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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의 이름으로' 구단별 이어가고 싶은 기록

기사입력 2016.01.07 12:30 / 기사수정 2016.01.07 13:12

이지은 기자


[엑스포츠뉴스=이지은 기자] 팀의 이름으로 거뒀기에 더욱 값진 기록이다.

'기록의 스포츠'라는 이름값이 아깝지 않은 한 해였다. 2015시즌 10구단 체제 144경기로 몸집을 불린 KBO리그에서는 각종 기록들이 쏟아져나왔다. 특히 흔히 볼 수 없는 진기록들은 팬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40홈런-40도루, 50홈런, 노히트노런 등 두 번 보기 힘든 기록들이 속속 등장했다.

하지만 여기 '원 팀(One team)'의 이름으로 함께한 기록이 있다. 뛰어난 선수 하나로 되는 게 아닌, 팀의 이름 아래 선수들이 힘을 합해 만들어낸 결과물이다. 모두의 땀방울이 녹아있는 이 기록은 2016시즌에도 이어질 수 있을까. 

▲삼성 선발 전원 두 자릿수 승수 수확



'강한 선발진'은 올시즌 삼성 라이온즈의 자랑이었다. '선발 전원 두 자릿수 승수 수확'은 그 증거다. 윤성환이 17승으로 팀 내 최다승을 기록했고, 차우찬이 13승, 피가로가 13승, 클로이드가 11승으로 그 뒤를 따랐다. 1승만을 남겨뒀던 장원삼이 시즌 마지막 경기에서 가까스로 10승을 채우며 선발 로테이션에 포함된 투수 5인이 모두 10승 이상을 기록하게 됐다.

한 시즌 한 팀에서 10승 이상을 수확한 투수가 5명을 넘어간 게 처음 있는 일은 아니다. 해태 타이거즈에서 1992년(5명)과 1993년(6명), 현대 유니콘스에서 1998년(6명) 이미 거둔 기록이다. 하지만 이건 모두 구원승이 포함된 기록이었다. 순수 선발로만 따졌을 때, 투수 5명이 모두 두 자릿수 승수를 채운 건 프로야구 사상 '최초'다.

이 역사를 이어갈 수 있을까. 변수는 많다. 올해 5인 중 상수로 남는 건 차우찬과 장원삼 뿐이다. 우선 해외 원정 도박 파문의 중심에 선 윤성환이 선수단에 머무르느냐의 여부를 놓고 여전히 갑론을박이 나오는 상황. 외국인 선발 피가로와 클로이드에 모두 작별을 고하면서 새로 들어온 웹스터와 벨레스터의 활약 여부가 관건이 됐다. 게다가 릴리프 안지만-클로저 임창용으로 이어지는 불펜 필승조도 무너지면서 '지키는 야구'를 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도 물음표가 붙는다.

▲NC 베스트 9 규정타석



지난 9월 25일 창원 마산구장, NC 다이노스는 KBO에 전례없는 기록을 안겼다. 9번 타자 겸 포수로 선발 출장한 김태군이 2회와 5회에 타석에 들어서면서 규정타석(446타석)에 들어섰다. '박민우-김종호-나성범-에릭 테임즈-이호준-이종욱-손시헌-지석훈-김태군'으로 이어지는 주전 9명이 모두 규정타석을 채우면서 '베스트 9 규정타석'이라는 진기록을 달성했다.

'KBO 최초'라는 수식어가 붙은 건 당연했다. 더 오랜 야구 역사를 지닌 미국에서도 6차례, 일본에서도 1차례 나왔던 게 전부였을만큼 보기 드문 기록이다. 각 포지션 별 주전 선수가 부상없이 꾸준한 활약을 펼치는 건 기본이고, 더불어 주전과 백업을 구분한 뒤 주전을 향해 힘을 실어주는 감독의 뚝심은 필수적이었다. 이제 1군 데뷔 3년차인 NC이 짧은 시간 안에 선수층을 빠르게 안정시켰다는 방증이기도 했다.

하지만 내년에 이 기록을 다시 보기는 힘들 것 같다. 시즌 말 김경문 감독은 "기회가 와서 기록을 달성하려고 했다. 내년에는 아마 이런 일이 없을 것"이라며 못박은 바 있다. 비주전 선수들의 희생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었다. 김 감독은 "경기에 나가야 하는데 팀을 위해서 희생한 선수들이 있다. 조영훈, 모창민과 같이 나이가 어느정도 있지만 주전선수들 뒤에서 묵묵하게 자신의 역할을 해준 선수들에게 참 고맙고 미안하다"라며 내년 시즌 비주전 선수들에 더 많은 기회를 줄 것이라 예고했다.

▲넥센 팀홈런 1위



'화끈한 방망이'로 상징되는 넥센의 팀컬러 구축에는 홈런이 혁혁한 공을 세웠다. 올 시즌 팀홈런 총 203개로 선두. 2위 롯데(177개) 약 서른개 가량 차이난다. 박병호가 53홈런을 기록하면서 제일 많은 홈런을 때려냈고, 그 뒤를 이어 스나이더(26개), 유한준(23개)를 기록하며 큰 지분을 차지했다. 

넥센이라는 이름으로 재출발한 2010년 이후, 2년간은 팀홈런 부문에서 압도적인 차이로 꼴지를 차지했다. 비약적인 성장을 보였던 건 2012년, 102홈런으로 2위 자리까지 올라서며 선두 SK 와이번스(108홈런)의 자리를 넘보기 시작하더니 2013년에는 125개의 홈런을 기록하며 SK에 단 1홈런 차이로 기어이 선두를 차지했다. 이후에는 압도적인 차이로 팀홈런 1위 자리를 놓치지 않았다. 2014년에도 199개로 삼성(161개)에 38개를 앞서며 팀홈런 1위. 그런 기록은 2015년까지 이어지며 3연패에 성공했다.

4연패를 향한 넥센의 앞길에는 먹구름이 가득하다. 우선 '넥벤저스'로 불리던 막강 타선이 해체됐다. 강정호를 시작으로 박병호까지 메이저리그에 진출했고, 유한준은 FA로 떠나면서 홈런부문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던 타자들이 대부분 팀을 빠져나갔다. 게다가 목동구장을 떠나 고척스카이돔에 새 둥지를 틀면서 경기장의 크기 자체도 더 커졌다. 여러가지 변화의 소용돌이 속에서 타선을 완전히 새로 구성해야하는 상황이다.

▲한화 최다 매진 기록



올 시즌 KBO리그 흥행을 논한다면 한화 이글스는 빼놓을 수 없는 주제다. 올 시즌 매진을 기록한 전체 64경기 중 한화가 포함된 경기가 무려 35경기였다. 예매 페이지가 열리자 마자 웬만한 자리는 동이 났고, 취소표를 사기 위해 모여든 팬들로 구장 앞은 인산인해를 이뤘다. 온라인에서도 오프라인에서도 한화는 화제의 중심이었다. 

그간 숨어있던 한화의 팬들이 경기장에 모습을 드러낸 덕분이다. 지난 9월 6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의 경기가 매진된 것을 마지막으로, 올시즌 홈 62경기 중 무려 21회(대전 17회·청주 4회)를 매진으로 이끌면서 최고의 티켓파워를 자랑했다. 전년 대비 관중수는 약 24% 증가한데다, 매진만 됐다 하면 승률이 70%에 달할 정도가 되자 구단에서도 즐거운 비명을 질렀다.

결국 야구를 잘 하는 게 최고의 팬서비스였다. 지난 6년(2009~14년)간 최하위권을 전전해오며 무기력한 플레이를 펼치던 한화가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닌 '마리한화'로 돌변하면서 팬들도 응답하기 시작했다. 올 시즌 가장 큰 수확도 여기서 나왔다. 김성근 감독도 "가장 큰 수확이라면 '팬 속에 들어간 한화'다. 홈 경기 승률이 높은 것은 팬들의 성원이 있었기 때문이다. 마지막 홈에서의 네 경기를 승리해 팬들에게 보답할 수 있었다"라며 시즌을 마무리했던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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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은 기자 number3togo@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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