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9-20 08:39
스포츠

[프리미어12] '삿포로 완패' 속 기억해야할 한 가지

기사입력 2015.11.09 14:00 / 기사수정 2015.11.09 14:01

이지은 기자


[엑스포츠뉴스=이지은 기자] 일본을 상대로 영봉패를 당하는 굴욕을 맛봤다. 삿포로 악몽에서 대표팀이 가져가야 할 기억은 무엇일까.

김인식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야구대표팀은 8일 일본 삿포로돔에서 열린 2015 WSBC 프리미어12 일본과의 개막전에서 0-5로 패했다. 투타 모두에서 상대에 압도됐던 완전한 패배였다. 오타니의 벽은 높았고, 일본의 타선은 부상자들이 빠져나갔음에도 뜨거웠다.

하지만 실점 과정에 아쉬움이 남는다. 우리가 상대를 너무 몰랐다. 160km/h의 속구를 본적도 많지 않은 타자들은 배트를 대는 것 자체도 어려워했다. 투수진들은 끈질기게 반응하지 않는 타자들을 상대로 고전했다. 

무엇보다도 환경에 익숙지 않았다. 삿포로돔은 축구장과 야구장 겸용으로 지어진 큰 경기장이다. 파울존도 다른 구장에 비해 몇 곱절 넓다. 게다가 인조잔디는 카페트처럼 깔려져있다. 천연잔디처럼 미끄러질 수 있는 성질이 아니었다.

'무지'가 발목을 잡았다. 2회 내준 2실점은 일본의 타자들이 경기장을 십분 활용한 덕분이었다. 나카타 쇼에게 던진 낮은 슬라이더가 홈플레이트에 맞고 포수 강민호 뒤로 튀어나갔다. 두리번거리면서 공을 찾는 동안 낫아웃 상태였던 타자주자는 1루까지 걸어들어갔다. 이어 히라타 료스케의 땅볼타구가 3루 베이스를 맞고 튀는 행운이 따랐다. 그러자 2루주자는 망설이지 않고 전력질주해 홈을 밟았다. 모두 파울존이 좁았다면 불가능한 득점이었다.

물론 불리한 점도 있었다. 한국 대표팀은 삿포로에 입성하고 나서도 미리 돔구장 한 번을 밟아보지 못했다. 축구경기가 예정돼있던 탓이다. 대표팀은 근처 니혼햄 파이터스 실내연습장에서 훈련을 진행했다. 경기시작 몇 시간 전에서야 처음 삿포로돔에 적응을 시작한 것이다.

하지만 일본의 타자들은 선발 김광현의 약점을 끈질기게 파고들었다. 경기가 끝난 뒤 고쿠보 감독은 "직구와 슬라이더가 좋은 투수이기에 몸쪽 낮은 공을 참으면 공략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며 감춰뒀던 김광현 공략법을 밝혔다. 실제 선수들도 이 지시를 따랐다. 타선의 핵 사카모토는 "경기전 이나바 코치와 낮은 공을 치지 않겠다는 얘기를 하고 팀원 전체가 공유했다. 그게 좋은 결과가 됐다"며 전했다. 실제로 볼카운트가 몰리기 시작하면서 김광현은 3회도 채 안돼서 마운드를 내려와야 했다.

하지만 이제 겨우 한 경기 끝났을 뿐이다. 한국 대표팀은 도미니카공화국(11일), 베네수엘라(12일), 멕시코(14일), 미국(15일)과의 일전을 위해 대만으로 향한다. 한일전의 패배가 헛되지 않기 위해선 거기서 배워가는 점이 있으면 된다. 상대에 대한 철저한 분석, 즉 적을 아는 일에 대한 중요성이다.

number3togo@xportsnews.com / 사진=엑스포츠뉴스

이지은 기자 number3togo@xportsnews.com

ⓒ 엑스포츠뉴스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실시간 주요 뉴스

실시간 인기 기사

연예
스포츠
게임

주간 인기 기사

연예
스포츠
게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