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김형민 기자] "황의조는 아드리아노보다 크고 같지 않다."
오는 18일 서울FC와 탄천종합운동장에서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015 상위스플릿 첫 경기를 치르는 성남FC가 내놓은 포스터 문구다.
상위스플릿에 합류한 성남은 서울과 한판승부를 벌인다. 경기를 앞두고 홈팀 성남이 홍보차원에서 내놓은 포스터가 축구팬들의 흥미를 자극하고 있다. 디자인부터 포스터에 등장한 수식들이 묘하다.
이번 경기에서 중요한 역할을 해내야 할 두 스트라이커, 황의조와 아드리아노의 이름이 적힌 유니폼들이 나열되어 있다. 성남과 서울이 맞붙는 가운데 황의조와 아드리아노는 승부처로 떠오르고 있다. 황의조가 13골, 아드리아노가 14골로 한골차로 득점순위에서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는 이들 중 누구의 발 끝이 터지느냐에 따라 승부의 추는 기울 것으로 보인다.
이들의 대결을 부각시킨 포스터에는 크게 세가지 의미가 엿보인다. 먼저 더하기와 '크거나 같지 않다'는, 수학에서나 등장할 것 같은 수식부호는 황의조가 아드리아노보다 더 우세하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등번호도 비슷한 메시지를 던진다. 검은색의 성남 홈유니폼에 적힌 16번과 10월 A매치 2연전에 울리 슈틸리케 감독의 부름을 받아 축구대표팀에서 입었던 14번을 더하면 30으로 아드리아노의 배번인 25보다도 높은 숫자가 나와 수식부호의 의미에 힘을 실어줬다.
유니폼의 색깔도 주목해야 할 부분이다. 황의조가 입은 성남의 검은색 유니폼과 대표팀의 빨간 유니폼을 더하면 서울의 일명 '검빨' 홈 유니폼보다 더 우세하다는 뜻을 표현하고 있다. 서울 유니폼 아래에는 직접 'Just stripe'라는 문구를 넣어 특별함이 없다는 뜻을 담아내기도 했다.
아이디어가 독특해 보이면서도 사실상 도발(?)에 가까운 이 포스터는 성남 구단의 홍보마케팅실에 있는 한 직원의 머릿속에서 나왔다. 보통 홍보마케팅실에서 홈경기 포스터를 제작하는데 아이디어를 모으던 중에 이 직원이 제의해 만들어져 나왔다.
직접 포스터의 아이디어를 낸 해당 직원은 "포스터는 여러가지 의미를 담아 만들어졌다"면서 "지난번 서울의 홈경기때 서울쪽에서 자신들의 '검빨 유니폼'이 더 좋다는 의미를 담은 포스터를 제작해 배포한 것을 봐서 눈여겨 봐뒀다가 이번에 활용했다. 또한 상위스플릿 미디어데이에서 "각 팀에서 데리고 오고 싶은 선수가 있냐"는 공통된 질문에 성남의 김학범 감독님이 아드리아노를, 서울의 최용수 감독님이 황의조를 불렀다. 이 내용도 살려서 만들어보고자 해서 이러한 포스터가 나왔다"고 설명했다.
khm193@xportsnews.com / 사진=성남-서울 홍보 포스터 ⓒ 성남 구단 제공
김형민 기자 sports@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