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나유리 기자] 메이저리그 시범경기도 중반부에 접어들었다. 예측 이상의 활약을 보여주고 있는 박병호(30,미네소타)의 예상 성적, 얼마나 맞을까?
박병호는 현재까지 코리안 빅리거들 가운데 가장 페이스가 좋다. 최지만(에인절스)과 추신수(텍사스)가 2할대 중반 타율로 서서히 페이스를 끌어올리는 중이고, 김현수(볼티모어)는 아직까지 감을 못찾은 상태다. 자리 확보가 가장 절실한 이대호(시애틀)는 상승세다.
그중에서도 박병호의 활약이 단연 돋보인다. 시범경기 첫 출전에서 3타석 3삼진으로 헤맸던 그는 단 2경기만에 감을 잡았다. 현재까지 시범경기 9경기에서
25타수 9안타 3홈런 7타점 타율 0.360 장타율 0.720 OPS 1.080을 기록 중이다.
아직 시범경기인만큼, 현재의 성적이 정규 시즌의 성공으로 직결된다고 보기에는 어렵다. 하지만 모든 것이 낯선 새로운 환경에서 자신이 가진 스윙을 제대로 하고 있다는 것 자체로도 '적응력'에는 후한 점수를 줄 수 있다. 리그를 옮긴 선수들이 가장 고전하는 것 역시 '적응'이기 때문이다.
메이저리그 정규 시즌 개막까지 약 3주도 채 남지 않은 시점에서 박병호가 지금까지 보여준 성적은 예측을 뛰어넘는 수치다.
KBO리그를 대표하는 '홈런왕'이었던 그가 메이저리그 진출을 선언했을때 시즌 예상 성적은 2할 중반대 타율과 20홈런 이하였다. 메이저리그의 통계 프로그램 중 하나인 ZiPS의 경우 박병호가 올해 정규 시즌에
타율 2할6푼6리 27홈런 84타점 WAR 2.3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ZiPS는 1년전 강정호가 메이저리그에 진출했을때 강정호의 예상 성적으로
타율 2할3푼 14홈런 57타점 정도로 내다봤다. 하지만 강정호의 실제 성적은 ZiPS의 예상을 뛰어 넘는
타율 2할8푼7리 15홈런 58타점이었다. 특히 컨택 부문에서 기대 이상의 성과를 내면서 피츠버그 주전 라인업에 안착했다. 강정호 역시 시즌 초반 어려움을 겪다가 투수들의 공에 적응한 이후 본격적으로 자기 스윙을 했다. 끊임 없이 '레그킥 논란' 등이 그를 시끄럽게 만들었지만, 결과적으로는 성공적인 안착이었다.
이 통계 프로그램은 또 박병호가 꾸준히 2할 중후반대 타율을 기록하며
4년 정도 계속해서 20홈런 이상을 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말 그대로 예상 수치지만 박병호가 지닌 최대 장점인 '파워'가 메이저리그에서도 충분히 통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박병호를 수년간 꾸준히 지켜본 스카우트 관계자들은 통계 프로그램들 보다는 조금 더 짠 점수를 매겼다. 박병호가 1루수로 수비 출전을 하면서 빅리그에 뛸 경우
타율 2할4푼 18홈런 60타점 정도가 예상됐다. 하지만 1루수보다 지명타자로 더 많은 시간을 보낼 경우 예상 성적에도 변동이 있다. 박병호는 KBO리그에서 뛰는 대부분의 시간 동안 수비와 동시에 지명타자로 출전했다. 때문에 지명타자로 뛸 경우 긍정적 혹은 부정적 영향을 분명히 받을 수 밖에 없다.
다만 박병호는 시범경기에서 아직까지 볼넷을 골라내지 못했다. 삼진은 8개로 안타 갯수와 비슷하다. 홈런을 노리는 '파워 히터'인 박병호는 한국에서도 삼진 1~2위를 다툴만큼 삼진율이 높은 선수였다. 시즌이 시작할때 이 부분은 어떤 작용을 할지 지켜볼만 하다. 또 미겔 사노와의 조합도 미네소타 타선에 큰 시너지 효과를 일으킬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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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유리 기자 NYR@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