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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식' 서재응-최희섭 "타이거즈 품고 떠납니다" [일문일답]

기사입력 2016.05.15 13:14

나유리 기자


[엑스포츠뉴스=광주, 나유리 기자] "타이거즈를 품고 떠납니다."

'나이스가이' 서재응(40)과 '빅초이' 최희섭(37)이 유니폼을 벗는다. 지난 겨울 현역 은퇴를 선언했던 두사람은 15일 광주 KIA-한화전에서 동반 은퇴식을 치른다. 광주 출신 프랜차이즈 스타로 또 메이저리거로서 같은 길을 함께 걸어온 두사람은 같은날 유니폼을 반납하며 뜻깊은 추억을 또 하나 새길 예정이다.

이날 은퇴식을 위해 KIA의 투수들은 모두 서재응이 새겨진 유니폼을, 야수들은 모두 최희섭의 이름이 새겨진 유니폼을 입고 경기에 나선다. 유니폼 역시 특별히 한국시리즈 10번째 우승을 차지했던 2009년 당시 버전으로 제작 됐다. 또 서재응과 최희섭의 아들이 경기전 동반 시구로 자리를 빛낼 예정이다.

은퇴식을 앞두고 최희섭과 서재응이 라운드 인터뷰에 응했다.

-함께 은퇴하게 된 느낌은.

서재응(이하 서) : 솔직히 은퇴식을 할거란 생각을 못했는데 구단이 챙겨주셨다. 한시대를 풍미한 최고의 타자와 함께 은퇴할 수 있어서 감사하다. 영광이다.

최희섭(이하 최) : 저도 같은 마음이다. 나 혼자보다 재응이형과 함께 되서 너무 좋았다. 생각을 안한 상태에서 챙겨주신 구단에 감사한 마음 뿐이다.

-고등학교, 메이저리그, KIA까지 공통 분모가 많다. 

서 : 중학교도 선후배 사이다. 솔직히 말하면 저는 2009년에 한게 정근우 선수랑 싸운거 밖에 없다(웃음). 제가 숟가락을 얹은 셈이다. 구단에서 함께 은퇴식을 치러주신게 팬들에게 새로운 재미를 줄 수 있다고 생각하신 것 같다.

-당시 우승 유니폼을 입은 기분

서 : 우승해보는게 나의 평생 소원이었다. 2009년 당시에 팀에 크게 기여는 못했지만 엔트리에 들어가서 우승한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 막상 새롭다. 그때 함께 뛰었던 선배들도 생각난다.

최 : 미국에서 생활하다가 한국에 처음 들어왔을때 목표가 10번째 우승이었다. 좋은 모습도 있고, 안좋은 모습도 있지만 내 자신과의 약속을 지켰다. 가장 기억에 남는 추억이다. 

-우승을 빼고 기억에 남는 선수로서의 기억은.

서 : 미국에서 처음 로스터에 진입해 홈 개막전에서 1루 라인에 서서 내 이름을 불러줬을때. 그때가 가장 가슴이 뛰었다. 한국에 와서는 조범현 감독님, 이강철 코치님을 만나면서 투수에 대한 생각을 다시 한번 180도 바꾸는 야구를 배웠다. 투구 폼이나 동작에 대한 편견이 있었는데 이분들을 만난 이후 2009년 이후 많은 것이 바뀌었다.

최 : 미국에서는 투수들과 달리 타자들은 실패한다는 편견을 깨서 기뻤다. 특히 1루수로서 뛰었던게 기억에 남는다. 그리고 WBC 미국전에서 슬럼프에 빠져있는 상황인데 홈런을 쳐서 이겼던걸 잊을 수 없고, 2009년 마지막 타석에서 스리런 홈런을 쳐서 3할-30홈런-100타점을 달성한게 기억에 남는다.

-더 뛰고 싶은 생각은 안드나.

서 : 은퇴는 2~3년전부터 조금씩 준비를 해왔다. 홧김에 은퇴를 했다면 스스로 실망스러웠겠지만, 아쉽지 않다면 거짓말이지만 크게 아쉽거나 하지는 않다.

최 : 미국 코치 연수를 다녀왔기 때문에 코치님들의 마음이 이해된다. 저같은 선수를 제가 코치일때 만났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만큼 코치는 쉽지 않은 자리다. 무엇보다 배팅볼을 던지는게 얼마나 힘든지 몰랐다. 매일 치기만 했는데 던지는 입장이 되니까 얼마나 고생했는지 알 것 같다. 저처럼 부상이 많고 경기를 많이 못 뛰어주면 코치님들의 마음이 얼마나 상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연수때 계속 머릿속을 맴돌았던 생각이다. 

-가장 미안한 코치가 있나.

최 : 아무래도 감독님이다(웃음). 감독님은 팀을 이끌어야 할 위치에 있기 때문에 감독님들이 저 때문에 스트레스 많이 받고 속도 많이 상하셨을 것 같다.

서 : 조범현 감독님께 제일 미안하다. 첫해에 오셔서 '꼴통' 메이저리거를 다 받아주시고, 다 맞춰주셨다. 

-후배들에게는 어떤 이야기를 해주고 싶은지.

최 : 김기태 감독도 원하시는 부분이 시간이 되면 늘 야구장에 와서 선수들과 이야기를 나눠달라는 것이다. 비록 팀을 떠나지만 그래도 항상 마음 속에 KIA 타이거즈가 있다. 후배들에게, 팀에게 많은 도움을 주고 싶다. 

서 : 특별한 이야기는 없다. 궂은 일을 내가 맡아서 한다는 생각만하면 팀이 잘 돌아갈거라 생각한다. 누구나 힘들다. 서로에 대한 배려를 하다보면 성적을 떠나 팀 분위기는 좋다고 생각한다. 서로서로 화합해야한다. 

-먼 미래에는 어떤 계획이 있나.

서 : 원래는 공부를 조금 더 하고 싶어서 해설을 하게 된 것이다. 막힌 시야를 더 넓히면서 공부하고 싶다. KIA 구단에서 불러주신다면 당연히 와야한다고 생각한다. 내가 알고 있는 지식을 후배들에게 많이 물려주고 싶다. 방송 다음으로는 코치 생활에 대한 준비도 생각하고 있다. 

최 : 다음주부터 방송을 하게 되는데, 시즌 중에는 방송을 하지만 교육리그나 스프링캠프때도 미네소타와 좋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계속 현장에 있는 코치 연수도 진행할 생각이다.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꼭 KIA에 돌아와서 좋은 코치, 변화된 모습, 나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 

-오늘 아들들이 시구를 하는데.

서 : 큰아들이 텔레비전에 나오기를 좋아한다(웃음). 아빠 은퇴식때 시구한다고 했더니 열심히 연습을 하더라. 많이 좋아한다. 막내아들은 자기도 같이 하면 안되냐고 하는데 미안하다고 말했다. 시구 지도는 따로 하지 못했다. 아내에게 물어보니까 잘하고 있다고 하더라. 

최 : 야구를 오래하고 싶었던 이유가 아들이 어릴때 좋은 기억을 남기려고였다. 오늘 같이 시구를 하니까 그 목표는 이룬 것 같다. 아들이 평소에도 야구를 좋아해서 그런지 기본 동작이 나오더라. 굉장히 기대하고 있는데 오늘 어떨지 모르겠다(웃음).

-자신에게 KIA는 어떤 의미인가.

서 : 타이거즈는 내가 어릴때부터 야구를 하면서 무조건 가야할 곳이었다. 타이거즈 그 자체가 내 삶의 길과도 같다. 광주에서 야구를 하면 타이거즈로 가야 원하는 길로 가는 것이다. 대학교때 잠깐 꿈이 바뀌어서 메이저리그에 갔지만, 내가 돌아올 곳은 타이거즈라는 생각을 늘 하고 있었다. 

최 : 타이거즈는 꿈이다. 과거 선배들이 우승을 많이 이룬 팀이었기 때문에 그분들을 보면서 꼭 타이거즈에서 뛰고 싶었다. 메이저리그에 가게 됐지만, 돌아올 수 밖에 없는 팀이다. 늘 내 마음 속에 타이거즈가 있을 것이다. 

NYR@xportsnews.com

나유리 기자 NYR@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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