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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P분석] 프로구단 자생력을 묻다② 진흥법 개정을 둘러싼 시선

기사입력 2015.12.24 06:00 / 기사수정 2015.12.23 17:26

이은경 기자
 


[엑스포츠뉴스=이지은 기자] 프로스포츠 구단이 경기장을 얼마나 활용할 수 있는지 여부는 ‘스포츠산업진흥법’에 달려 있다.
 
스포츠산업진흥법은 지난 2009년 처음 발의된 법안이다. 하지만 이 법안은 현실과 동떨어진 부분도 일부 있어서 실제 스포츠산업진흥에는 큰 도움이 안 되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 이 법안의 가장 큰 문제는 프로구단이 지역 경기장(홈구장)을 임대할 때 최장 5년까지만 계약할 수 있다는 부분이다. 스포츠산업진흥법이 처음 만들어지기 전까지는 공유재산법 20조에 의거해 경기장 사용수익허가가 최장 3년까지만 가능했다. 스포츠산업진흥법이 2009년에 만들어질 때 이 부분을 5년까지로 늘린 것이다. 하지만 스포츠 구단 실무자 입장에서는 종전과 큰 차이가 없었다.
이에 따라 올해 1월 스포츠산업진흥법 개정안이 발의됐다. 개정안에 따르면, 현행 5년에서 한 번 계약에 25년까지 계약이 가능하다.
 
현재 스포츠산업진흥법 개정안은 국회 상임위를 통과했지만, 연말 임시국회가 ‘개점휴업’ 상태가 되면서 개정안은 아직 계류중이다. 국회가 정상화되길 기다려야 하는 것도 숙제지만, 스포츠산업진흥법 개정안이 통과되기까지 또 다른 숙제도 남아있다.
 
 
경기장 장기임대는 대기업에 주는 특혜?
 
스포츠산업진흥법 개정안이 안정적으로 통과되기 위해서는 이 법안을 ‘대기업에게 특혜를 주는 법안’이라고 비판하는 이들을 설득해야 한다.
 
최근 광주-KIA 챔피언스필드를 둘러싸고 이런 문제점이 불거져 나왔다. 챔피언스필드를 짓기까지 총 900억원이 넘게 들어갔는데, KIA가 이 중 300억원을 투자해 향후 25년 간의 구장 운영권을 받았다. 그러나 일부 시민단체에서는 이것이 대기업 KIA에게 주는 특혜라는 말이 나왔고, 이 여론에 밀린 광주시가 KIA 측에 운영권 재협상을 요구하기에 이르렀다.
 
시민단체의 주장은 ‘KIA가 300억 원을 투자하고 25년간 챔피언스필드 운영권을 가져가면서 300억 원 이상의 이익을 낸다면, 이는 대기업에게 특혜를 주는 것’이라는 내용이다.
반면 스포츠계에서는 이런 시각에 대해 매우 절실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한국 프로스포츠 구단이 대부분 대기업을 모기업으로 두고 있긴 하다. 하지만 실제로 지역 내 프로스포츠 구단이 운영될 경우, 지역민들이 해당 팀의 경기를 쉽게 찾아가서 즐길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지역민에게 문화 혜택을 제공하는 것이다. 스포츠팀이 운영되면 지역민들의 즐길 거리가 늘어나고, 지역 경제에도 이바지하는데 경기장 운영권을 팀에 준다고 해서 이를 대기업에 대한 특혜라고 보기엔 무리가 있다는 것이다.
 
두산의 조성일 잠실구장 운영본부장은 “프로야구 실무자들이 시의원들과 이야기할 기회를 늘려야 한다”고 강력하게 주장했다. 실제 시의원 중에는 “경기장 운영권을 구단에 주는 게 대기업에 대한 특혜라고 생각했지만, 프로야구단이 운영되는 이야기를 듣고 시민들이 야구를 즐기는 걸 접하고 나서 생각이 달라졌다”고 말하는 사람이 있다.
 

 
‘구단의 공공재 가치’ 인정하는 메이저리그
 
미국의 사례는 어떨까. 메이저리그에서는 구단의 상품성과 지역경제 기여도, 그리고 시민들에게 건전한 여가를 제공한다는 점을 높이 쳐준다.
뉴욕 양키스는 2009년 홈구장인 양키스타디움을 새로 지었다. 부지는 뉴욕시가, 건설비용(약 15억 달러)은 구단이 냈다. 양키스 구단은 이때 뉴욕시와 경기장 사용 계약을 맺었는데, 향후 40년간 연간 10달러씩 400달러의 돈을 내는 조건이다. 단, 계약 기간 중에는 다른 곳으로 연고를 옮기지 않아야 한다. 양키스가 뉴욕시에 ‘연고를 옮길 수도 있다’는 뜻을 전하자 뉴욕시가 부랴부랴 새 경기장을 건설하고 ‘떠나지 말 것’을 조건에 붙여 싼 가격에 임대한 것이다. 새로운 양키스타디움은 경기가 없는 날 관광객들이 둘러볼 수 있는 투어프로그램까지 만들어졌다.
 
콜로라도 로키스의 홈구장인 쿠어스필드는 1956년 개장했다. 쿠어스필드가 지어지기 전 콜로라도의 홈구장은 마일하이 스타디움이었는데, 당시 흥행이 정말 잘 되고 있었기 때문에 굳이 구도심의 ‘죽은 상권’ 지역에 쿠어스필드를 짓는 것에 반대 목소리가 높았다. 그러나 쿠어스필드가 들어서면서 구도심의 지역 경제가 다시 살아났다.
애틀랜타 브레이브스는 현재 사용 중인 홈구장 터너 필드 대신 2017년에 개장하는 새 구장을 짓고 있다. 터너 필드는 1996년 애틀랜타올림픽 당시 메인스타디움을 반으로 잘라 만든 것으로, 20여 년 만에 새 구장을 또 짓는 셈이다. 그 이유는 지역 주민들이 더 쉽게 찾아갈 수 있는 야구장을 만들기 위해서다.
 
number3togo@xportsnews.com /사진=엑스포츠뉴스DB, AFPBBNew=NEWS1
 

이은경 기자 kyong@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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