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8 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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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의후예'②] '동화' 같은 설정, 손발이 오그라든다면

기사입력 2016.02.26 11:25 / 기사수정 2016.02.26 11:48

이지은 기자


[엑스포츠뉴스=이지은 기자] "봉사 마치고 한국 돌아가면 당신 얼굴에 사표를 던져줄테니 기다리세요."

25일 방송된 KBS 2TV '태양의 후예'에서 송혜교(강모연 역)은 자신을 '우르크'로 보낸 병원 이사장에게 독설을 날린다. 통쾌한 한 방이다. 하지만 극도로 비현실적이다. 사회의 수많은 미생들은 속으로 되뇌이고 마는 말이다.

할 말 다하는 '사이다녀' 송혜교 같은 캐릭터는 현실에서 찾아보기 어렵다. 돈 있고 빽 있는 동기에게 교수 자리를 빼앗긴 뒤, 송혜교는 거침없이 과장을 찾아가 소리를 지른다. 그 동기가 자신을 약올리자 머리끄덩이를 부여 잡는다. 출세를 대가로 더 깊은 관계를 요구하는 병원 이사장을 자신이 들고간 가방으로 내려치기도 한다.

송중기(유시진 역)가 속한 특수부대 역시 현실은 없다. 설정만 가져왔을 뿐이다. 복귀하라는 전화 한 통에 건물 옥상으로 올라가면 헬기가 도착한다. 그 뒤 바로 중무장을 하고 비밀 작전에 투입된다. 하지만 정작 그들 중 일부는 자신들이 향하는 목적지가 어디인지도 모른다. 그 때 카메라는 송중기의 얼굴을 가득 잡는다. 잔뜩 무게를 잡은 송중기의 입에서는 대사가 흘러나온다. "여기는 아프가니스탄이다."

손발이 오글거린다. 유치하다. 그나마 두 주연 남녀들의 '썸' 타는 모습은 현실적이다. 하지만 그들을 둘러싼 제반 상황들은 작위적이라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김은숙 작가를 둘러싼 취향 차이는 여기서 발생한다. '동화(童話)'에 대한 호불호다.  

둘의 로맨스 역시 풀어가는 방식은 비슷하다. 송중기가 잡은 소매치기범이 훔친 휴대폰을 강모연이 가지고 있었다. 그 전화벨 소리를 우연히 듣고 둘은 처음 서로를 마주한다. 처음 송중기를 조직폭력배로 생각했던 송혜교는 그 오해를 풀어가면서 호감을 가진다. 이후 데이트만 했다하면 상부의 호출이 와서 헤어지더니, 우연히 봉사활동을 가게 된 이억만리 '우르크'에서 재회하게 됐다. 굳이 봉사단을 데리러온 게 '송중기'인 건 당연했다. 비행기가 아닌 군사용 헬기가 등장한 건 덤이다. 

제작발표회 당시 김은숙 작가는 '자가 복제'에 대한 지적에 "내가 잘 하는 걸 하면 안 되는거냐"고 항변했다. 전작들에서 볼 수 있었던 특유의 동화적 설정 역시 이번 '태양의 후예'에서도 그대로 발견된다. 그럼에도 시청률은 이미 15%를 넘어섰다. 결국 이들은 '그 맛에 드라마를 본다'는 게 아니겠는가.

한 예능프로그램에서 가상부부 생활을 하고 있는 개그우먼 김숙도 파트너 윤정수에게 자신이 드라마를 봐야 하는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오빠랑 전혀 반대인 사람이 나온다고!"

number3togo@xportsnews.com / 사진=KBS 캡쳐 화면

▲ '태양의 후예'

['태양의후예'①] 군인과 의사의 신념이 만났을 때

['태양의후예'③] 유아인 잇는 '특급 카메오' 뜰까

이지은 기자 number3togo@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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