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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알았다면…" 故 황현주 감독 향한 한유미의 '눈물 반성'

기사입력 2016.03.22 06:10 / 기사수정 2016.03.22 02:25

이종서 기자


[엑스포츠뉴스=이종서 기자] "희생이 너무 하기 싫었어요." 우승으로 싱글벙글 웃던 한유미(34)가 옛 스승이었던 故 황현주 감독을 떠올리며 눈물을 쏟았다.

현대건설은 IBK기업은행과의 2015-16시즌 챔피언결정전에서 1,2차전에 이어 21일 3차전까지 잡아내면서 우승 축포를 쏘았다.

팀 내 최고참인 한유미는 양효진(17득점), 에밀리(15득점), 황연주(10득점)에 이어 7득점을 기록하면서 팀 공격에 힘이 됐다. 화려하게 빛나지는 않았지만, 한유미는 위기 상황에서는 어린 선수들을 다독이는 등 자신의 자리에서 맏언니 역할을 충실히 해냈다.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리기까지 한유미는 그 누구보다 파란만장한 선수 생활을 했다. 지난 2000년 현대건설에 입단한 한유미는 2009-10 시즌을 마친 뒤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고 해외진출을 시도했다. 그러나 그의 도전은 실패로 돌아갔고, 소속팀 없이 한 시즌을 보냈다. 그리고 2011-12시즌을 앞두고 현대건설로 복귀한 한유미는 곧바로 KGC인삼공사로 이적했다.

KGC인삼공사에 자신의 첫 우승을 경험한 한유미는 2012년 은퇴를 선언했다. 그러나 2년 뒤인 2014년 다시 현대건설에 복귀했고, 올 시즌 팀 우승의 주역이 됐다.



우여곡절 끝에 친정팀에서 다시 경험하게 된 우승. 한유미는 "다시 복귀할 때부터 계속 이날만 기다렸다. 상상만 해도 눈물 났던 날인데 너무 기쁘다. 은퇴하고 2년 정도 쉬었는데, 후회 아닌 후회도 했었고, 굉장히 잃은 것이 많다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오늘로서 얻는 것이 많다는 것을 느꼈다"고 소감을 전했다.

자신의 선수 생활을 되돌아보던 한유미는 과거 스승이었던 故 황현주 감독을 떠올리면서 눈물을 글썽였다. 황현주 감독은 2009년 현대건설 지휘봉을 잡은 뒤 2014년 사퇴했고, 그 해 12월 심장마비로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났다. 

"방황하던 시절 덕분에 지금은 철이 많이 들었다"고 운을 뗀 한유미는 "황현주 감독님께서 나에게 '희생하라'고 하셨는데 그 때는 희생이 너무나 하기 싫었다. 나도 에이스 역할이 하고 싶었고, 감독님께서 희생하라고 하는 것이 이해가 안갔다"며 울먹였다. 이어 "그 당시에는 그게 정말 싫었는데, 이제는 그 역할이 무엇인지 알 것 같다"며 "지금 희생을 하는지 모르겠지만, 그 때 그 뜻을 미리 알았다면 현대건설을 나가지 않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고 눈물을 흘렸다.

꿈에 그리던 우승컵을 다시 한 번 들며 자신의 꿈을 이룬 한유미는 이제 은퇴 시점에 대해서 진지하게 생각하고 있다. 챔피언 결정전에서도 한유미는 "이번이 마지막 기회"라며 '배수의 진'을 펼쳤다. 그러나 여전한 기량에 후배들은 한유미의 은퇴를 만류하고 있다. 염혜선은 "우리 팀에서 가장 세게 공을 때린다"고 혀를 내둘렀다. 양효진은 "좋은 것은 다 챙겨먹는데 항상 피곤하다고 한다"고 핀잔을 주며 "풀타임은 힘들어도 중간 중간 뛸 수 있을 것 같다. 1년 더하라고 설득하는 중"이라고 웃어보였다. 후배들의 애교 섞인 말에 한유미는 "고민이 된다"고 미소를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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