 분전이 주는 메시지도 분명히 있다.
NYR@xportsnews.com/사진=왼쪽부터 임창용-최영필-김광수 ⓒ KIA 타이거즈
나유리 기자 NYR@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