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김현정 기자] 현실적인 드라마가 될 뻔했지만 뒷심이 부족했다.
10일 MBC 수목드라마 '한번 더 해피엔딩'이 막을 내렸다. 마지막회에서 미모(장나라 분)는 무릎을 꿇고 프러포즈하려는 수혁(정경호)을 만류했다. 수혁이 실망한 사이 미모는 반지를 꺼냈고 "나한테는 딱 너야. 나와 결혼해줄래"라며 프러포즈했다. 수혁은 "나한테도 딱 너야"라고 화답하며 이를 받아들였다.
두 사람 외의 다른 등장인물들도 모두 큰 탈 없이 행복을 향해 나아갔다. 건학(김태훈)과 다정(유다인)은 리마인드 웨딩을 올리며 제2의 결혼생활을 시작했다. 애란(서인영)은 동배(박은석)와 새롭게 시작함과 동시에 MBA 과정을 밟기로 결심했다. 동미(유인나)는 9살 연하남 정우(안효섭)로부터 1년 후 결혼한다는 약속을 받아냈다. 해준(권율)과 연수(황선희)는 서로에 대한 미련과 미안함을 털어버리고 각자의 삶을 시작하게 됐다.
뒷심이 부족해 아쉬운 드라마로 남았다. 초반만 해도 재기발랄한 대사와 통통 튀는 전개가 돋보였다. 재혼, 연애, 이혼 등의 소재를 코믹하지만 현실적으로 그려나갈 기미를 보였다. 여자 4인방이 벌이는 솔직한 토크들은 미국드라마 ‘섹스 앤 더 시티’를 연상케 해 신선함을 줬다. 모태솔로 여자, 결혼을 두려워하는 여자, 겉으로는 문제없어 보이지만 남편과 불화를 겪는 여자 등 각양각색 캐릭터도 매력적이었다.
그러나 중후반부터 몰입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해준과 미모, 수혁의 삼각관계는 결말에 다다르기도 전에 정리되면서 힘이 빠졌다. 미모와 수혁의 러브라인은 알콩달콩했지만, 너무 일찍 샴페인을 터트려 뻔한 전개가 이어졌다. 절정을 이뤄야하는 부분에서 맥을 잃으니 지루한 게 당연했다. 인생, 결혼, 연애에 대한 네 여자의 톡톡 튀는 담론도 줄어 여타 로맨틱 코미디와 비슷한 길을 걸었다.
5.2%(닐슨코리아)로 출발한 ‘한번 더 해피엔딩’은 6회에서 6.9%의 자체최고시청률을 경신했다. 이후 시청률이 조금씩 하락하기 시작하더니 3%대까지 추락했다. 시청률이 드라마의 전부는 아니나, 시청자가 얼마나 감정 이입했는지를 보여주는 바로미터이다. 긴박함이 떨어지면 시청자는 가차 없이 채널을 돌리기 마련이다. 화제작 KBS ‘태양의 후예'와의 경쟁을 저조한 시청률의 핑계로 삼기엔 ’한 번 더 해피엔딩‘ 자체의 몰입도가 아쉬웠다.
장나라는 로코퀸 수식어에 어울리는 연기를 보여줬다. 무대 뒤에서 조용할 날이 없는 걸그룹 멤버부터 똑 부러지는 재혼 업체 대표, 이와 반대로 연애에서는 허당기 가득한 금사빠를 소화했다. 코믹 연기를 펼친 정경호와의 합도 좋았다.
다만 '운명처럼 널 사랑해', '미스터 백' 등 그의 최근작과 비교할 때 연기가 크게 다르진 않았다. 연기 자체는 두말할 나위가 없었지만 새롭다 할 만한 점이 없어 이전과 비슷한 느낌 안에 머물렀다.
khj3330@xportsnews.com / 사진 = MBC 방송화면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