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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되는 사인 논란? 본질은 팬 서비스 의식 [XP 초점]

기사입력 2016.06.30 08:33 / 기사수정 2016.06.30 01:06

나유리 기자


[엑스포츠뉴스=나유리 기자] 부쩍 선수들의 팬 서비스와 관련한 성토 글이 늘었다. "한국 야구 선수들의 팬 서비스 의식이 낮다"는 팬들의 푸념이다. 

사실 팬 서비스 논란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팬들을 대하는 자세에 있어 개념이나 의식이 조금 부족한 것 아니냐는 지적은 꾸준히 있었다. 프로야구의 최고 손님인 '팬'들을 향한 팬 서비스는 구단이, 선수가 또 협회가 할 수 있는 각자의 범위가 정해져있다. 물론 그중에서 팬들이 가장 원하는 서비스는 자신이 응원하고 좋아하는 선수들로부터 받는 작은 성의표시다. 

선수들에게 사인을 받거나 함께 사진을 찍어 '인증샷'을 남기는 것이 가장 흔한 팬 서비스다. 공식적으로 마련되는 사인회를 찾아가거나 선수들의 출,퇴근 시간에 맞춰 야구장에서 기다리다 사인을 요청하기도 한다. 또 우연히 사석에서 만나게 됐을 때도 종종 사인이나 사진 촬영을 요청하는 경우가 있다. 

대부분의 선수들은 팬 서비스를 잘하려는 편이지만, 여전히 '아쉽다'는 목소리가 많이 나온다. 굳이 비교를 하자면 메이저리그나 일본프로야구 선수들에 비해, 팬들의 요청을 거부하거나 귀찮다는 표현을 하는 선수들이 많은게 팬들이 체감하는 아쉬움이다.

메이저리그의 경우 한국처럼 모기업의 절대적인 지원을 받는게 아닌, 자생하는 구조이다 보니 팬들을 최고의 고객으로 모시고 있다. 실제로 'MLB의 최대 라이벌은 디즈니랜드'라는 농담이 있을만큼 선수들이 놀이동산 직원처럼 친절하게 팬들의 요구에 응한다. 시간이 되는대로, 팬들과 접촉을 하는대로 공에 사인을 해주고 함께 사진을 찍어준다. 그런 모습을 무척 자주 볼 수 있다. 

일본야구 최고의 스타인 오타니 쇼헤이(니혼햄)도 자상한 팬서비스로 유명하다. 지난해 프리미어12 대회에서도 고된 스케줄 속에서 사인 요청만큼은 거절하지 않았다는 미담이 자자했다. 또 원정 경기에서 자신을 기다리고 서있는 팬들 한명한명 모두에게 일일이 사인을 해주고 제 갈 길을 가는 영상은 팬들에게 두고두고 칭찬을 받고 있다. 



지금 메이저리그에서 뛰고 있는 박병호(미네소타)도 한국에서 뛸 때부터 팬 서비스가 무척 좋은 선수 중 한명이었다. 또 팬 서비스가 엉망인 선수보다는 잘해주려 노력하는 선수들이 훨씬 더 많다. 하지만 일부 선수들의 매몰찬 거절이 팬들에게 상처를 줬고, 이런 일들이 오랜 시간 반복되다보니 새삼 이슈화된게 사실이다.

NC 김경문 감독은 최근 팬 서비스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며 이렇게 말했다. "지나가다 어린이팬들이 보이면 무조건, 어떻게든 사인을 해주려고 한다"는 김경문 감독은 "나도 돌이켜보면 학교다닐때 당시 유명한 야구 선수들에게 사인을 받았던 기억을 두고두고 간직했었다. 야구를 하면서 '언젠가 그분들처럼 되겠다'는 다짐을 했었던 것 같다. 프로는 모든 팬들에게 좋은 서비스를 해야하지만, 그중에서도 특히 어린이팬들에게는 더더욱 잘해주려고 노력한다"고 설명했다. 

넥센 염경엽 감독이 "우리 선수들이 팬들에게 사인을 해주지 않으면 혼을 낸다"고 했던 것도 같은 맥락이다. 프로 선수로서 팬들에게 어떤 태도를 취해야하는지 알고있는 선배이기에 건네는 조언이기도 하다. 

물론 서로 지켜야 할 예의도 있다. 일본의 팬들은 대부분 제대로 된 사인 용지를 준비해 사인을 요청한다. 그정도까지는 아니더라도 종종 아무렇게나 찢은 이면지, 휴지조각 같은 종이를 가지고 와 사인을 해달라고 하면 선수들은 보통 '얼마나 간직되려나'라는 생각에 아쉬움이 든다고 한다. 또 지나치게 개인적인 공간에서 무리한 요구를 하는 것도 자제해야 한다. 한 선수는 "옷을 다 벗고 있는 사우나에서 다짜고짜 사인을 해달라고 하는 분들이 계셔서 진땀을 흘렸었다"며 경험담을 말했다. 

또 사인을 개인 소장 목적이 아닌, 물건의 가치를 높여 상업적으로 이용하기 위해 받는 사람들도 있다. 온라인 매매 사이트에서 심심치 않게 보이는 유명 선수 사인볼 판매도 이들의 꼼수인 경우가 많다. 이처럼 상업적으로 이용하는 사례가 늘어나면 사인을 해주는 입장에서 꺼려질 수 있다.

하지만 팬은 프로스포츠가 존재하는 이유이자 미래다. 팬이 존재하기 때문에 프로도 있다. 간혹 그 앞뒤 관계를 반대로 착오하는 이들이 있어 아쉬움이 남는다. 올해로 서른네살이 된 KBO리그. 더이상 부실한 팬서비스 논란에 휩싸이는 초보적 실수는 나오지 않길 바란다.

NYR@xportsnews.com/사진=팬들에게 사인해주는 박병호 ⓒ 엑스포츠뉴스

나유리 기자 NYR@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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