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7 0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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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바이' 프리미어12, 대회를 달궜던 말·말·말

기사입력 2015.11.21 22:33 / 기사수정 2015.11.21 22:33

나유리 기자


[엑스포츠뉴스=나유리 기자]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2015 WBSC 프리미어12 대회가 끝이 났다. 한국 대표팀이 가슴 뜨거운 우승 금메달을 목에 건 가운데, 대회를 빛낸 '그들의 말'을 꼽아봤다.

◆ "우리 쿠바 선수들 데리고 가세요!" - 빅토르 메사 감독(쿠바)

8강전 상대였던 쿠바와는 개막 직전 서울 슈퍼시리즈로 먼저 인사를 나눴다. 쿠바 대표팀에서 가장 인상적인 이는 투수도, 야수도 아닌 바로 감독. 쿠바의 슈퍼스타 출신 빅토르 메사 감독은 내내 유쾌한 남미 특유의 성격으로 한국팬들까지 즐겁게 만들었다. 메사 감독은 "우리 쿠바에 좋은 선수들이 많다. KBO에서 데리고 가길 바란다. 새로운 피를 영입하라"며 '영업사원'으로 웃음을 주기도 했다.

◆ "베이징 병살타 절대 못잊어" - 율리에스키 구리엘(쿠바)

'여왕벌' 정대현의 활약이 빛날 수록, 고통받는(?) 1인은 구리엘이었다. 쿠바 대표팀 구리엘 삼형제 중 둘째인 율리에스키는 지난 베이징올림픽에서 정대현에게 끝내기 병살타를 헌납했던 주인공. 그는 대회를 위해 한국에 입국한 직후 "그때 병살타는 절대 잊지 못한다"며 웃었다.

◆ "계속 걱정만 할 수는 없잖아" - 김인식 감독 

김인식 감독은 대회 전부터 걱정이 많았다. 해외파, 부상 선수들 합류가 불발됐고 해외 원정 도박 의혹에 휘말린 삼성 소속 투수 3인방이 한꺼번에 제외됐다. '계속 걱정만 할 수 없지 않느냐. 선수들에게 '우리가 태극마크를 달고 나가는 것은 본인의 명예와 국가의 명예까지 가지고 나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며 힘을 냈다. 다행히도 대체 선수로 발탁한 장원준, 임창민, 심창민이 좋은 활약을 펼쳐주며 전화위복이 됐다.

◆ "저 언제 경기 나가는지 미리 좀 알려주세요…." - 우규민

9년만에 대표팀에 발탁돼 설레했던 우규민은 개막을 앞두고 쿠바와의 친선경기에서 손부상을 입었다. 때문에 대회 초반 모든 계획이 틀어졌다. 다행히 상태는 조금씩 좋아졌지만, 선발 자원으로 등판할 기회는 잃었다. 내내 마음이 탔던 우규민은 "언제쯤 나갈 수 있는지 미리 좀 알려달라. 아무 것도 안하는 것 같아 죄송하다"며 답답함을 토로했다.

◆ "제 마음은 이미 일본에 가 있습니다!" - 이현승

쿠바와의 8강전을 승리한 이후 선수들의 열기는 한껏 달아올랐다. 특히 정대현과 함께 뒷문을 확실히 막아주고 있는 '국대 마무리' 이현승은 "이미 내 마음은 일본에 가있다. 고국에 계신 팬들에게 승전보를 울려드리겠다"며 전의를 불태웠다.

◆ "전혀, 전혀 피곤하지 않습니다" - 박병호

박병호는 이번 대회 도중 좋은 소식을 들었다. 바로 포스팅 최고 금액을 적어낸 구단이 미네소타 트윈스임이 밝혀진 것. 박병호는 "아직 실감이 안난다. 꿈같은 일"이라면서도 "일단 대표팀에서 좋은 성적을 내는데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물론 그의 미소에서는 피로를 찾을 수 없었다.

◆ "남자가 X팔리게 두번 안당한다 아입니까" - 이대호

개막전에서 오타니에게 완패했던 대표팀은 일본과 다시 맞붙을 날을 손꼽아 기다렸다. 특히 이대호는 "남자가 두번 당하지는 않겠다. 다음에는 반드시 이기겠다"고 맏형다운 패기를 보였고 준결승전 승리와 결승타로 그 약속을 지켰다.

◆ "자기가 못해서 미안하다고 문자메시지가 왔더라구요" - 탤런트 유하나(이용규 아내)

이용규의 아내인 탤런트 유하나는 아들과 함께 응원을 위해 직접 대만 현지까지 날아갔다. "일본전이 끝나고 자기가 못해서 미안하다는 문자메시지가 왔더라. 너무 많이 부담갖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그녀의 눈가에는 눈물이 글썽였다.

◆ "기사 소스를 드리고 싶어도 드릴게 없네요. 숙소에서도 발 올리고 누워만 있어요" - 민병헌

도미니카전 첫 타석에서 발등에 공을 맞은 민병헌도 부상 때문에 고생했다. 이틀 정도 휴식을 취한 민병헌은 취재진에게 "기사 소스를 드리고 싶어도 드릴게 없다"면서 너스레를 떨었지만, 곧 매 경기 활약을 펼쳤다.

◆ "우리는 아두치 있다!고 했어요" - 강민호

이번 대회 베네수엘라 대표팀에는 지난해 롯데에서 뛰었던 외국인 타자 루이스 히메네스가 속해있었다. 당시 '태업설' 등으로 문제를 일으켰던 히메네스는 황재균, 강민호 등 롯데 선수들을 다시 만나자 "무릎은 다 나았다. 한국 팀들에게 잘 말해달라"고 어필했다. 하지만 강민호는 "우리는 아두치 있다"며 히메네스의 희망을 꺾었다.

◆ "한화 이글스 화이팅" - 훌리오 데폴라

또 한명의 반가운 얼굴. 한화에서 뛰었던 데폴라는 도미니카 대표 자격으로 참가했다. 하지만 한국전에서 말 그대로 '탈탈' 털리며 고개를 떨궜지만, 전 소속팀인 한화와 한화팬들에 대한 애정은 여전했다.

◆ "티 많이 나요?" - 김재호

결혼을 앞둔 새신랑 김재호는 계속되는 힘든 일정에 살이 쏙 빠졌다. "볼살이 사라졌다. 많이 힘드냐"고 묻자 김재호는 "많이 티가 나나. 살이 빠졌다"며 머리를 긁적였다. 하지만 "다음 WBC때도 기회가 된다면 꼭 다시 참가해보고 싶다"며 눈을 반짝였다. 

◆ "선수들의 '의지' 덕분에 이긴 것 같습니다" - 양의지

2D로 볼 때는 '뚱~'해보이는 표정의 양의지지만, 사실 말도 잘하고 말하는 재치도 있다. 8강전 종료 후 수훈 선수로 인터뷰실에 들어온 양의지는 조용조용한 표정과 말투로 "선수들의 '의지' 덕분에 이겼다"고 소감을 밝혀 웃음을 자아냈다.

◆ "한국전 패배가 너무 컸다" - 고쿠보 감독(일본)

한국은 대회 초대 우승이 목표였던 일본에게 충격의 패배를 떠안겼다. 일본은 간신히 분위기를 수습하고 멕시코와의 3-4위전에서 승리하며 최종 3위로 대회를 마쳤다. 모든 경기를 끝낸 후 일본 고쿠보 감독은 공식 인터뷰에서 "3위 감독이라서 이것저것 말하는 것이 실례라 생각한다. 준결승전 패배가 너무 컸다. 한국전 패배는 가장 무거운 1패였다"며 고개를 떨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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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유리 기자 NYR@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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