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전주, 조용운 기자] 감독과 단장은 모두 책임을 통감했다. 동시 사의 가능성도 입에 올렸다. 심판 매수 파문에 대한 전북 현대의 공식적인 입장이었다.
전북은 부산지검의 수사 결과를 통해 2013년 스카우트 차모씨가 심판 2명에게 경기당 100만원씩 총 500만원을 건넨 정황이 알려졌다. 검찰은 스카우트가 뒷돈을 건넨 배경으로 유리한 판정을 이끌어내기 위함으로 해석했다.
파장은 상당하다. 지난해 경남FC의 전 대표이사가 수천만원을 심판에게 건네며 심판 매수의 존재가 분명해진 가운데 K리그를 대표하는 전북마저 같은 의혹을 받으면서 좋지 않은 관행으로 굳어질 위기에 놓였다. K리그의 신뢰도를 떨어뜨리는 중대한 사건이다.
전북은 심판 매수에 대해 펄쩍 뛰었다. 곧장 자체조사에 들어간 전북은 "해당 스카우트가 구단에 보고 없이 개인적으로 진행한 것"이라고 밝히며 구단과 연관성에 선을 그었다. 다만 구체적인 정황을 통한 해명이 아니었다. 오로지 차씨의 진술만 반영됐고 구단은 모든 정황에 대해 알지 못했다고 일관했다.
스카우트의 독단적인 행동이란 해명은 선뜻 이해가 가지 않는다. 설령 차씨가 사비를 들여 심판들에게 돈을 전달한 충성심의 행동이었다해도 스카우트가 뒷돈을 전달하고 검찰 조사까지 받은 일련의 사태를 구단이 낌새조차 채지 못한 것은 관리 차원에 있어 구멍을 인정한 셈이나 다름없다.
심판 매수 혐의 파문이 수그러들지 않은 상황에서 24일 전북은 멜버른 빅토리(호주)전을 마치고 이철근 단장과 최강희 감독의 긴급 기자회견을 마련했다. 경기 전부터 최 감독의 입장 발표와 관련해 '한다, 안 한다' 말이 바뀔 만큼 당일까지 분주하고 혼란스러운 모습이었으나 구단개입설을 확실하게 부인할 기회였다.
하지만 별다른 말은 나오지 않았다. 이 단장과 최 감독은 이번 사태에 대해 책임을 통감한다고 고개를 숙였지만 핵심인 심판 매수와 관련해서는 확답을 피했다. 스카우트의 행위를 인지한 시점과 독단적인 행동인 구체적인 이유도 언급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최 감독은 "솔직히 제가 모든 걸 말씀드릴 수는 없다. 그 시기에 제가 팀을 떠나있었고 팀도 어려웠다. 검찰 조사를 받고 왔을 때도 별일 없다는 듯 얘기해서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았다. 본인도 너무 침통해하고 있어 자세하게 묻지 못했다"고 현 상황을 설명했다.
대신 이 단장과 최 감독은 자신들의 책임을 강조하며 사퇴를 언급했다. 최 감독은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막중한 책임을 느낀다. 구단보다 내가 책임을 져야 하고 각오가 충분히 되어 있다"고 전했다. 옆자리에 있던 이 단장도 "구단의 책임자는 나다. 감독이 아닌 내가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했다. 검찰 발표에 따라 단장과 감독 모두 사의를 표명하겠다는 뜻으로 받아들여도 되는지 묻자 "상황에 따라 그렇다"는 짤막한 말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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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운 기자 puyol@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