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조은혜 기자] 말그대로 살인적인 스케줄이다.
KBO는 지난 13일 김인식 감독이 이끄는 2015 WBSC 프리미어12(이하 프리미어12) 대표팀의 일정을 확정, 발표했다. 세계 랭킹 12개국이 참가하는 국가대항전 프리미어 12는 내달 8일 일본 삿포로돔에서 열리는 B조 대한민국과 일본의 공식 개막전을 시작으로 21일까지 2주 동안 대만과 일본에서 개최된다.
올해 처음 144경기의 페넌트레이스를 치른데다 우천순연이 많아지면서 시즌이 길어졌고, 따라서 대표팀에 발탁된 선수들은 만만치 않은 일정을 소화해야 할 전망이다. 한국시리즈에 나서는 선수들은 제대로 훈련을 하지도 못하고, 동료들과 호흡을 맞춰보지도 못한 채 경기에 나설수도 있게 됐다.
26일 소집을 시작으로 일주일간 강화훈련을 진행하는 대표팀은 11월 4일과 5일 고척 스카이돔에서 쿠바를 상대로 '2015 서울 슈퍼시리즈'라는 이름의 평가전이 예정돼있다. 그런데 만약 한국시리즈가 7차전까지 열릴 경우 평가전을 하루 앞두고도 대표팀에 합류하지 못하고, 평가전 당일에서야 지친 몸을 이끌고 합류가 가능해진다. 여기에 팀의 주축 선수인 대표팀 선수들이 한국시리즈를 치른 뒤 이튿날 평가전에 바로 나설 수도 없는 노릇이다.
이미 한국시리즈에 직행한 삼성에만 대표팀 선수가 6명이나 된다. 그리고 NC가 이태양과 나성범 두 명에, 두산 역시 6명으로 삼성과 함께 가장 많은 선수가 최종 엔트리에 이름을 올렸다. 만약 두산이 플레이오프에서 NC를 꺾고 한국시리즈에 진출한다면, 총 12명이 한국시리즈가 끝내 때까지 대표팀에 합류하지 못한다는 이야기다. 거의 절반이 빠지게 된다.
많은 선수들이 빠지면 자연스럽게 평가전에도 차질이 생긴다. 이번 대표팀을 지휘하는 김인식 감독은 엑스포츠뉴스와의 통화에서 "한국시리즈가 길어질수록 일정이 빠듯해져 고민이 많다. 만약 한국시리즈가 3일에 끝난다면 4일 평가전에는 출전을 시킬 수가 없다"면서 "경찰청과 상무에 지원 요청을 했는데 그마저도 선수들이 제대를 해 많이 없더라. 어쩔 수 없이 각 구단에 선수 지원 협조를 해달라고 부탁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평가전'이라는 의미는 당연히 희미해질 수밖에 없다.
4일 합류한다 해도 5일 하루 손발을 맞춰본 뒤 당장 6일 출국이다. 그리고 프리미어12 개막 이후에도 빠듯한 일정은 계속된다. 대표팀은 26일 소집을 시작으로 결승전까지 간다고 가정했을 때 거의 한 달의 시간을 보내야 한다. 게다가 한 군데에서 벌어지는 것이 아니라 일본과 대만을 왔다갔다 하면서 대회를 치러야하기 때문에 피로와 체력 소모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11월이면 한 시즌을 정리하고 다음 시즌을 기약하며 마무리 훈련을 하는 시기다. 물론 최악의 상황을 고려한 것이지만, 거의 한 해를 가로지르는 대장정을 마감한 선수들이 결코 편안하게 소화할 수 있는 일정이 아니라는 것만은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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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은혜 기자 eunhwe@xportsnews.com