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7 2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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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니까 노래해야지" 손진영 일깨운 허공의 한마디 (인터뷰)

기사입력 2015.12.06 15:26 / 기사수정 2015.12.06 15:30

정희서 기자

[엑스포츠뉴스=정희서 기자] 가수 허공과 손진영이 듀엣을 결성했다. 비주얼만 놓고봐도 전혀 예상이 안되는 조합이지만, 음악을 향한 '간절함'과 서로를 진심으로 위하는 '우정'으로 두 사람은 하나가 됐다.

2011년 MBC '스타 오디션-위대한 탄생'의 손진영은 누구보다 무대가 간절한 사람이었다. 기적의 아이콘으로 불렸던 그는 어느 순간부터 배우, 예능인의 타이틀이 더 어울리는 사람이 됐다. 드라마 '빛과 그림자', '7급 공무원', '엄마가 뭐길래' 등에서 감초연기로 눈도장을 찍더니 MBC '진짜 사나이'에서는 구멍 병사로 큰웃음을 선사했다. 

드라마, 예능에서 러브콜이 쏟아졌고, 점차 가수 손진영은 잊혀지는 듯 했다. 앞만 보고 달렸던 그는 자신의 정체성에 혼란을 느꼈고, 그를 오랫동안 바라본 절친 허공은 그의 손을 잡아줬다. 

3일 공개된 두사람의 첫 듀엣곡인 '하루가 멀다'는 미디엄템포 발라드 곡으로 허공과 손진영의 애절함을 느낄 수 있는 노래다. 특히 국내 최고 코러스세션 김현아가 참여해 이 노래의 무게와 완성도와 애절함을 더했다.

허공과 손진영은 최근 엑스포츠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듀엣을 결성한 계기와 두 사람을 향한 편견, 앞으로 가수로서 이뤄내고 싶은 것들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털어놨다. 친구들과의 수다처럼 웃음꽃이 만발하다가도, 서로에 대한 질문을 함께 진지한 태도로 답변하며 든든한 우정을 과시하기도 했다. 다음은 허공과 손진영과의 일문일답.

▲ 두 사람이 어떻게 듀엣을 만들게 됐나
(손) 같은 회사인 것도 있고 회사에 들어오기 전부터 함께 즐겁게 음악을 하고 싶었다. 각자 음악을 하다가 둘이 뭉치니까 서로를 위해 더 열심히 땀을 흘리고 있다.
(허) 같은 생각이다. 듀엣이 처음이다보니 부담도 있고 두려움도 있다. 상대방을 위해서 노래하기 때문에 실수하면 안되고 배려심도 더 생겼다. 우리가 듀엣을 하는데 5,6년 세월이 흘렀다. 이 한 곡에 다 그 사연이 담겨 있다고 볼 수 있다.

▲ 손진영 하면 록, 허공하면 발라드인데 듀엣곡은 왜 미디움템포의 곡인가
(손) 솔직히 저희스타일이 아니다. 하하. 재킷 사진도 야인시대 같지 않나. 영화배우분들 협찬하는 정장인데 저희가 입어서 저렇다. 겉모습만 봤을 때 전혀 감흥이 안되는 사람들이 모여서 하나의 음악을 만들고 새로운 지표를 던지고 싶었다. 
(허) 빠른 노래는 거의 5년 전에 데뷔곡과 피처링곡 말곤 한적이 없다. 누가봐도 우리에게 어울리지 않는 노래다. 그런데 들어보시면 다를 것이다. 음악이라는 하나의 공감대로 인해서 참 잘어울리는 조합이 됐다. 

▲ 손진영 정도면 많은 회사의 러브콜을 받았을 법하다. 어떻게 허공의 회사로 들어가게 됐나
(허) 손진영은 원래 가수로 시작했다. 데뷔를 하자마자 드라마에 나오고, 그러다가 갑자기 예능에 나와서 활약하고 노래는 간간히 하나씩 던지는거 말곤 없었다. 이리 치이고 저리치이고 상처 받던 와중에 저를 만나게 됐고 손을 내밀었다. "함께하자 우리. 노래해야지 가수니까"라고 말했을 뿐이다. 



▲ 가수로 돌아오는데 오래 걸렸다
(손) 계속 작사, 작곡을 해오고 있었지만 이걸 내야겠다는 생각을 하지 못했다. 드라마, 예능, 연극 정말 뉴스 하나 빼고 다 발을 담갔다. 제가 가진 그릇에 비해서 거대한 것들을 맞이하게 되니 그냥 최선을 다했다. 중간쯤 달려 왔을 때는 허함이 있었다. 인지도는 쌓이고 인정은 받지만 내 것이 없어지는 느낌이 강했다. 그러면서 '뭘 잊고 살았나' 깊게 빠지게 됐다. '위대한 탄생' 오디션이 떠올랐다. 정말 진지하게 간절하게 도전했던 건데 어디가서 가수라고 말하면 다들 웃으며 받아들였다. 그런 현실을 맞닥뜨리고 나니 내 무기를 되찾고 싶었다. 갈망하는 그 순간 이 친구(허공)의 메시지가 큰 위로가 됐다.

▲ 소속사 없이 활동하는데 어려움이 컸을텐데
(손) 김태원 선생님은 저에게 작곡의 위대함을 알려주시고 '내 곁을 떠나 새로운걸 해봐라. 이제 하산하라'며 숙제를 주셔지만 그걸 제가 풀어내는 것이 너무 어려웠었다. 어머니의 차를 빌려서 현장에 다니고 생활했다. 프로그램 고정으로 발탁되도 녹화날에 엎어지기도 하고 정말 만만치 않았다. 정말 외로웠다. 회사 선택을 두고 고민이 많았는데 '믿음'과 '정'을 많이 생각했다. 
(허) 다른 회사에서는 (진영이를) 무조건 연기, 예능 쪽으로만 판단하고 데려가려고 했다. 저는 우스갯 소리로 '우리 회사에서는 한달에 한번 앨범 내줄 수 있어'라고 말했다. 가수가 노래를 하는게 어렵지 않은데 그동안 그런 회사를 못만난 거 같았다.

▲ 배우로서 가능성을 더 크게 본 것이 아닌가
(손) 연기 생활을 하더라도 가수라는 타이틀이 늘 앞에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학창시절에 위로를 받고 꿈을 키웠던 것이 음악 이다. MR의 뜻도 모르던 내가 가수가 되고 싶어 실용음악과 시험을 보고 맨땅에 헤딩하듯 노래했다. 연기는 호기심에 시작했다가 매력에 빠진 것이고 노래는 내 인생 자체다. 



▲ 허공은 얼마전에 '복면가왕'도 나갔다. 편견을 벗은 느낌이 드나
(허) 저라는 사람을 알리기 위해서 힘을 썼는데 '복면가왕'을 통해서 더 알리게 된 것 같다. '허각도 노래하는데 허공도 노래를 하네?'라고 말하는 분들도 있다. 그건 말 그대로 편견이다. 둘다 하지말라는 법은 없지 않나. 혹평도 좋으니 '하지 말라'는 소리만 안해주셨으면 좋겠다. 우리에겐 정말 이것밖에 없다.

▲ 솔로 활동했을 때와 가장 달라진 점은
(허) 혼자할 때보다 더 낫다. 매니저랑 단둘이 차에 타면 왠지 자야될 거 같았다. 저는 항상 차 앞에 타는데 진영이는 꼭 뒤에 탄다. 늘 비워져있던 뒷자리가 채워져 있으니 든든하다. 또 매니저랑 있으면 남자 둘이다보니 밥도 잘 안챙기게 되는데 입이 하나 더 늘다보니까 한번더 물어보게 된다.

▲ 앞으로 함께 활동하면서 꼭 해보고 싶은 것이 있다면
(손) 같이 뮤직비디오를 찍고 싶었다. 꼭 주인공은 아니더라도 함께 우정을 그리며 호흡을 맞추고 싶다.
(허) 달콤한 사랑 노래도 좋고 여름을 겨냥한 '바다의 왕자'처럼 신나는 댄스풍도 잘어울릴 것 같다. 둘이서 한다면 어떤 장르도 자신있다. 

▲ 허공+손진영, '공손'은 어떤 음악을 하고 싶나 
(손) 친구에 대한 노래를 하고 싶다. 더 블루 같은 노래들. 요즘에는 뜻이 있는 노래들이 많이 없고 나오더라도 나온 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묻히는 것도 많다. 타임머신을 타고 보물 찾기 하는 것처럼 우리가 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허) 동감한다. 요즘 눈을 감고 잔잔하게 들을 노래들이 몇곡이 없다. 사람들이 다시 한번 되새기고 깨달음을 주는 노래를 하고 싶다. 그런 의미에서 리메이크 앨범을 꼭 내고 싶다. 10대들이 몰랐던 음악을 들려드리고, 공감대를 형성하고 싶다.

▲ 앞으로 목표가 있다면
(손) 시작은 해프닝이지만 앞으로 일렁이는 파도에 흔들리지 않아야 할  것 같다. 시작은 우리가 해도 끝은 대중이 해주셨으면 좋겠다. 우리 두 사람도 전혀 다른 사람이지만 음악을 통해 서로 깊게 생각하게 되고 다시 시작할수 있지 않았나. 음악이 강력하다는 걸 또 느꼈다. '생긴건 이상하지만 대단한 듀엣이었어', '참 보기좋은 듀엣'이라고 회상되고 싶다. 

▲ 손진영에겐 허공이란, 허공에게 손진영이란 
(손) 한마디로 친구. 그 단어 밖에 생각이 나지 않는다. (허) 단순히 나한테 잘해서, 나랑 잘맞아서 그런 친구가 아니라 공과사를 통틀어서 함께할 수 있는 친구다. 이번 앨범을 통해서 더욱더 돈독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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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희서 기자 hee108@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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