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9-21 2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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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기일선수의 인터뷰를 하다.

기사입력 2005.07.11 09:22 / 기사수정 2005.07.11 09:22

김동식 기자


▲ 인터뷰에 응하는 남기일 선수

- K리그 11라운드 서울과의 경기에서 김도훈과 박주영의 경쟁에 초점이 맞추어졌는데 남기일 선수가 해트트릭을 해 주목을 받은 바 있습니다. 소감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 지금 생각해보면 진짜 아무생각도 안났던것 같아요. 골넣고 그냥 아무생각도 없었고, 믿기지가 않았어요. 3번째골 넣고 난 다음에는. 지금 생각해보면 꿈인것 같아요. 현실이 아닌것 같아요.


- 작년 전남 시절에 후기리그 11라운드에서 후반 45분에 극적인 결승골을 터뜨렸고 올시즌 대구, 서울전에서 골을 터뜨렸는데요. 놀라운 것은 모두 장마비 속에서 득점한 것인데 수중전에 강하신것 같습니다.

▲ 글쎄요. 저는 그런것 같아요. 비가오면 왠지 기분이 들떠있고, 골에 대한 욕심도 많이 나고, 운동장에 물기가 많이 있으면 기분이 업되는것 같아요. 비가 오는것도 좋은데 운동장에 물기가 있으면, 저는 굉장히 경기하는데 편한것 같아요. 물기가 없는 것보다 있는 것이 편하더라구요.


- 보통은 운동장에 물기가 있으면 드리블이나 슈팅할 때 선수들이 힘들어하지 않나요?

▲ 예전에 부천 시절에는 항상 경기장에 물을 뿌리고 시작했거든요. 프로에와서 항상 그런식으로 해와서 그런것 때문에 개인적으로 물기가 있는게 좋아요. 앞으로도 계속 잔디에 물을 뿌렸으면 좋겠어요.(웃음)


- 부천과 전남을 거쳐서 성남에 입단하셨는데요, 세팀의 팀 분위기에 차이가 있다면?

▲ 부천에는 예전에 좀 기업의 이미지가, 뭐랄까 뒤에서 후원해주는게 소홀했던것 같아요. 그래서 전남으로 갔는데 갑자기 사장 단장이 바뀌는 바람에... 감독도 바뀌고 그랬어요. 그런 우여곡절 끝에 성남에 왔는데, 성남에 와보니까 생각이 드는게 뭐냐면, 우승을 많이 할수있던 원동력이 있는것 같아요. 말로 표현하지 못할 분위기가 있어요. 전남같은 경우는 항상 잘해야 3~4위, 부천은 중위권 정도였는데, 이곳은 어떻게 해야 우승을 할수있는지 원동력이나 노하우가 있는것 같아요.


- 비슷한 질문입니다만, 남기일 선수를 지도했던 부천시절 감독과 당시 전남의 이장수 감독, 지금 성남의 김학범 감독까지의 지도스타일을 비교해본다면?

▲ 감독님들의 색깔이 있기 때문에 제가 감히 비교를 해본다는게 좀 그렇고, 우선 이장수 감독님은 약간 다혈질이세요. 겉으로 목소리도 크시고 그래요. 약간 수비축구를 했던 것 같고, 부천에서는 주로 미드필더의 짜임새 있는 축구를 했던 것 같아요. 여기(성남)은 확실하게 공격 지향적인 축구를 하는것 같습니다.


- 자신의 플레이 스타일의 장단점이라면?

▲  장점도 없고 단점도 없는것 같아요. 꾸준하게, 성실하게... 저는 프로에 들어왔을때 부터 그점을 굉장히 자신에게 강조하면서 살아오고 플레이 해왔거든요. 성실한 플레이를 하는 것.


- 남기일선수의 경우는 포지션 기용의 폭이 넓어서 전술적으로 다양한 활용을 할 수 있습니다. 그 중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포지션은 무엇인지?

▲ 저는 포지션이 제 개인적으로 맞는것 보단 팀 전체가 조화를 이루는 것을 좋아하거든요. 지금 현재 감독님이 저에게 주문하시는게 프리롤이에요. 미드필더에 서면서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는 점을 요구 하셨어요. 제가 그 부분을 캐치를 해서 지금 그렇게 플레이를 하고 있죠.


- 남기일선수가 축구를 시작한 계기가 알고싶습니다?

▲ 초등학교 4학년때 육상대회를 나갔는데 육상대회에서 성적이 좋았어요. 그래서 축구 감독님에게 눈에 띄게 되었는데, 사실 그 전에도 축구를 좋아했었어요. 어렸을때는 돌멩이를 축구공 삼아 차고 그랬었죠(웃음). 이런식으로 시작하게 되었죠.


- 자신에게있어 가장 기억에 남는 은사님이 있다면?

▲ 글쎄요. 많은 은사님들을 거쳤는데, 특별하게 누구라고 말할 분들은 없는것 같아요. 모든분들이 저에게는 다 좋은 은사님이시고 아직도 모든분들에게 연락을 드리고 있습니다.


- 97년 데뷔시절 당시와 현재의 K리그를 비교해본다면?

▲ 굉장히 많이 발전한 것 같아요. 월드컵도 치루었고. 97년 당시는 사실 제가 축구에 대한 눈을 아직 못떴었고, 지금에야 여러팀 거치면서 많은 경험 쌓았는데, 지금 시즌에 보면 많이 성장해있는것 같아요. 한국축구가 지금 월드컵 6회 연속 진출로 더할 나위없이 최고조에 있고요. 개인적으로도 눈을 떠가는 시기가 아닌가 생각해요.


- 존경하는 선수와 자신에게 영향을 끼친 선수가 있다면?

▲ 제가 처음 부천에 입단했을 때 니폼니쉬 감독이 계셨는데, 그분이 저에게 이렇게 말씀하셨어요. "너에게는 거울이 되는 선수가 3명이 있다. 윤정환, 죠셉, 김기동이다. 그 선수들이 너에게 거울이 되는 선수이니까 잘 보고 배워라" 윤정환 선수는 공격적인 플레이가 있고, 죠셉의 경우는 장거리 패스가 좋고, 김기동 선수는 미드필더에서 움직이면서 수비활동을 많이 했기 때문에 그때 제가 정말 많이 배웠지 않나 생각해요.


- 어느덧 프로 9년차의 베테랑 K리거이신데요, 기억의 남는 일과 기억하기 싫은 일이 있다면?

▲  제가 지금 9년차인데, 사실 예전에 1999년도에 허리수술을 했었어요. 2001년도에 허리수술이 또 재발을 했는데 의사선생님이 축구를 그만 둬야한다고 하시더라구요. 굉장히 많이 방황을 했었어요. 이왕 이렇게 된거 다시한번 해보자고 해서 열심히 재활을 했죠. 그렇게 한끝에 제가 지금 이자리에 서있는 것 같아요. 전 위기 뒤에 기회가 온다고 생각하거든요. 그해에 BEST 11에 선정되고 9골도 넣어보고(웃음) 위기의 뒤라서 희비가 교차되어 그때가 가장 기억에 남아요.


- 아직 우승과의 인연이 없는데, 작년 수원과의 PO가 많이 아쉬울것 같습니다.

▲  컵대회는 한번 우승해 봤는데요. 정규리그에 당시 이장수 감독님과 구단과의 사이가 엄청 나빴었어요. 그때 구단에서 지원이 좋았으면 수원을 이기고 우승할 수도 있지 않았나 생각해요. 그 당시 정말 전남으로 가서 우승에 대한 의욕이 불타 올랐었거든요. 우승, 하고 싶어요. 그래서 이번에 성남으로 오게됐는데 이번 시즌 성남은 정말로 우승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 경기에 대한 징크스가 있다면?

▲  (단호하게) 징크스는 없어요. 막말로 닥치는대로 하는 스타일인데(웃음) 징크스는 개의치 않아요. 저는 개인적인 일보다는 팀이 최우선이기 때문에 주위에서 "득점왕 노려봐라" 이러는데, 일단 이기는게 목표에요.


- 경기출장횟수에서 가장 유리한 위치인데 득점왕에 대한 욕심은 정말로 없습니까?

▲ 아니에요(웃음). 득점왕에 대한 욕심은 정말로 없습니다. 팀이 승리해 나가는게 우선이죠.


- 최근 K리그 연맹사이트에서 신태용 선수의 빈자리를 남기일 선수가 메꾼다고 동영상이 소개되어있는데 이 부분에 대해서 부담감은 없으신지

▲  아, 처음 듣는 이야기인데... 요즘에 갑자기 주위에서 많이 알아봐주시고 인터뷰도 하다보니까 부담감도 많이 드는데 이 부담감을 이겨내야 되겠죠. 한 선수의 몫이라고 생각하고. 사실 신태용 선수라고 하면 저랑은 비교가 안되는 선수잖아요. 워낙 어마어마한 선수기 때문에. 비교를 한다면 좀 그렇고, 신태용 선수가 떠난 자리를 저도 최대한 메꾸려고 노력을 많이 할겁니다.


- 팀 내에서 가장 호흡이 잘맞는 선수가 있다면?

▲  아, 그건 딱히 누구를 지명할수가 없어요. 다른 선수들이 질투할거에요(웃음). 이 질문에 대해서는 '모두 다' 라고 써주세요. 게임 뛰는 선수 모두 다 잘맞는 것 같아요.


- 피스컵을 대비해서 박진섭, 김두현, 손대호 선수를 영입했는데 호흡은 잘맞는지?

A : 지금으로써는 아주 잘맞아요. 처음에 와서는 선수들간의 개성 때문에 약간 맞춰 나가기가 힘들었어요. 지금은 점점 잘 맞아가요. 팀이 무패행진을 하고 있잖아요? 어떤 선수가 오면 그 선수 나름대로 열심히 하고, 그래서 그게 원동력이 되는것 같아요. 지금 파브리시오라고 용병도 새로 왔거든요? 이 선수와도 잘 맞추어 나가야겠죠.


- 피스컵에 임하는 각오 한마디는?

▲  사실 엄청 걱정을 많이해요. 모두 다 잘하는 팀이 오니까. 그리고 대한민국 홈에서 하잖아요. 자칫 하다가 망신당하지 않을까 생각되는데 지금 선수단 분위기로는 피스컵에서 좋은 성적 낼수있지 않을까 생각돼요. 예전에 성남이 3연패를 했을 때의 분위기로 가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 피스컵에 대해 상대팀에 대한 전력분석은 되어있는지?

▲  일단 솔직히 선수들에게는 안되어있지만 코칭스태프들에게는 완벽하게 되어 있어요. 아무래도 지금 선수단은 리그중이니까 리그에 전념해야 하잖아요. 작년에 박지성선수를 만났었는데요. "유럽팀들이랑 뛰니까 어떠냐"고 물어봤더니, 박지성 선수가 하는말이 "유럽에서도 충분히 된다, 우리 한국 선수들도 충분히 할 수 있다"라고 대답하더라구요. 이번 피스컵도 유럽팀들이라고 해서 상대방에 대한 두려움같은건 없어요. 항상 우리가 하던대로 평정심을 잃지 않으면 좋을것 같아요.


-  K리그를 통틀어 가장 상대하기 껄끄러웠던 선수는?

▲  그런선수는 없는 것 같아요. 저는 항상 제가 어느 위치에 있건, 제가 하기 나름이고 우리팀이 하기 나름이라고 생각해요.


- 남기일 선수 별명이 '탱크'인데?

▲  제가 부천에 있을 때 사무 국장님이 붙여주셨어요. 사실 처음에는 '검은탱크'였었거든요(웃음). 그래서 제가 말했죠. "왜 하필 검은탱크입니까? 다른 좋은 별명도 많을텐데..." 뭐, 이런 계기로 시작된것 같아요. 지금은 별명이 맘에 든다고 봐야겠죠.


- 아직도 세간에 회자되는 이야기이지만 과거에 부천과 전남의 경기에서 '감자 세리머니'가 아직까지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사건의 경위와 그 후일담을 들려주신다면?

▲ 아마 제가 은퇴할 때까지 그 이야기가 계속 나올것 같아요. 제가 그때 왜그랬냐면 전남이 부천에게 한번도 못이겼는데요, 전남이 3:1로 이기고 있었죠. 제가 경기종료 3분을 남기고 3:3이 되는 동점골을 만들었는데, 그때는 너무 제가 갑자기 미쳤다고 해야할까요. 

왜 그렇게 생각없이 미쳤냐면, 그때 김남일선수가 맨투맨으로 들어왔어요. 제가 어디 가려고 하면 계속 주먹으로 치는 거에요. 김남일 선수가 나보다 나이도 어린데... 뭐 나중에는 서로 화해 했지만, 그때는 얼굴에 피도 나고 정말 화가 나는거에요. 입에서는 피가 줄줄 흐르고... 전남 측 벤치에서 보고 저보고 참으라는 거에요. 참고 계속 뛰었죠. 그 순간에 제가 동점골을 만들었어요. 

당시 전남서포터들이 코너킥 차러갈 때도 자꾸 욕을 하고 그랬어요. 갑자기 사람이 화나 있다 골을 넣으니까 그렇게 된거에요. 전남에서는 계획된 행동이었다고 했지만, 사실 경기중에 계획적으로 그런 행동을 하는 선수가 어디있겠어요? 잠깐 제가 미쳤던것 같아요.


- 그 뒤 전남으로 이적하게 되었는데요?

▲ 예, 제가 전남으로 이적해서 연습경기를 뛰니까 서포터들이 와서 제가 했던 똑같은 제스츄어를 했죠. 그래서 사이트에 사과글도 여러번 올리고, 관중과 서포터즈 앞에서 큰절도 올리기도 했어요. 그때 일로 4경기 출전정지 당하고, 벌금도 400만원 물어야 했고 저도 힘들었죠. 전남 팬들에게는 아직 앙금이 남아계실지도 모르겠는데 제가 할 수있는 일은 다했다고 생각해요. 그 당시 저도 정신적인 피해를 많이 받았고 그때 제 자신에게 많이 화가 났었었죠. 그런 행동을 제가 했다는 것에. 축구인생에서 가장 안좋은 기억이죠.


- 옛날 이야기지만 부천 이미지가 성적이 그다지 좋지 않은 이미지여서 한때 선수단이 삭발을 하고 경기에 임했다고 들었는데 남기일 선수만 제외되었다고 들었는데요.

▲ 아! 그때는 당시 기자분께서 기사화를 위해서 그랬던 것 같아요(웃음). 제가 결혼할 때인데 야외촬영을 하잖아요. 그래서 "야외촬영을 하고 깎겠습니다" 라고 했었는데, 기사에서는 '남기일 선수가 결혼을 해야하니까 제외시키고 한다'라고 기사를 낸 것 같아요. 웨딩포토가 평생 남는거니까 와이프한테 미안하잖아요.(웃음)


- 올시즌 개인적 목표가 있다면?

▲ 개인적으로 30-30클럽 가입이 목표에요. 아직 어시스트가 몇개 남았거든요. 그리고 우승을 꼭 해야하는데 우승하면 데뷔 9년만에 이뤄보는 우승이라고 해야할까요? 정말 개인적으로는 30-30클럽과 팀 우승을 바라고 있습니다.


- 서울전 해트트릭 때 본프레레 감독이 와 계셨는데요. 당시 남기일 선수를 국가대표에 선발하라는 네티즌들의 의견도 있었거든요. 올 여름 동아시아 대표 출전 생각은 하고 계시는지?

▲  사실 선수로서 욕심이 없다는건 거짓말일테고, 개인적으로 욕심이 있어요. 다른건 해봤는데 제가 대표팀과 인연이 없기 때문에 해보고 싶은 욕심이 있습니다.


- 여가시간은 어떻게 보내시는지?

▲  여가시간은 주로 가족들이랑 보내요. 와이프랑 10개월된 딸 경민이와 함께요. 우리 딸이 아빠를 너무 잘 따라서 제가 어디로 가려고 하면 항상 울어요. 그래서 어디든지 같이 데리고 다녀야 해요.(웃음)


- 싸이월드 홈페이지에 팬들이 올린글에 답글을 잘달아 주시는데요.

▲  최대한 제가 글을 길게 올리려고 합니다. 저를 격려해주고 응원해주는 팬분들에게 당연히 해야할 일인 것 같습니다.


-  부인깨서 굉장히 남편 사랑이 지극하신 것 같은데요. 부인을 만나시게 된 계기가?

▲  저희 집사람은 축구를 굉장히 좋아해요. 제가 부천에 있을 때 후배들이랑 만나서 알게 되었는데 당시 후보선수일때도 항상 "괜찮다, 언젠가는 잘할 수 있다"며 응원해줬어요. 항상 저에게 힘을 불어주고요. 기를 받았다고 해야하나요?


-  이 자리를 빌어 가족에게 한 말씀?

▲  제가 며칠전에 인터뷰할 때는 딸이야기만 했거든요. 그러더니 와이프가 삐져 있는 상태에요. 저희 집사람에게 항상 고맙다고 전해주고 싶어요. 제가 언제나 항상 힘들었을 때 저에게 힘이 되어 줬으니까요.


- 마지막으로 남기일 선수의 팬들에게 한마디.

▲  뉴스에서는 제가 이리저리 팀을 옮기는 선수처럼 나와있는데 저는 우승을 하려고 왔습니다. 은퇴하기 전에 꼭 이뤄내고 싶은 것이 정규리그 우승이에요. 성남이 예전의 위용을 찾아가고 있기 때문에 많이 응원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사회 : 김동식 / 구성 : 한문식

김동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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