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조은혜 기자] 누군가는 작은 역할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그는 '태양의 후예'에서 누구보다 큰 임팩트를 남겼다. 바로 조재윤의 이야기다.
조재윤은 KBS 2TV 수목드라마 '태양의 후예'에서 우르크 전력 공사 치프 매니저 진소장 역으로 열연을 펼치며 '국민밉상'으로 거듭났다. 조재윤은 "'태양의 후예'를 하고 길거리를 다니면 알아봐주시는 분들이 많다"면서 "비중있는 역할도 아닌데, 관심을 가져주시는 걸 보면서 드라마의 인기를 실감한다"고 전했다.
그는 '태양의 후예' 속 우르크 지진 현장에서 다이아몬드를 찾기 위해 희생자가 남아있는 건물을 뚫으려고 시도하는 등 갖가지 민폐를 부린다. 송중기(유시진 역)가 위험에 처한 것도, 논란이 됐던 진구(서대영 역)의 욕설 장면도 따지고보면 진소장 조재윤의 진상에서부터 비롯됐다. 조재윤은 "아무래도 미워할 수밖에 없는 캐릭터이지만 그래도 좋아해주시더라. 그게 굉장히 힘이 되고 '이래서 배우하는구나' 하는 맛을 느꼈다"고 돌아봤다.
조재윤은 "예전에는 악역을 마냥 미워했다면, 이제는 문화가 바뀐 것 같다. 연기가 어색하지 않고 자연스럽다면 시청자들이 인정해주신다"며 "이 캐릭터를 처음 맡았을 때 재밌게 하고, '유시진이나 서대영에게 도움되는 배역이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점점 욕심이 생겼다. 잠깐 나오지만 더 구체화시켜 인정받는 역할이었으면 좋겠다 했는데 이렇게 많은 사랑을 받게됐다"고 뿌듯함을 전했다.
드라마 속에서 조재윤은 백발로 등장한다. 알고보면 그 머리는 염색 머리가 아닌 조재윤의 원래 머리다. 그는 "'태양의 후예'를 찍기 전 쉴 수 있는 시간이 있어 염색을 안하고 있다가 고사장에 갔는데, 작가님과 감독님께서 좋다고 하셔서 흰머리로 촬영을 하게 됐다"고 밝혔다. 원래 대본상 진소장은 점퍼에 안전모를 쓴 평범한 공사장의 악덕업주 캐릭터였지만, 조재윤의 흰머리와 함께 베레모와 수트, 선글라스 등의 요소들이 추가되고 조금 더 엘리트적인 캐릭터로 바뀌면서 다양성과 임팩트를 가지게 됐다.
'밉상' 캐릭터이다 보니 맞는 장면도 굉장히 많이 촬영해야했던 조재윤이다. 어려움은 없었냐고 묻자 조재윤은 에피소드들을 털어놓기 시작했다. 그는 "영화에서 많이 맞아봐 어떻게 해야 안 아픈지 안다. 그런데 맥기니스 형(아구스 역)이 연기 열정이 강해 그 순간 몰입되지 않으면 몇 번을 계속 촬영해야한다"며 "목욕탕 벽에서 밟히는 장면에서는 팔이 찢어져서 꼬매기도 했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진구와의 촬영에서도 고난이 있었다. 조재윤은 "진구에게 주먹으로 맞는 장면을 태백에서 촬영했는데, 눈이 굉장히 많이 온 날이었다. 눈이 와서 밖에서 찍을 수가 없어 한 폐광 안에서 찍었는데, 잔 유리가 굉장히 많은 장소였다. 맞고 쓰러졌는데, 조금 찢어지기도 했다"고 전했다.
그는 "다들 너무나 걱정해주셨다. (송)혜교가 와서 정말 의사처럼 약도 발라주고 그랬다"면서 "심쿵해 죽을 뻔 했다"고 웃었다. 그러면서 "너무 고마웠다. 들꽃이 많이 피어있길래 꺾어서, 메디컬센터니까 압박붕대로 묶어 혜교에게 줬다. 그걸 혜교가 SNS에 올렸는데, 그걸 보고 와이프가 삐졌더라"며 멋쩍은 웃음을 짓기도 했다. 그는 "현장 분위기가 너무 좋아 드라마가 잘될 수밖에 없었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인터뷰 ②에서 계속)
eunhwe@xportsnews.com / 사진=조재윤 ⓒ김한준 기자
[XP인터뷰②] '태양의 후예' 조재윤 "신스틸러? 이제 心스틸러로"
조은혜 기자 eunhw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