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7 0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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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인생 2막' 김연훈이 품은 한 마디 "나는 최고다"

기사입력 2016.04.09 08:37

이종서 기자

 
[엑스포츠뉴스=이종서 기자] 올 시즌 새롭게 kt wiz에 둥지를 튼 김연훈(kt,34)이 시즌 초반 팀의 '효자'로 떠오르고 있다.
 
7경기 타율 2할 8푼 1홈런. 눈에 띄는 성적은 아니지만, 조범현 감독은 지난 8일 수원 KIA전을 4-0 승리로 마친 뒤 "최근 고비마다 적시타를 쳐주면서 베테랑다운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날 김연훈의 성적은 4타수 1안타 1타점이었다.

김연훈이 조범현 감독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은 득점권에서의 집중력이다. 김연훈이 이날 경기까지 올린 타점은 총 8점. 시즌 초반이지만 박동원(넥센, 10타점)에 이은 박석민(NC)과 공동 2위다. 득점권 타율은 0.571로 득점권의 주자가 있으면 그의 방망이는 더욱 불을 뿜었다. 조범현 감독이 흐뭇한 미소를 지을 수밖에 없는 이유다.

그러나 김연훈은 최근 활약에 대해 "아직 초반인데…"라며 멋쩍게 웃기만 했다.
 
▲ 타격 변화 "짧게 그리고 앞으로"
 
사실 김연훈은 그동안 타격보다는 수비에 좀 더 강점이 있었다. 통산 타율이 2할 3푼대에 그치지만, 수비는 내야 모든 포지션이 가능하다. 현재 1루수와 3루수로 경기에 나선 그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2루수, 유격수로도 경기에 나설 정도로 든든한 내야 백업 요원 역할을 했다.
 
그리고 올 시즌 들어가기 전 타격에 작은 변화를 뒀다. 김연훈은 "예전에는 공격에 대해서 두려움이 많았다. 스프링캠프 때부터 배팅 연습을 많이 했다"며 "그동안 배트가 돌아서 나왔다. 감독님께서 스프링캠프 때 이 부분을 지적해서, 수석코치님, 타격 코치님과 함께 타이밍을 빨리 잡고 포인트를 앞에 두는 데 중점을 두고 훈련을 했다"고 설명했다.
 
이제 조범현 감독이 "아직 조금 부족하기는 하지만 많이 발전했다"며 만족감을 보일 정도다.
 
스스로도 효과를 체감하고 있다. 김연훈은 "투수와 싸움이 좀 더 수월해졌다. 노렸던 공이 파울이 안 되고 일단 결과로 이어진다. 안타가 안되더라도 일단 앞으로 공이 간다"며 "이제 타격과 수비 모두 부담은 없다"고 미소를 지었다. 그러면서도 "지금은 타구가 좋은 방향으로 가서 안타로 되지만 아직은 좀 더 남은 것 같다"고 긴장은 늦추지 않았다.


 
"2차 드래프트로 이적, 서운했지만 도전의 기회가 왔다"
 
김연훈은 2007년 신인드래프트 2차 2라운드(전체 16순위)로 KIA 타이거즈의 유니폼을 입었다. 그러나 1년 뒤인 2008년 SK로 트레이드 됐고, 지난 시즌은 종료 후 2차드래프트로 kt로 옮겼다.

군 복무를 제외하고 5시즌 동안 유니폼을 입고 있던 SK를 떠나게 된 김연훈은 "당시에는 서운하기도 했다. 일단 SK에서 최선을 다했는데, 40인에서 제외됐다는 것이 아쉬웠다. 젊은 선수들에게 많이 밀렸고, SK에서는 안되나보다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수원에와서 도전할 기회가 다시 생긴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그러나 kt의 내야진 역시 만만치 않았다. 1루에는 '홈런왕 출신' 김상현이 자리를 잡고 있고, 박경수와 박기혁이 키스톤 콤비를 이루고 있다. 3루에는 외국인 선수 앤디 마르테가 버티고 있다. 그 역시도 이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그는 "처음부터 주전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지 않았다. 다만 144경기인 만큼 공백이 생겼을 때 그 자리를 잘 채울 수 있는 역할을 하려고 했다"고 밝혔다.

경기에서 자신의 역할을 해내고 있는 그는 어느덧 kt의 일원으로 녹아들고 있었다. 김연훈은 kt의 분위기에 대해 "너무 좋다. 경기를 이기고 지고를 떠나서 주장을 비롯해서 고참 선수들을 중심으로 모든 선수들이 하나로 뭉치고 있다"고 웃어보였다. 



▲ 아직은 어색한 주전, 그러나 품고 있는 한 마디 "나는 최고다"
 
개막 후 줄곧 선발로 출장하고 있지만, 그는 아직 이 상황이 낯선듯 했다. 김연훈은 인터뷰 내내 "나는 주전이 아니다"라는 말을 반복했다. 그는 "나는 주전에 대한 큰 욕심이 없다. 예전에는 '나는 백업이네'라는 생각으로 아쉬움이 많았지만, 이제는 그런 생각이 많이 사라졌다. 경기는 다같이 하는 것이다. 내게 주어진 자리에서 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어차피 데뷔 때부터 10년을 백업으로 뛰었다. 주전을 해야겠다는 욕심이 어릴때는 많았지만 이제는 매 경기를 나가는 것이 행복하다. 군대 갔다와서는 백업으로 나선다는 것이 조금 힘들었는데, 이제는 행복하고 즐겁다"며 "아직은 주전이 낯설다. 몸도 백업으로 출장할 때 맞춰진 것 같다. 지금도 마음을 비우고 경기에 나서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스스로에게 불어넣고 있는 주문은 강력했다. 그는 "'내가 최고다'라는 말을 항상 마음 속에 새기고 있다. 프로에 올라왔을 때부터 항상 내가 최고라는 마음가짐을 가지고 경기에 나섰다. 비록 내가 백업이고, 주전선수가 아니더라도 그런 생각으로 경기에 나서고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프로 10년 차. 그는 한 번도 규정 타석을 채운 적이 없다. 백업으로 나선 것도 있지만, 허리 부상도 김연훈의 발목을 잡았다. 그는 "군대 가기 전에 허리가 아팠고, 갔다 와서도 아팠다"며 "고질적인 통증이 있었다"고 이야기했다. 그런 탓에 그의 어머니가 당부하는 것은 연봉도 아니고 1군에서 활약도 아닌 "다치지 말 것"이다.
 
그러나 항상 '최고'를 품고 있는 만큼 부상을 의식하지 않았다. "경기를 할 때는 가진 것을 모두 보여주려고 한다. 수비든 공격이든 매순간 최선을 다하겠다"
 
bellstop@xportsnews.com / 사진 ⓒ엑스포츠뉴스, kt wiz

이종서 기자 bellstop@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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