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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테 트리오'의 가을잠이 길어진다

기사입력 2015.10.20 07:19 / 기사수정 2015.10.20 07:34

이지은 기자


[엑스포츠뉴스=이지은 기자] 올 시즌 NC의 공격을 이끌었던 '나이테(나성범-이호준-테임즈) 트리오'의 가을잠이 길어지고 있다. 

NC 다이노스는 19일 창원 마산구장에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와의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2-1로 승리했다. 7회까지 팽팽한 투수전을 펼치며 지켜온 0의 균형은 8회초 두산 주장 오재원의 솔로포 한 방으로 깨졌다. 하지만 두산의 기쁨은 잠깐이었다. 8회말 NC의 하위타선의 반격은 매서웠다. 동점을 만드는데 안타는 두 개면 충분했다. 손시헌의 안타에 이어 지석훈의 적시2루타로 동점을 만들자 어린 투수 함덕주가 흔들렸다. 폭투를 틈타 3루주자 지석훈이 홈을 파고 들었다. 극적인 1점차 역전승을 지키기 위해 스튜어트는 9회까지 마운드에 올랐다. 결과는 완투승이었다.

여느때보다 극적인 승리였다. 이제까지 NC는 마산 홈구장에서 치렀던 포스트시즌 전경기를 패했던 아픈 기억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드라마같은 역전극으로 만원 관중에게 '가을야구 홈 첫승'이라는 선물을 안겼다. 두산과의 시리즈 상대전적도 1승1패가 되면서 승부도 원점이 됐다. "초반에 더블플레이가 나왔음에도 어제보다 선수들이 편하게 느끼는 걸 알 수 있었다"는 김경문 감독의 말처럼 2주간의 휴식으로 무뎌졌던 실전 감각을 다시 벼렸다는 수확도 남았다.

그러나 2주간 취한 숙면에서 깨어나지 못하는 이들이 있었다. 바로 '나이테 트리오'였다. 사실 이날 NC에서 나온 2득점은 모두 하위타순에서 나왔다. 7회까지 무득점 행진을 이어가다가 8회 집중타 한 방으로 승리를 거머줬지만, 이걸 뒤집어 생각해보면 그만큼 경기후반까지 공격을 어렵게 풀어갔다는 의미가 된다. NC의 승리공식을 써오던 나이테트리오가 침묵했던 탓이 컸다.

나이테 트리오는 정규시즌 리그 최고의 해결사였다. 테임즈가 타율 0.381 47홈런 140타점으로 가장 앞섰고, 나성범이 타율 0.326 28홈런 135타점으로, 이호준이 0.294 24홈런 110타점으로 그 뒤를 이었다. 각자가 수확한 타점만 100점이 넘었었고, 셋이 합작한 타점은 385점에 달했다. 엄청난 타점능력을 자랑하는 이 중심타순은 NC의 득점공식을 완성했다.

하지만 플레이오프 들어 2주간의 휴식을 도무지 극복하지 못하는 모습이다. 18일 마산 홈에서 펼쳐진 플레이오프에서 세 타자의 방망이는 무기력했다. 타격 관련 성적을 들여다봐도 이날 테임즈가 때려낸 안타 1개가 전부였다. 나성범은 2타수 무안타 1삼진으로, 이호준이 3타수 무안타 1탈삼진으로 고개를 숙였다. 셋 모두 상대 선발 니퍼트의 호투에 막혀 이렇다할 공격도 해보지 못했고, 팀은 0-7 완패를 당했다.

2차전에서도 역시 잠에서 깨어나지 못했다. 이날 나이테 트리오는 1차전과 마찬가지로 4-5-6번 타순에서 선발 출전했다. 하지만 1차전과 마찬가지로 방망이는 차가웠다. 역시 그나마 테임즈가 3타수 1안타로 트리오의 체면을 세웠다. 나성범과 이호준은 상대 선발 장원준과 만난 3번의 기회에서 똑같이 3타수 무안타로 침묵했다. 그나마 셋 모두 방망이에 공은 맞췄지만, 범타에 그쳤다. 
 
시작부터 꼬였다. 1회 이종욱의 스트레이트 볼넷에 이어 테임즈가 안타를 때려내면서 2사 1,2루의 찬스가 차려졌다. 하지만 이날 나이테 트리오가 만든 득점 찬스는 이게 전부였다. 이어 타석에 들어선 나성범은 땅볼로 물러나면서 마지막 아웃카운트를 채웠고 선취점 획득에 실패했다. 2회 선두타자 이호준 역시 뜬공으로 허무하게 물러났다. 

이후에는 장원준을 상대로 손도 써보지 못했다. 테임즈-나성범-이호준으로 이어졌던 4-5-6번 타순은 4회 두 번째 타석에서 직선타-땅볼-땅볼로 나란히 물러난 데 이어, 7회 역시 뜬공-직선타-땅볼로 돌아섰다. 출루 자체가 막히니 작전을 걸어볼 여력도 없었다. 나이테 트리오의 명성에 걸맞지 않은 모습이었다.

"오늘 똑같이 내면 똑같이 못 칠 수도 있다. 하지만 이 라인업이 살아나야 결국 우리 공격도 살아난다" 김경문 감독은 1차전 타선의 부진에도 2차전 똑같은 라인업을 내세웠다. 하지만 최고의 해결사들이 침묵하며 전광판에서도 0의 행진이 이어졌다. NC가 어렵게 공격을 풀어갈 수밖에 없었던 이유였다. 이제 두 경기로 예열을 마친 NC는 하루의 휴식 후 두산의 홈으로 이동한다. 나이테 트리오의 방망이는 이제 뜨거워질 수 있을까. 

number3togo@xportsnews.com / 사진=엑스포츠뉴스

이지은 기자 number3togo@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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